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1년…버틴다, 그리고 싸운다

입력 2023.02.23 (23:35) 수정 2023.02.24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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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는 전쟁 직전인 지난해 1월부터 우크라이나 문제에 깊숙이 관심을 두고 취재해왔습니다.

이번이 열 번째 우크라이나 취재인데요.

KBS 취재진은 승리를 위해 후방에서 싸우는 사람들, 모든 것이 파괴된 자리에서 생존을 위해 버티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김귀수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키이우 시내의 한 NGO 건물.

사무실 한쪽엔 러시아군에게서 노획한 무기, 이른바 '트로피'들이 장식돼 있습니다.

["(이게 자폭 드론인가요?) 예."]

다른 사무실에선 구급 상자가, 또 다른 사무실에선 드론이 포장되고 있습니다.

[재단 활동가 : "우리는 이 드론을 최전선의 우리 병사들에게 보내고 있습니다."]

전 세계로부터 지원을 받아 드론과 무선 통신장비, 야시경 등을 최전선에 직접 보내고 있습니다.

[안드리 슈발로프/세르히 프리툴라 재단 관계자 : "지원해 주시는 분 개개인에게 인사를 드릴 수 없지만 너무 감사합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세계의 지원에 감사드립니다."]

키이우 시내는 평온하지만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우크라이나가 전쟁터라는 걸 바로 실감할 수 있습니다.

1년 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집을 잃은 인나 할머니.

[인나 세브첸코 : "저기 집이 있었는데 다시 돌아와 보니 벽밖에 남은 게 없었어요. 벽도 다 타 버렸고요. 아무리 닦아도 안 되더라고요."]

수돗물은 나오지 않습니다.

우물에서 물을 길어 식수로 쓰고 있습니다.

주민들 도움으로 흙을 발라가며 만든 임시 거처.

이곳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위한 양말을 짠다는 할머니.

결국 눈물을 흘립니다.

[인나 세브첸코 : "이런 일을 겪고 어떻게 사나요. 평생 동안 정직하게 일했는데 왜 평화롭게 살 수 없나요."]

러시아군 미사일에 무너진 5층짜리 아파트가 있던 자리.

무너지고 불탄 건물들, 아직 정리도 못 하고 있습니다.

마을 곳곳엔 이처럼 러시아군의 폭격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나 할머니처럼 집을 잃은 주민들도 많습니다.

노인만 남은 마을, 주민들이 하나 둘 모여듭니다.

구호단체가 지원하는 식량을 받기 위해섭니다.

["세르게이 씨!"]

많지는 않지만 식용유, 파스타 등 꼭 필요한 먹거리들을 챙깁니다.

전쟁 1년,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지만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늘 불안에 떨면서 살아야 합니다.

누군가는 이 전쟁이 필요했을지 모르지만 그 고통은 오롯이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몫입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촬영:김영환/영상편집:서남현/자료조사:안소현

[앵커]

내일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년이 됩니다.

전쟁 1주년을 하루 앞두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전력 등 국방력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서방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로 갑니다.

김귀수 특파원, 러시아가 핵 군축 조약 참여 중단을 선언한 지 이틀 만에 핵전력 증강 발언이 나왔는데요.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러시아는 오늘 참전군인들을 기리는 국경일인 '조국 수호자의 날' 입니다.

푸틴 대통령이 기념 연설에서 첨단 무기로 국방력을 강화하겠다는 언급을 하면서 3대 핵전력 증강에 계속 주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3대 핵전력은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 SL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일컫는 건데요.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사르마트'의 실전 배치와 우크라이나 작전에도 투입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의 충분한 생산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푸틴 대통령 연설 내용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새로운 타격 시스템, 정찰 및 통신 장비, 드론 및 포병 시스템 같은 첨단 장비를 계속해서 군에 공급할 것입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3대 핵전력 증강에 주력할 것입니다."]

[앵커]

러시아가 또 '핵 카드'를 꺼내 들었는데, 서방의 평가는 어떤가요?

[기자]

푸틴 대통령의 핵 전력 증강 선언에 서방은 또 핵 위협이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유엔 사무총장 : "핵무기의 전술적 사용은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벼랑 끝에서 물러설 때입니다."]

하지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핵군축 조약 참여 중단을 큰 실수라고 비난하면서도 실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제 전 세계 최대 관심사는 이 전쟁이 언제쯤 끝날 수 있을 것이냐는 건데, 전망을 내놓기가 쉽지 않죠?

[기자]

그렇습니다.

협상이 종전의 제일 좋은 방법이지만 양측 모두 그럴 생각 없어 보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겉으론 협상을 원한다면서도 들어주기 힘든 전제 조건을 내걸고 있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을 아예 협상 대상으로 보지도 않고 있습니다.

