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서 산 명품백이 중고?…구매·사용흔적 논란

[앵커]

광주의 한 백화점 명품 매장에서 중고 제품을 새제품처럼 판매했다는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명품 매장 측이 다른 사람에게 팔았다가 하루 만에 반납받은 제품을 재판매한 건데, 어떤 사연인지 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광주의 한 백화점 버버리 매장에서 지난해 12월 선물용으로 약 200만 원짜리 핸드백을 산 고 모씨.

선물을 받은 지인으로부터 당혹스러운 연락을 받았습니다.

핸드백 안에 낯선 사람의 구매 이력이 담긴 보증서가 들어있었다는 건데, 두 달 전 다른 사람이 샀다가 반납한 제품이었습니다.

[고○○/백화점 명품 핸드백 구매자 : "새것이 아니라는 것이었고, 안에 보증서도 2개였고, 더스트백(포장 주머니)에 립스틱 자국도 있었고."]

고씨가 항의하자 매장 측은 보증서를 제거하지 못한 실수라며 환불해줬습니다.

이와 함께 해당 제품은 하루 만에 환불된 핸드백으로, 품질에는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고씨는 반품된 제품을 알리지 않고 판매했을 뿐 아니라, 흠집 난 중고품을 판매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매장에서 점원과 확인했을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실제 받아본 핸드백에는 선명한 흠집이 있었고 제품 손상을 막기 위한 보호재도 없었다는 겁니다.

[고○○/백화점 명품 핸드백 구매자 : "(제품 상태를 확인시켜줬던) 그 자리에서 포장을 했더라면 아무 문제가 없었죠. 그런데 갖고 들어가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저희는 받아왔단 말이죠."]

이에 대해 버버리 측은 고객과 점원이 확인한 제품을 포장 판매한 게 맞다며, 왜 제품에 흠집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명품 브랜드의 경우 높은 품질을 전제로 고가 정책을 펴고 있는 만큼, 환불이나 반품된 이력이 있다면 사전에 알려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은희/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반품이나 교환된 제품은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다른 루트로 판매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소비자한테 알리지 않고 완전히 신제품인것처럼 판매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버버리 측은 반품된 제품을 소비자에게 고지할 의무는 없다면서 여러 차례 환불된 제품이라도 자체 검수결과 새제품과 같다고 판단되면 이를 알리지 않고 판매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