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 원 빚이 성착취로…n번방 닮아가는 사채

입력 2023.02.21 (21:04) 수정 2023.02.22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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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녕하십니까.

오늘(21일) 9시 뉴스에서는 KBS가 추적한 새로운 성범죄를 고발합니다.

4년 전 N번방 사건 뒤에도 더 은밀하고, 악랄해진 디지털 성범죄를 좇아 KBS는 지난해 성착취범 '엘'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이 엘은 결국 몇 달 전 호주에서 붙잡혔습니다.

오늘과 내일(22일) 전해드릴 문제는 성착취와 불법 사금융이 섞인 신종 범죄입니다.

취재진은 이걸 '성착취 추심'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수법은 이렇습니다.

사채업자들이 돈이 급한 사람에게 사진과 지인들의 연락처를 요구합니다.

온라인 비대면 대출에 필요한 인증 절차라고 설명하는데 이게 바로 '덫' 입니다.

돈 빌린 사람 사진을 음란물과 합성한 뒤에 지인들의 연락처로 뿌리겠다고 협박합니다.

살인적인 이자도 요구하는데 못 갚으면 실제 성착취 영상을 받아내 퍼뜨리는 겁니다.

주로 소액, 급전이 필요한 젊은이들이 걸려들고 있습니다.

먼저, 피해 실태를 최은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생활고에 시달리던 20대 여성 김 모 씨.

지난해 초, 급하게 대출을 알아봤습니다.

[김○○/성착취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생활비로, 아니면 아빠 병원비 이렇게 해서 썼던 것 같아요. 은행에서는 이제 조회를 해보니까 안 된다고 하셔서..."]

결국, 인터넷 대출중개 사이트에 문의를 넣게 됐습니다

'합법 등록 업체'라는 곳 여러 군데서 연락이 왔고, 그 중 한 곳에서 20만 원을 빌렸습니다.

무담보인 대신, 지인 연락처를 요구했습니다.

[김○○/성착취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지인들 연락처가 필요하다면서. 지인 집 주소, 지인 이름, 직장명까지 알려 달라고 하더라고요."]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단 일주일 만에 갚을 돈이 두 배가 됐습니다.

다급한 맘에 다른 업체에서도 돈을 빌려 일부를 상환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빚이 빚을 낳는' 악순환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사채업자/음성변조 : "연체료 시간당 20만 원씩은 보내셔야 돼요. 이자 안 보내시면 직장 그냥 잘리게 하겠습니다."]

터무니없는 이율의 빚 독촉과 협박, 지인들에게까지 전가됐는데, 대출 당시 요구했던 연락처가 바로 여기에 이용됐습니다.

[김○○/성착취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상환) 시간이 지나면 '한 시간에 15만 원, 20만 원 더 올리겠다.' 직장 동료한테 욕까지 하면서 '이 X이 돈을 빌렸는데 안 갚아서'."]

결국, 직장까지 그만뒀지만 갚을 돈은 계속 불어났습니다.

벼랑 끝으로 내몰린 김 씨에게 사채업자들은 성착취물을 요구하기 시작합니다.

[김○○/성착취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텔레그램으로 (나체) 영상 찍어서 보내주면 (상환) 기한 늦춰주겠다'. 동생 초등학교까지 찾아갈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 두려움 때문에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에요."]

하지만, 기한 연장 등을 미끼로, 계속해서 성착취의 강도만 높아져 갔습니다.

[김○○/성착취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영상을 거울에 대고 찍었는데 그건 안 되고, 00하는 모습을 찍어서 보내달라고 하니까. 또 해서 올렸는데 그 방에 아예 폭파가 된 거죠. 1분 안에 방이 폭파되어서."]

가족들의 일상까지도 '지옥'이 되고 말았습니다.

[김○○씨 아버지/음성변조 : "'영상을 가지고,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모티콘) 웃음 두 개. 소름 끼쳤어요. 영상을 갖고 있으니까 돈을 달라는 거죠. (사채업자에게) '영상 누구한테 있는데?' 그랬더니 자기 친구한테 있대요. 영상 하나 가지고, 영상을 다 돌려본 거예요."]

견디다 못해 경찰에 신고했는데, 처리 결과는 '무혐의' 종결이었습니다.

[김○○씨 아버지/음성변조 : "(경찰이) 본인이 자발적으로 해서 보낸거 아니냐. 누가 이걸 자발적으로 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

'성착취 추심'은 성별을 가리지 않습니다.

20대 남성 김 모 씨.

SNS 계정을 담보로 15만 원을 빌린 뒤 악몽이 시작됐습니다.

