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K] ‘공무원 대행’ 카파라치 학원?…고액 카메라 덤터기 십상

입력 2023.03.04 (21:14) 수정 2023.03.04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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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법 주정차 등을 카메라로 찍어 신고하고 포상금을 받는 걸 이른바 '카파라치'라고 하죠.

최근 '카파라치' 학원들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포상금을 받을 수 있게 해준다며 광고한 뒤, 고가의 카메라를 사도록 유도한다는데요.

뉴스 제보, 정해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0대 이 모 씨는 지난달, 한 구인광고를 봤습니다.

'안전시민 요원을 교육한다', '초보자도 가능' 하다는 말에 바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카파라치' 학원/당시 전화/음성변조 : "단속원이에요. 단속원. 자격증 받고 하시는 거예요. (교육은) 한 시간 만 받으면 돼요."]

짧은 교육만 받으면 된다는 말에 교육장을 방문했는데, 실제론 엉뚱한 말들이 쏟아졌습니다.

[이OO/'카파라치' 학원 구직자 : "(화제를) 카메라로 전환을 하면서... 그때부터 이제 160만 원이고, 이걸 구매하셔야지 일을 할 수 있다."]

'카파라치' 교육은 미끼, 카메라 판매가 본론이었던 셈입니다.

'카파라치' 교육을 내세운 이런 광고는 생활 정보지에서 지금도 흔히 찾을 수 있습니다.

광고를 낸 곳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면담은 일대일 강의 형식.

신고포상 제도 소개로 시작합니다.

[카파라치 학원 사장/음성변조 : "(식당)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시면 우리가 차명 계좌를 찾아줘요. 신고하면 포상금이 100만 원이에요. 학교 앞에 주차하면 10만 원. 19세 청소년에게 술 담배 팔지 않는다는 스티커가 식당에 붙어 있어야 돼요. 이게 5만 원."]

잠시 뒤, 본론을 꺼내기 시작합니다.

[카파라치 학원 사장/음성변조 : "사진을 핸드폰으로 못 찍어요. 카메라 이거예요. 160만 원. 100만 원 짜리는 현장 실습에서 찾아줘요."]

카메라 가격은 시중 가격의 5배 수준이었는데, 카메라만 사면 수익을 보장한다는 공수표도 뒤따랐습니다.

[박OO/'카파라치' 학원 피해자/음성변조 : "팔십 먹은 노인도 삼백만 원씩 벌고 있다고 얘기를 했어요. (카메라를) 할부로 샀는데 2개월이 지나도 아무 연락이 없는 거예요."]

신고포상에 대한 관심이 컸던 10여 년 전의 문제적 행태가 지금도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해당 업체는 "카메라를 강매한 적 없고 충분한 설명을 해줬다"고 밝혔습니다.

카메라가 비싼 건 "평생 관리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판매업이나 자유업으로 신고한 상태인데, 환불 규정이 허술한 경우가 많아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촬영기자:안민식/영상편집:최찬종/CG: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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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4 21:14:51
    • 수정2023-03-04 21:43:05
    뉴스 9
[앵커]

불법 주정차 등을 카메라로 찍어 신고하고 포상금을 받는 걸 이른바 '카파라치'라고 하죠.

최근 '카파라치' 학원들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포상금을 받을 수 있게 해준다며 광고한 뒤, 고가의 카메라를 사도록 유도한다는데요.

뉴스 제보, 정해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0대 이 모 씨는 지난달, 한 구인광고를 봤습니다.

'안전시민 요원을 교육한다', '초보자도 가능' 하다는 말에 바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카파라치' 학원/당시 전화/음성변조 : "단속원이에요. 단속원. 자격증 받고 하시는 거예요. (교육은) 한 시간 만 받으면 돼요."]

짧은 교육만 받으면 된다는 말에 교육장을 방문했는데, 실제론 엉뚱한 말들이 쏟아졌습니다.

[이OO/'카파라치' 학원 구직자 : "(화제를) 카메라로 전환을 하면서... 그때부터 이제 160만 원이고, 이걸 구매하셔야지 일을 할 수 있다."]

'카파라치' 교육은 미끼, 카메라 판매가 본론이었던 셈입니다.

'카파라치' 교육을 내세운 이런 광고는 생활 정보지에서 지금도 흔히 찾을 수 있습니다.

광고를 낸 곳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면담은 일대일 강의 형식.

신고포상 제도 소개로 시작합니다.

[카파라치 학원 사장/음성변조 : "(식당)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시면 우리가 차명 계좌를 찾아줘요. 신고하면 포상금이 100만 원이에요. 학교 앞에 주차하면 10만 원. 19세 청소년에게 술 담배 팔지 않는다는 스티커가 식당에 붙어 있어야 돼요. 이게 5만 원."]

잠시 뒤, 본론을 꺼내기 시작합니다.

[카파라치 학원 사장/음성변조 : "사진을 핸드폰으로 못 찍어요. 카메라 이거예요. 160만 원. 100만 원 짜리는 현장 실습에서 찾아줘요."]

카메라 가격은 시중 가격의 5배 수준이었는데, 카메라만 사면 수익을 보장한다는 공수표도 뒤따랐습니다.

[박OO/'카파라치' 학원 피해자/음성변조 : "팔십 먹은 노인도 삼백만 원씩 벌고 있다고 얘기를 했어요. (카메라를) 할부로 샀는데 2개월이 지나도 아무 연락이 없는 거예요."]

신고포상에 대한 관심이 컸던 10여 년 전의 문제적 행태가 지금도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해당 업체는 "카메라를 강매한 적 없고 충분한 설명을 해줬다"고 밝혔습니다.

카메라가 비싼 건 "평생 관리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판매업이나 자유업으로 신고한 상태인데, 환불 규정이 허술한 경우가 많아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촬영기자:안민식/영상편집:최찬종/CG: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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