[ET] 2030 사로잡은 위스키…마케팅 경쟁도 치열

[앵커]

최근 2030 젊은층을 사로잡은 술.

바로 위스킨데요.

일부 인기 품목은 품귀 현상이 빚어지는가 하면, 한정판 제품을 구하기 위한 오픈런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통가 마케팅 경쟁도 치열한데, 손서영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손 기자, 위스키 열풍이 불면서 수입도 굉장히 많이 늘었죠?

[기자]

네, 수요가 많아지면서 위스키 수입이 2021년부터 다시 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 위스키 수입량은 전년 대비 무려 7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입액은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국산 위스키도 있지만 우리나라 기후 특성상 위스키 숙성이 쉽지 않고요.

주류 관련 세금도 많이 붙다 보니 생산량이 많지 않아서 주로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입니다.

[앵커]

과거에는 위스키하면 중년 남성들의 술로 인식됐는데, 요즘 분위기는 완전히 바꼈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내 위스키 시장 이제는 2030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떠올랐는데요.

이렇다 보니 젊은층이 일상적으로 찾는 편의점에서까지 다양한 종류와 가격의 위스키가 판매되고, 대대적인 판촉 행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가 최근 현장에 취재를 다녀왔거든요.

한정판 위스키 판매를 앞두고 제조자 사인회까지 열렸는데, 며칠 전부터 밤을 새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이귀성/경기 의왕시 : "늘 한 번 가지고 싶었는데 그것 때문에 줄을 한 번 서보려고 나왔습니다. 이틀 전 저녁부터 기다렸어요."]

[앵커]

실제 편의점 매출을 봐도 맥주보다 위스키를 찾는 젊은층들이 많다고요?

[기자]

네, 수제 맥주로 대표되던 맥주 인기가 시들해진 반면 코로나19 기간 위스키 매출은 급성장했습니다.

한 편의점 업계의 위스키 매출 신장률입니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전년 대비 60% 넘게 위스키 매출이 늘었는데,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20대와 30대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2030 대상 마케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데요.

당장 위스키 광고 모델부터 과거보다 젊어지고 있습니다.

주류 업계가 젊은층이 많이 찾는 편의점을 위스키 주요 유통 채널로 보고 공략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앵커]

위스키 가격이 만만치 않잖아요.

그런데도 2030 세대가 다른 술보다 더 선호하는데는 이유가 있을 텐데요.

[기자]

우선 코로나 기간 혼자서, 집에서 술을 마시는 이른바 '혼술, 홈술 문화'가 확산된 영향이 있습니다.

또 희소성 있는 제품을 선호하고 자신의 경험을 SNS를 통해 공유하고자 하는 2030세대의 특성이 소장 가치 있는 위스키 열풍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명욱/세종사이버대 소믈리에학과 교수 : "지금의 위스키 문화는 이전 문화와 완전히 다릅니다. 먹고 마시고 취하는 문화를 거부하고요. 우리는 멋과 맛과 문화로서 위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이다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알리려고 노력을 하죠."]

[앵커]

인기가 워낙 좋다 보니 '위스키 재테크'란 말까지 나온다고요.

[기자]

한정된 수량의 위스키는 구매 당시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산처럼 인식 되는 겁니다.

현행법상 주류를 개인적으로 판매하는 행위는 불법이지만, 암암리에 되파는 거래가 있는 게 현실이고요.

인기 있는 희귀 위스키의 경우 중고 거래 플랫폼에 공병만 수십만 원에 올라와 있기도 합니다.

[앵커]

물가 부담이 크잖아요.

그렇다 보니 '가성비' 좋은 위스키에 대한 수요가 늘 것 같은데요.

[기자]

최근 위스키 가격도 잇달아 인상되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요.

유통업계도 좀 더 대중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가격대의 '가성비 위스키'를 내놓고 있습니다.

위스키에 탄산수나 다른 음료를 타서 칵테일처럼 마시는 하이볼도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완제품 형태로 만들어 파는 곳도 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2030 세대 위스키 열풍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고물가 상황은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