[김○○/성착취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두 시간, 세 시간에 걸쳐서 연속으로 (전화가) 120통 찍혀있어 가지고, 그걸 안 받으면 지인들한테 한 명씩 한 명씩 똑같이. 부모님한테 전화해서 죽이겠다..."]

나체 사진을 보내면 멈추겠단 말에, 허겁지겁 사진을 보냈지만 사채업자들은 김 씨의 신상과 사진을 넣은 '지명수배' 전단까지 만들었고, 이를, 지인들 SNS에 뿌려댔습니다.

[김○○/성착취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SNS) '팔로우' 돼 있는 지인들 '태그'해서. 2시까지 (돈) 안 보내면 유포한다 했는데, 전부 다 유포가 된 상태였어서. 연락이 많이 왔어요."]

KBS가 이번 취재를 통해 확인한 '성착취 추심' 피해자만 수십 명에 이릅니다.

[공정식/교수/경기대 범죄심리학과 :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졌을 때 피해가 더 광역화되고 또는 장기화된다는 점 때문에, 피해자가 두려움을 느끼고 굴복할 가능성이 높다."]

고리사채와 성착취, 이중의 고통으로 피해자들을 옭아매는 이 범죄는, 여러 일당이 조직적으로 공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앵커]

최은진 기자와 이야기 좀 더 나눠보겠습니다.

사례를 보니 '15만 원, 20만 원' 그야말로 소액 대출에서 시작한 건데, 그만큼 '궁박한' 사정을 이용한 거죠?

[기자]

네, 아주 가벼운, 일반적인 소액 대출인 척, 돈을 빌려주고는, 치밀하게, 단계적으로, 성착취 올가미를 씌우는 수법입니다.

예를 들어서 한 채무자가 합법 금융인 줄 알고 A라는 업체에서 돈을 빌립니다.

이자는 빠르게 불어날 테고, 갚으라는 독촉이 들어오겠죠?

제 때 못 갚으면, 다음 제안으로 넘어갑니다.

'내가 다른 대출업체 또 소개시켜 줄테니, 일단 거기서라도 돈을 빌려서 우리 이자부터 갚아!' 그렇게 돌려막기가 시작되고, 그 때부터는, 괴롭히는 업체가 한두 곳이 아닌 상황이 됩니다.

그렇게 정신 없이 압박 당하는 상태에서 '이자 좀 깎아줄까? 상환기간 늦춰줄까?' 이런 제안이 들어오고, 그 빌미로, 성착취 영상, 사진 등을 요구해오는 겁니다.

[앵커]

N번방이 연상되네요.

앞서 보니까, 수사도 잘 안 되는 거 같아요?

[기자]

네, 수사망을 피해가는 것 역시, N번방과 닮은 수법입니다.

사채업자들은 일단 추적이 쉽지 않은 텔레그램으로 성착취 자료를 받아갑니다.

그리고는 그 방을 소위 '폭파', 없애버리고, 계정도 탈퇴합니다.

이른바 대포폰과 대포통장, 이런 것도 당연히 사용을 할 테고요.

[앵커]

단서 될 만한 거 다 없앤다는 얘긴데, 우리 취재 과정에서 뭐 좀 실마리가 잡힌 건 없을까요?

[기자]

네, 눈에 띄는 이름들이 몇 가지 공통적으로 등장했습니다.

물론 실명은 아니겠지만, '하강민, 백팀장, 최도하' 이런 이름들이, SNS 등에서 피해자들을 협박했습니다.

여러 사건에서 중복 등장한 명칭들입니다.

성착취 영상이나 사진을 받아내고 공유하는 과정, 또 '이자 돌려막기'를 하는 과정, 이 모든 과정에, 이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였을 가능성 있습니다.

[앵커]

조직적인 범죄의 가능성이 있다면, '신고 들어오면 움직이는' 그런 수사 방식으론 안 될 거 같아요?

[기자]

지금까지 저희 취재진이 직접 접촉하거나 확인한 피해자만 수십 명입니다.

'불법 추심' 피해자들이 모인 인터넷카페 회원도 6백 명이 넘는데, 거기에도 추가적인 '성착취 추심' 피해자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사당국은 전체적인 피해 규모를 파악 못할 뿐 아니라, 법리 적용도 허술한 상황입니다.

성착취물을 매개로 한 불법 추심이 적발돼도, 주로 대부업법 위반으로 처벌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 범죄는, 불법 사금융에 성폭력, 성착취, 스토킹 등 여러 강력 범죄가 결합한 형태입니다.

법 적용을 넓히거나 새로운 처벌기준 만드는 것도 시급해 보이고, 서민들 노린 범죄인 만큼, 전세사기 때처럼 전담수사팀 만드는 것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촬영기자:권준용 최석규/영상편집:여동용 박은주/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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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만 원 빚이 성착취로…n번방 닮아가는 사채
    • 입력 2023-02-21 21:04:56
    • 수정2023-02-22 08:02:20
    뉴스 9
[앵커]

안녕하십니까.

