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속의 섬 우도, 겨울철 농작물 싹쓸이 떼까마귀 ‘골머리’

입력 2023.02.23 (17:20) 수정 2023.02.2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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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 섬 속의 섬 우도가 요즘, 까마귀 떼로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10년 넘게 겨울철마다 만 마리에 이르는 떼까마귀가 찾아와 밭작물에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민소영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주 동쪽, 섬 속의 섬, 우도입니다.

올 봄 파종을 앞둔 땅콩밭에서 새까만 까마귀 떼가 날아오릅니다.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우리나라 텃새 큰부리까마귀와 달리 부리가 밝은 빛을 띠고 몸집도 작은 겨울 철새, '떼까마귀'입니다.

뾰족한 부리로 쉴새 없이 땅을 쪼고, 파헤칩니다.

땅속 곤충이나 이삭을 먹으려는 겁니다.

[김상훈/보리 재배 농가 : "보리뿐만이 아니고 쪽파나 마늘이나 일반 채소 작물들, 이제 텃밭에 키우는 그런 부분까지도 전부 피해는 있으니까요."]

떼까마귀로 인한 피해는 우도에서만 최근 3년간 해마다 40여 건.

지난해 11월 씨를 뿌린 한 보리밭입니다.

겨우내 싹을 틔워 반년간 자라야 하지만, 까마귀 떼가 밭을 헤집고 다닌 탓에 이처럼 보리가 뿌리째 나뒹굴고 있습니다.

농가 피해가 늘면서 떼까마귀 포획 건수도 급증했습니다.

2020년 130여 마리, 2021년 200여 마리에 이어 지난해에는 480여 마리를 잡았지만, 효과는 미미합니다.

떼까마귀는 러시아 극동 쪽에서 머물다가,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나라로 내려옵니다.

제주는 겨울에도 보리나 쪽파, 마늘과 같은 밭작물을 많이 재배하고 있어, 까마귀가 몰리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최창용/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 : "충분한 먹이가 있고 잠자리가 있으면, 굳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해마다 피해가 되풀이되고 있지만 몰려오는 떼까마귀를 막을 뾰족한 수도 없어, 지자체와 밭작물 농가의 고민은 깊어갑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장하림/그래픽:박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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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 속의 섬 우도, 겨울철 농작물 싹쓸이 떼까마귀 ‘골머리’
    • 입력 2023-02-23 17:20:01
    • 수정2023-02-23 17: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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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 섬 속의 섬 우도가 요즘, 까마귀 떼로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10년 넘게 겨울철마다 만 마리에 이르는 떼까마귀가 찾아와 밭작물에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민소영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주 동쪽, 섬 속의 섬, 우도입니다.

올 봄 파종을 앞둔 땅콩밭에서 새까만 까마귀 떼가 날아오릅니다.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우리나라 텃새 큰부리까마귀와 달리 부리가 밝은 빛을 띠고 몸집도 작은 겨울 철새, '떼까마귀'입니다.

뾰족한 부리로 쉴새 없이 땅을 쪼고, 파헤칩니다.

땅속 곤충이나 이삭을 먹으려는 겁니다.

[김상훈/보리 재배 농가 : "보리뿐만이 아니고 쪽파나 마늘이나 일반 채소 작물들, 이제 텃밭에 키우는 그런 부분까지도 전부 피해는 있으니까요."]

떼까마귀로 인한 피해는 우도에서만 최근 3년간 해마다 40여 건.

지난해 11월 씨를 뿌린 한 보리밭입니다.

겨우내 싹을 틔워 반년간 자라야 하지만, 까마귀 떼가 밭을 헤집고 다닌 탓에 이처럼 보리가 뿌리째 나뒹굴고 있습니다.

농가 피해가 늘면서 떼까마귀 포획 건수도 급증했습니다.

2020년 130여 마리, 2021년 200여 마리에 이어 지난해에는 480여 마리를 잡았지만, 효과는 미미합니다.

떼까마귀는 러시아 극동 쪽에서 머물다가,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나라로 내려옵니다.

제주는 겨울에도 보리나 쪽파, 마늘과 같은 밭작물을 많이 재배하고 있어, 까마귀가 몰리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최창용/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 : "충분한 먹이가 있고 잠자리가 있으면, 굳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해마다 피해가 되풀이되고 있지만 몰려오는 떼까마귀를 막을 뾰족한 수도 없어, 지자체와 밭작물 농가의 고민은 깊어갑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장하림/그래픽:박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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