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아파트 직거래…‘편법 증여 통로’ 의심

입력 2023.02.23 (19:02) 수정 2023.02.23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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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인중개사를 거치지 않고, 개인이 직접 하는 아파트 거래가 세금을 빼돌리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가격을 낮춰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도 모자라 각종 편법이 동원되고 있는 의심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박진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수도권의 법인 명의 아파트.

법인 대표 아버지는 이 아파트를 자녀에게 넘겼습니다.

당시 시세는 24억 원이었지만, 3억 원 정도 낮춰 직접 거래했습니다.

하지만, 가격만 낮춘 게 아닌 것으로 국토부는 판단했습니다.

증여할 때 자녀는 기존 전셋집의 보증금 8억 5천만 원을 아버지 회사에 지급했다고 했지만, 어떤 거래 내역도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0억 원이 넘는 아파트를 20대 자녀 둘에게 15% 이상 낮춰 판 부부.

전세보증금을 자녀들에게 줬고, 그 차액만큼만 증여를 했다고 했지만 자녀들은 보증금을 돌려줄 능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 다주택자는 조카에게 매매 대금을 주고, 집을 사도록 한 뒤 넉 달 뒤에 다시 집을 돌려받았습니다.

보유세를 덜 내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 국토부는 보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기업 자금으로 대출받은 돈을 아파트를 사는 데 쓰거나, 임대 기간이 끝나면 우선 분양권이 주어지는 점을 노려 공공임대주택의 임차권을 사고 판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이렇게 확인된 편법 증여와 명의 신탁 등 불법 의심 거래는 276건.

모두 개인간 직거래에서 확인됐습니다.

[김성호/부동산소비자보호기획단장 : "가족이나 법인-법인대표 등 특수관계인의 경우에는 증여세나 취득세, 양도세 등 세금 회피 목적으로 직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토부는 국세청과 경찰 등 관계기관에 의심사례를 신고했습니다.

이와 함께 가격을 올린 허위 거래를 신고한 뒤 계약을 해제하는 이른바 '실거래가 띄우기'에 대해서도 다음달부터 조사에 착수합니다.

KBS 뉴스 박진수입니다.

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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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값 아파트 직거래…‘편법 증여 통로’ 의심
    • 입력 2023-02-23 19:02:45
    • 수정2023-02-23 19:43:08
    뉴스 7
[앵커]

공인중개사를 거치지 않고, 개인이 직접 하는 아파트 거래가 세금을 빼돌리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가격을 낮춰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도 모자라 각종 편법이 동원되고 있는 의심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박진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수도권의 법인 명의 아파트.

법인 대표 아버지는 이 아파트를 자녀에게 넘겼습니다.

당시 시세는 24억 원이었지만, 3억 원 정도 낮춰 직접 거래했습니다.

하지만, 가격만 낮춘 게 아닌 것으로 국토부는 판단했습니다.

증여할 때 자녀는 기존 전셋집의 보증금 8억 5천만 원을 아버지 회사에 지급했다고 했지만, 어떤 거래 내역도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0억 원이 넘는 아파트를 20대 자녀 둘에게 15% 이상 낮춰 판 부부.

전세보증금을 자녀들에게 줬고, 그 차액만큼만 증여를 했다고 했지만 자녀들은 보증금을 돌려줄 능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 다주택자는 조카에게 매매 대금을 주고, 집을 사도록 한 뒤 넉 달 뒤에 다시 집을 돌려받았습니다.

보유세를 덜 내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 국토부는 보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기업 자금으로 대출받은 돈을 아파트를 사는 데 쓰거나, 임대 기간이 끝나면 우선 분양권이 주어지는 점을 노려 공공임대주택의 임차권을 사고 판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이렇게 확인된 편법 증여와 명의 신탁 등 불법 의심 거래는 276건.

모두 개인간 직거래에서 확인됐습니다.

[김성호/부동산소비자보호기획단장 : "가족이나 법인-법인대표 등 특수관계인의 경우에는 증여세나 취득세, 양도세 등 세금 회피 목적으로 직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토부는 국세청과 경찰 등 관계기관에 의심사례를 신고했습니다.

이와 함께 가격을 올린 허위 거래를 신고한 뒤 계약을 해제하는 이른바 '실거래가 띄우기'에 대해서도 다음달부터 조사에 착수합니다.

KBS 뉴스 박진수입니다.

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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