오늘(21일) 9시 뉴스에서는 KBS가 추적한 새로운 성범죄를 고발합니다.

4년 전 N번방 사건 뒤에도 더 은밀하고, 악랄해진 디지털 성범죄를 좇아 KBS는 지난해 성착취범 '엘'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이 엘은 결국 몇 달 전 호주에서 붙잡혔습니다.

오늘과 내일(22일) 전해드릴 문제는 성착취와 불법 사금융이 섞인 신종 범죄입니다.

취재진은 이걸 '성착취 추심'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수법은 이렇습니다.

사채업자들이 돈이 급한 사람에게 사진과 지인들의 연락처를 요구합니다.

온라인 비대면 대출에 필요한 인증 절차라고 설명하는데 이게 바로 '덫' 입니다.

돈 빌린 사람 사진을 음란물과 합성한 뒤에 지인들의 연락처로 뿌리겠다고 협박합니다.

살인적인 이자도 요구하는데 못 갚으면 실제 성착취 영상을 받아내 퍼뜨리는 겁니다.

주로 소액, 급전이 필요한 젊은이들이 걸려들고 있습니다.

먼저, 피해 실태를 최은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생활고에 시달리던 20대 여성 김 모 씨.

지난해 초, 급하게 대출을 알아봤습니다.

[김○○/성착취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생활비로, 아니면 아빠 병원비 이렇게 해서 썼던 것 같아요. 은행에서는 이제 조회를 해보니까 안 된다고 하셔서..."]

결국, 인터넷 대출중개 사이트에 문의를 넣게 됐습니다

'합법 등록 업체'라는 곳 여러 군데서 연락이 왔고, 그 중 한 곳에서 20만 원을 빌렸습니다.

무담보인 대신, 지인 연락처를 요구했습니다.

[김○○/성착취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지인들 연락처가 필요하다면서. 지인 집 주소, 지인 이름, 직장명까지 알려 달라고 하더라고요."]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단 일주일 만에 갚을 돈이 두 배가 됐습니다.

다급한 맘에 다른 업체에서도 돈을 빌려 일부를 상환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빚이 빚을 낳는' 악순환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사채업자/음성변조 : "연체료 시간당 20만 원씩은 보내셔야 돼요. 이자 안 보내시면 직장 그냥 잘리게 하겠습니다."]

터무니없는 이율의 빚 독촉과 협박, 지인들에게까지 전가됐는데, 대출 당시 요구했던 연락처가 바로 여기에 이용됐습니다.

[김○○/성착취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상환) 시간이 지나면 '한 시간에 15만 원, 20만 원 더 올리겠다.' 직장 동료한테 욕까지 하면서 '이 X이 돈을 빌렸는데 안 갚아서'."]

결국, 직장까지 그만뒀지만 갚을 돈은 계속 불어났습니다.

벼랑 끝으로 내몰린 김 씨에게 사채업자들은 성착취물을 요구하기 시작합니다.

[김○○/성착취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텔레그램으로 (나체) 영상 찍어서 보내주면 (상환) 기한 늦춰주겠다'. 동생 초등학교까지 찾아갈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 두려움 때문에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에요."]

하지만, 기한 연장 등을 미끼로, 계속해서 성착취의 강도만 높아져 갔습니다.

[김○○/성착취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영상을 거울에 대고 찍었는데 그건 안 되고, 00하는 모습을 찍어서 보내달라고 하니까. 또 해서 올렸는데 그 방에 아예 폭파가 된 거죠. 1분 안에 방이 폭파되어서."]

가족들의 일상까지도 '지옥'이 되고 말았습니다.

[김○○씨 아버지/음성변조 : "'영상을 가지고,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모티콘) 웃음 두 개. 소름 끼쳤어요. 영상을 갖고 있으니까 돈을 달라는 거죠. (사채업자에게) '영상 누구한테 있는데?' 그랬더니 자기 친구한테 있대요. 영상 하나 가지고, 영상을 다 돌려본 거예요."]

견디다 못해 경찰에 신고했는데, 처리 결과는 '무혐의' 종결이었습니다.

[김○○씨 아버지/음성변조 : "(경찰이) 본인이 자발적으로 해서 보낸거 아니냐. 누가 이걸 자발적으로 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

'성착취 추심'은 성별을 가리지 않습니다.

20대 남성 김 모 씨.

SNS 계정을 담보로 15만 원을 빌린 뒤 악몽이 시작됐습니다.

