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 고양이 반출 놓고 갈등…“야생조류 위협”·“근거 없다”

입력 2023.02.21 (21:57) 수정 2023.02.2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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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길고양이 논란'이 국토 최남단 마라도까지 번졌습니다.

최근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 뿔쇠오리 등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지적을 받는 마라도 길고양이를 잡아 섬 밖으로 내보내기로 했는데, 동물보호단체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풀숲 사이로 슬금슬금 기어가는 고양이가 잽싸게 뭔가를 덮칩니다.

고양이가 입에 물고 있는 건 여름 철새인 '진홍가슴'.

지난해 5월, 한 유튜버가 마라도에서 촬영한 영상입니다.

이들 고양이는 10여 년 전, 마라도 주민들이 쥐를 잡으려고 섬에 들여왔는데, 개체 수가 크게 늘면서 야생 새들이 습격을 당하는 장면이 잇달아 포착돼, '생태계 파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여기에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뿔쇠오리와 같은 희귀종도 있습니다.

문화재청이 최근 주민과 전문가 등이 참여한 협의체를 통해 마라도에서 서식하는 길고양이 100여 마리를 섬 밖으로 내보내기로 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뿔쇠오리 개체 수 감소에 고양이가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겁니다.

반출할 고양이를 어떻게 돌볼 것인지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고, 고양이 포획과 반출이 동물보호법과 충돌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희경/동물자유연대 대표 : "(고양이나 다른 동물에 의해서) 새들이 피해를 본다거나 희생당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한 지역의 고양이를 몰살하는 수순으로 하면서 해결하는 방식이 과연 옳으냐. 그렇다면 그만한 충분한 데이터가 존재하는가."]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봄 기준, 마라도에 서식하는 철새는 100여 종류에 4천500여 마리, 문화재청은 2019년 서울대 석사 논문을 제시하며, 연구 자료나 근거가 없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또, 고양이 중성화 시행으로 폭발적으로 개체 수가 늘진 않지만, 야생조류가 지나가는 시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분리 조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장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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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라도 고양이 반출 놓고 갈등…“야생조류 위협”·“근거 없다”
    • 입력 2023-02-21 21:57:30
    • 수정2023-02-22 15:20:19
    뉴스9(제주)
[앵커]

'길고양이 논란'이 국토 최남단 마라도까지 번졌습니다.

최근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 뿔쇠오리 등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지적을 받는 마라도 길고양이를 잡아 섬 밖으로 내보내기로 했는데, 동물보호단체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풀숲 사이로 슬금슬금 기어가는 고양이가 잽싸게 뭔가를 덮칩니다.

고양이가 입에 물고 있는 건 여름 철새인 '진홍가슴'.

지난해 5월, 한 유튜버가 마라도에서 촬영한 영상입니다.

이들 고양이는 10여 년 전, 마라도 주민들이 쥐를 잡으려고 섬에 들여왔는데, 개체 수가 크게 늘면서 야생 새들이 습격을 당하는 장면이 잇달아 포착돼, '생태계 파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여기에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뿔쇠오리와 같은 희귀종도 있습니다.

문화재청이 최근 주민과 전문가 등이 참여한 협의체를 통해 마라도에서 서식하는 길고양이 100여 마리를 섬 밖으로 내보내기로 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뿔쇠오리 개체 수 감소에 고양이가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겁니다.

반출할 고양이를 어떻게 돌볼 것인지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고, 고양이 포획과 반출이 동물보호법과 충돌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희경/동물자유연대 대표 : "(고양이나 다른 동물에 의해서) 새들이 피해를 본다거나 희생당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한 지역의 고양이를 몰살하는 수순으로 하면서 해결하는 방식이 과연 옳으냐. 그렇다면 그만한 충분한 데이터가 존재하는가."]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봄 기준, 마라도에 서식하는 철새는 100여 종류에 4천500여 마리, 문화재청은 2019년 서울대 석사 논문을 제시하며, 연구 자료나 근거가 없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또, 고양이 중성화 시행으로 폭발적으로 개체 수가 늘진 않지만, 야생조류가 지나가는 시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분리 조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장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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