나토 등 서방에서는 수년 간 전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지금까지 키이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김영환/영상편집:이태희/자료조사:안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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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전쟁 직전인 지난해 1월부터 우크라이나 문제에 깊숙이 관심을 두고 취재해왔습니다.

이번이 열 번째 우크라이나 취재인데요.

KBS 취재진은 승리를 위해 후방에서 싸우는 사람들, 모든 것이 파괴된 자리에서 생존을 위해 버티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김귀수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키이우 시내의 한 NGO 건물.

사무실 한쪽엔 러시아군에게서 노획한 무기, 이른바 '트로피'들이 장식돼 있습니다.

["(이게 자폭 드론인가요?) 예."]

다른 사무실에선 구급 상자가, 또 다른 사무실에선 드론이 포장되고 있습니다.

[재단 활동가 : "우리는 이 드론을 최전선의 우리 병사들에게 보내고 있습니다."]

전 세계로부터 지원을 받아 드론과 무선 통신장비, 야시경 등을 최전선에 직접 보내고 있습니다.

[안드리 슈발로프/세르히 프리툴라 재단 관계자 : "지원해 주시는 분 개개인에게 인사를 드릴 수 없지만 너무 감사합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세계의 지원에 감사드립니다."]

키이우 시내는 평온하지만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우크라이나가 전쟁터라는 걸 바로 실감할 수 있습니다.

1년 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집을 잃은 인나 할머니.

[인나 세브첸코 : "저기 집이 있었는데 다시 돌아와 보니 벽밖에 남은 게 없었어요. 벽도 다 타 버렸고요. 아무리 닦아도 안 되더라고요."]

수돗물은 나오지 않습니다.

우물에서 물을 길어 식수로 쓰고 있습니다.

주민들 도움으로 흙을 발라가며 만든 임시 거처.

이곳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위한 양말을 짠다는 할머니.

결국 눈물을 흘립니다.

[인나 세브첸코 : "이런 일을 겪고 어떻게 사나요. 평생 동안 정직하게 일했는데 왜 평화롭게 살 수 없나요."]

러시아군 미사일에 무너진 5층짜리 아파트가 있던 자리.

무너지고 불탄 건물들, 아직 정리도 못 하고 있습니다.

마을 곳곳엔 이처럼 러시아군의 폭격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나 할머니처럼 집을 잃은 주민들도 많습니다.

노인만 남은 마을, 주민들이 하나 둘 모여듭니다.

구호단체가 지원하는 식량을 받기 위해섭니다.

["세르게이 씨!"]

많지는 않지만 식용유, 파스타 등 꼭 필요한 먹거리들을 챙깁니다.

전쟁 1년,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지만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늘 불안에 떨면서 살아야 합니다.

누군가는 이 전쟁이 필요했을지 모르지만 그 고통은 오롯이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몫입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촬영:김영환/영상편집:서남현/자료조사:안소현

[앵커]

내일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년이 됩니다.

전쟁 1주년을 하루 앞두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전력 등 국방력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서방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로 갑니다.

김귀수 특파원, 러시아가 핵 군축 조약 참여 중단을 선언한 지 이틀 만에 핵전력 증강 발언이 나왔는데요.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러시아는 오늘 참전군인들을 기리는 국경일인 '조국 수호자의 날' 입니다.

푸틴 대통령이 기념 연설에서 첨단 무기로 국방력을 강화하겠다는 언급을 하면서 3대 핵전력 증강에 계속 주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3대 핵전력은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 SL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일컫는 건데요.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사르마트'의 실전 배치와 우크라이나 작전에도 투입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의 충분한 생산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푸틴 대통령 연설 내용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새로운 타격 시스템, 정찰 및 통신 장비, 드론 및 포병 시스템 같은 첨단 장비를 계속해서 군에 공급할 것입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3대 핵전력 증강에 주력할 것입니다."]

[앵커]

러시아가 또 '핵 카드'를 꺼내 들었는데, 서방의 평가는 어떤가요?

[기자]

푸틴 대통령의 핵 전력 증강 선언에 서방은 또 핵 위협이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유엔 사무총장 : "핵무기의 전술적 사용은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벼랑 끝에서 물러설 때입니다."]

하지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핵군축 조약 참여 중단을 큰 실수라고 비난하면서도 실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제 전 세계 최대 관심사는 이 전쟁이 언제쯤 끝날 수 있을 것이냐는 건데, 전망을 내놓기가 쉽지 않죠?

[기자]

그렇습니다.

협상이 종전의 제일 좋은 방법이지만 양측 모두 그럴 생각 없어 보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겉으론 협상을 원한다면서도 들어주기 힘든 전제 조건을 내걸고 있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을 아예 협상 대상으로 보지도 않고 있습니다.

나토 등 서방에서는 수년 간 전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지금까지 키이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김영환/영상편집:이태희/자료조사:안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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