[김○○/성착취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두 시간, 세 시간에 걸쳐서 연속으로 (전화가) 120통 찍혀있어 가지고, 그걸 안 받으면 지인들한테 한 명씩 한 명씩 똑같이. 부모님한테 전화해서 죽이겠다..."]

나체 사진을 보내면 멈추겠단 말에, 허겁지겁 사진을 보냈지만 사채업자들은 김 씨의 신상과 사진을 넣은 '지명수배' 전단까지 만들었고, 이를, 지인들 SNS에 뿌려댔습니다.

[김○○/성착취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SNS) '팔로우' 돼 있는 지인들 '태그'해서. 2시까지 (돈) 안 보내면 유포한다 했는데, 전부 다 유포가 된 상태였어서. 연락이 많이 왔어요."]

KBS가 이번 취재를 통해 확인한 '성착취 추심' 피해자만 수십 명에 이릅니다.

[공정식/교수/경기대 범죄심리학과 :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졌을 때 피해가 더 광역화되고 또는 장기화된다는 점 때문에, 피해자가 두려움을 느끼고 굴복할 가능성이 높다."]

고리사채와 성착취, 이중의 고통으로 피해자들을 옭아매는 이 범죄는, 여러 일당이 조직적으로 공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앵커]

최은진 기자와 이야기 좀 더 나눠보겠습니다.

사례를 보니 '15만 원, 20만 원' 그야말로 소액 대출에서 시작한 건데, 그만큼 '궁박한' 사정을 이용한 거죠?

[기자]

네, 아주 가벼운, 일반적인 소액 대출인 척, 돈을 빌려주고는, 치밀하게, 단계적으로, 성착취 올가미를 씌우는 수법입니다.

예를 들어서 한 채무자가 합법 금융인 줄 알고 A라는 업체에서 돈을 빌립니다.

이자는 빠르게 불어날 테고, 갚으라는 독촉이 들어오겠죠?

제 때 못 갚으면, 다음 제안으로 넘어갑니다.

'내가 다른 대출업체 또 소개시켜 줄테니, 일단 거기서라도 돈을 빌려서 우리 이자부터 갚아!' 그렇게 돌려막기가 시작되고, 그 때부터는, 괴롭히는 업체가 한두 곳이 아닌 상황이 됩니다.

그렇게 정신 없이 압박 당하는 상태에서 '이자 좀 깎아줄까? 상환기간 늦춰줄까?' 이런 제안이 들어오고, 그 빌미로, 성착취 영상, 사진 등을 요구해오는 겁니다.

[앵커]

N번방이 연상되네요.

앞서 보니까, 수사도 잘 안 되는 거 같아요?

[기자]

네, 수사망을 피해가는 것 역시, N번방과 닮은 수법입니다.

사채업자들은 일단 추적이 쉽지 않은 텔레그램으로 성착취 자료를 받아갑니다.

그리고는 그 방을 소위 '폭파', 없애버리고, 계정도 탈퇴합니다.

이른바 대포폰과 대포통장, 이런 것도 당연히 사용을 할 테고요.

[앵커]

단서 될 만한 거 다 없앤다는 얘긴데, 우리 취재 과정에서 뭐 좀 실마리가 잡힌 건 없을까요?

[기자]

네, 눈에 띄는 이름들이 몇 가지 공통적으로 등장했습니다.

물론 실명은 아니겠지만, '하강민, 백팀장, 최도하' 이런 이름들이, SNS 등에서 피해자들을 협박했습니다.

여러 사건에서 중복 등장한 명칭들입니다.

성착취 영상이나 사진을 받아내고 공유하는 과정, 또 '이자 돌려막기'를 하는 과정, 이 모든 과정에, 이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였을 가능성 있습니다.

[앵커]

조직적인 범죄의 가능성이 있다면, '신고 들어오면 움직이는' 그런 수사 방식으론 안 될 거 같아요?

[기자]

지금까지 저희 취재진이 직접 접촉하거나 확인한 피해자만 수십 명입니다.

'불법 추심' 피해자들이 모인 인터넷카페 회원도 6백 명이 넘는데, 거기에도 추가적인 '성착취 추심' 피해자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사당국은 전체적인 피해 규모를 파악 못할 뿐 아니라, 법리 적용도 허술한 상황입니다.

성착취물을 매개로 한 불법 추심이 적발돼도, 주로 대부업법 위반으로 처벌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 범죄는, 불법 사금융에 성폭력, 성착취, 스토킹 등 여러 강력 범죄가 결합한 형태입니다.

법 적용을 넓히거나 새로운 처벌기준 만드는 것도 시급해 보이고, 서민들 노린 범죄인 만큼, 전세사기 때처럼 전담수사팀 만드는 것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촬영기자:권준용 최석규/영상편집:여동용 박은주/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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