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어린이집 폐원에 부모 한숨…“이러니 안 낳죠”

입력 2023.02.23 (21:33) 수정 2023.02.2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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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태어난 아이가 25만 명 아래로 내려가 또 가장 적은 수를 기록했다는 소식, 어제(22일) 전해드렸습니다.

문 닫는 어린이집도 따라 늘면서 당장 아이 돌볼 일이 막막해진 부모들도 많습니다.

실태를 송락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0년째 운영 중인 서울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

이달 말 폐원을 앞두고 있습니다.

[폐원 예정 어린이집 관계자/음성변조 : "조그마한 시설은 지금 많이 없어지는 추세잖아요. 아이들도 없고. 그게 가장 큰 원인인 것 같아요."]

정원은 34명이지만 등록한 어린이는 20명뿐이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강수빈/학부모 : "더 다니고 싶었는데 선생님들도 많이 바뀌시고 그러더라고요. 없어진다고도 하시고. 더 다니고 싶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니까 쫓겨나듯…."]

[박찬/학부모 : "애들 가지고 지금 장사하시는 것도 아니고 나라에서 그래도 이런 아이들은 책임을 져주셔야 되는데…. 그래서 요즘 청년들이 솔직히 말해서 저는 이해가 됐어요. 왜 애를 안 낳는지."]

2월 중 폐원하거나 휴원하는 어린이집은 이 자치구에서만 3곳.

원아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주된 이유입니다.

새 어린이집 구하기는 오롯이 부모들 몫입니다.

[최○○/학부모 : "믿고 맡길 수 있는 인증된, 검증된 어린이집을 찾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거든요. 대기를 걸어도 6개월에서 1년이 걸려도 못 들어갈 수 있는 상황도 생기고."]

영유아보육법은 폐원 두 달 전 원아 전원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지만, 부모들에겐 공개되지도 않고 별도의 확인 절차도 없습니다.

[김정덕/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 "(폐원) 신고한다고 끝이 아니고 그 뒤에 이 아이가 어디로 가야 될지, 어떤 보호를 받을 수 있고 어떤 보육을 받을 수 있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야 합니다)."]

정부가 2026년까지 유치원과 어린이집 관리체계를 묶는 '유보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수급 관리부터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해마다 최저치를 경신하는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 어린이집 수는 지난 5년간 만 곳 가까이 줄었습니다.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 조은경/영상편집:권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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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잇단 어린이집 폐원에 부모 한숨…“이러니 안 낳죠”
    • 입력 2023-02-23 21:33:05
    • 수정2023-02-24 09: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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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태어난 아이가 25만 명 아래로 내려가 또 가장 적은 수를 기록했다는 소식, 어제(22일) 전해드렸습니다.

문 닫는 어린이집도 따라 늘면서 당장 아이 돌볼 일이 막막해진 부모들도 많습니다.

실태를 송락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0년째 운영 중인 서울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

이달 말 폐원을 앞두고 있습니다.

[폐원 예정 어린이집 관계자/음성변조 : "조그마한 시설은 지금 많이 없어지는 추세잖아요. 아이들도 없고. 그게 가장 큰 원인인 것 같아요."]

정원은 34명이지만 등록한 어린이는 20명뿐이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강수빈/학부모 : "더 다니고 싶었는데 선생님들도 많이 바뀌시고 그러더라고요. 없어진다고도 하시고. 더 다니고 싶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니까 쫓겨나듯…."]

[박찬/학부모 : "애들 가지고 지금 장사하시는 것도 아니고 나라에서 그래도 이런 아이들은 책임을 져주셔야 되는데…. 그래서 요즘 청년들이 솔직히 말해서 저는 이해가 됐어요. 왜 애를 안 낳는지."]

2월 중 폐원하거나 휴원하는 어린이집은 이 자치구에서만 3곳.

원아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주된 이유입니다.

새 어린이집 구하기는 오롯이 부모들 몫입니다.

[최○○/학부모 : "믿고 맡길 수 있는 인증된, 검증된 어린이집을 찾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거든요. 대기를 걸어도 6개월에서 1년이 걸려도 못 들어갈 수 있는 상황도 생기고."]

영유아보육법은 폐원 두 달 전 원아 전원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지만, 부모들에겐 공개되지도 않고 별도의 확인 절차도 없습니다.

[김정덕/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 "(폐원) 신고한다고 끝이 아니고 그 뒤에 이 아이가 어디로 가야 될지, 어떤 보호를 받을 수 있고 어떤 보육을 받을 수 있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야 합니다)."]

정부가 2026년까지 유치원과 어린이집 관리체계를 묶는 '유보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수급 관리부터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해마다 최저치를 경신하는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 어린이집 수는 지난 5년간 만 곳 가까이 줄었습니다.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 조은경/영상편집:권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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