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지진 두렵지만”…무너진 집 못 떠나는 이재민

입력 2023.02.24 (21:40) 수정 2023.02.24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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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튀르키예 지진 소식, 오늘(24일)은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의 안타까운 생활 모습 전해드립니다.

여진 때문에 집이 무너질 수도 있지만 집을 차마 떠나지 못한다는데요.

어떤 사연이 있는 건지 튀르키예 현지에서 김민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진이 강타한 마을.

처참히 무너져 내린 건물 사이로 작은 천막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지진으로 순식간에 집을 잃은 사람들이 겨우 도망쳐 나와 만든 임시 거처입니다.

[야신 발카야/지진 이재민 : "너무 심하게 흔들려서 아이와 아내가 바닥에 주저앉아 제가 겨우 밖으로 데리고 나왔습니다."]

불편한 잠자리, 부족한 물, 비위생적인 환경, 다 견딜 수 있지만 언제 또 닥칠지 모를 여진 때문에 집이 무너질 수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집을 떠날 수 없다는 게 가장 불안합니다.

추가 붕괴를 우려한 튀르키예 정부가 이렇게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무너진 집 안을 드나들고 있습니다.

음식과 생필품을 가져와야 또 하루를 버틸 수 있어섭니다.

[야신 발카야/지진 이재민 : "집에 조심스럽게 들어가서 필요한 것들을 가져옵니다. 무서워서 두 명이 같이 들어갑니다."]

천막 바로 앞까지 콘크리트 잔해가 떨어질 정도로 위험한 환경이지만, 안전한 이재민 캠프에는 자리가 없습니다.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한 대형 재난.

정부의 지원이 이재민 캠프와 도시에 한정된 사이 낙후된 외곽지역은 사각지대에 놓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하티제 보즈오쿨/지진 이재민 : "시골집에서 일주일간 65명 정도가 한 천막 안에 있었습니다. 제가 거기서 천막을 가져와 직접 설치했습니다."]

상점은 문을 닫은지 오래고, 겨우 구한 비닐과 천을 덧댄 어설픈 천막, 위험을 무릅쓰고 가지고 나온 이불과 옷 몇 벌로 하루 하루를 이어갑니다.

그래도 찾아와 도움을 주는 이들이 있어 힘을 내보려 하지만.

[제이넷 발카야/지진 이재민 : "필요한 것들을 채워주고 힘써 챙겨줘서 정말로 감사함을 느낍니다."]

지진의 절망과 여진의 공포 속에서 이재민들의 하루는 여전히 위태롭기만 합니다.

KBS 뉴스 김민정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 김경민/영상편집:유지영/자료조사:조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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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지진 두렵지만”…무너진 집 못 떠나는 이재민
    • 입력 2023-02-24 21:40:53
    • 수정2023-02-24 22: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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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튀르키예 지진 소식, 오늘(24일)은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의 안타까운 생활 모습 전해드립니다.

여진 때문에 집이 무너질 수도 있지만 집을 차마 떠나지 못한다는데요.

어떤 사연이 있는 건지 튀르키예 현지에서 김민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진이 강타한 마을.

처참히 무너져 내린 건물 사이로 작은 천막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지진으로 순식간에 집을 잃은 사람들이 겨우 도망쳐 나와 만든 임시 거처입니다.

[야신 발카야/지진 이재민 : "너무 심하게 흔들려서 아이와 아내가 바닥에 주저앉아 제가 겨우 밖으로 데리고 나왔습니다."]

불편한 잠자리, 부족한 물, 비위생적인 환경, 다 견딜 수 있지만 언제 또 닥칠지 모를 여진 때문에 집이 무너질 수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집을 떠날 수 없다는 게 가장 불안합니다.

추가 붕괴를 우려한 튀르키예 정부가 이렇게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무너진 집 안을 드나들고 있습니다.

음식과 생필품을 가져와야 또 하루를 버틸 수 있어섭니다.

[야신 발카야/지진 이재민 : "집에 조심스럽게 들어가서 필요한 것들을 가져옵니다. 무서워서 두 명이 같이 들어갑니다."]

천막 바로 앞까지 콘크리트 잔해가 떨어질 정도로 위험한 환경이지만, 안전한 이재민 캠프에는 자리가 없습니다.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한 대형 재난.

정부의 지원이 이재민 캠프와 도시에 한정된 사이 낙후된 외곽지역은 사각지대에 놓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하티제 보즈오쿨/지진 이재민 : "시골집에서 일주일간 65명 정도가 한 천막 안에 있었습니다. 제가 거기서 천막을 가져와 직접 설치했습니다."]

상점은 문을 닫은지 오래고, 겨우 구한 비닐과 천을 덧댄 어설픈 천막, 위험을 무릅쓰고 가지고 나온 이불과 옷 몇 벌로 하루 하루를 이어갑니다.

그래도 찾아와 도움을 주는 이들이 있어 힘을 내보려 하지만.

[제이넷 발카야/지진 이재민 : "필요한 것들을 채워주고 힘써 챙겨줘서 정말로 감사함을 느낍니다."]

지진의 절망과 여진의 공포 속에서 이재민들의 하루는 여전히 위태롭기만 합니다.

KBS 뉴스 김민정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 김경민/영상편집:유지영/자료조사:조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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