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맥] 고개 드는 학교폭력…사회인식 전환 시급

입력 2023.03.06 (19:30) 수정 2023.03.0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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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흐름, 사안의 맥을 짚어보는 쇼맥뉴스 시간입니다.

신학기가 시작됐습니다.

올봄은 지난 3년 동안의 침묵을 깨고 정상 등교가 이뤄지고 있죠.

하지만 우려스런 부분도 있습니다.

대면 수업 증가에 따라 학교 폭력 또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로 원격 수업이 진행된 2020년은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 올라온 심의 건수가 8천 350여 건이었지만 대면 수업을 재개한 2021년에는 만 5천 650여 건으로 2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지난해에는 1학기에만 9천 8백여 건으로 2022년 전체 학폭 심의 건수는 2만 건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학교폭력에 대한 우리 사회의 느슨한 경계심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데요.

최근 정순신 변호사의 임명 후 사퇴 과정에서도 논란이 불거졌죠.

대법원까지 간 끝장소송 끝에 정 변호사의 아들이 학교폭력 가해자로 판명됐지만, 정 변호사의 아들은 수능 100% 정시 전형으로 서울대에 진학했습니다.

학교폭력 가해자라도 수능 점수만 높으면 대입에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등 제도의 허점이 지적됐습니다.

2023학년도 기준도 수도권과 지역 주요 대학들이 정시 전형에서 수능 성적 100%를 반영하는 곳이 많아 당장 시정이 어렵습니다.

앞서 2021년 배구선수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학폭 이력이 밝혀지면서 무기한 출정 정지와 함께 잔여 연봉 미지급, 국가대표 미선발의 불명예를 얻게 되었습니다.

곧바로 정부가 '학교 운동부 폭력 근절 및 스포츠 인권보호 체계 개선방안'을 통해 체육 특기자 전형에 학폭 이력을 반영하는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당시 정부는 체육 특기자 전형에서 학폭 이력이 포함된 학생부 반영을 의무화했습니다.

그렇지만 허점이 또 보입니다.

바로 제도 개선의 시차문제입니다.

제도를 정비하면 이를 적용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데요.

현 고등교육법은 정부가 대입 전형계획을 바꾸려면 최소 4년 전 변경안 공표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체육 특기자 전형에서 학폭 이력을 반영하는 방안은 2025학년도부터 모든 대학에 권고됩니다.

이렇게 보면 정부가 올 상반기 중으로 대입 개편 시안을 마련해도 학폭 이력을 반영하는 시점은 5년 후나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2028학년도 대입 개편 전이라도 개별 대학들이 입학 전형을 변경해서 공표하면 됩니다.

입학년도 1년 10개월 전에 대입 전형 시행 계획을 공표하면 되는 만큼 이르면 2026학년도부터 전형에 학폭 이력이 반영될 수 있습니다.

그때처럼 정부는 발빠르게 학교폭력 대책을 내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정시 전형은 수능을 가장 중요한 전형 요소로 보기만 하면 되고, 나머지 부분은 대학이 정하게 하겠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학폭과 관련한 드라마 '더글로리'가 큰 인기를 끌었죠.

학창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처절한 복수극에 나선다는 내용입니다.

청소년 시절의 학교폭력은 피해자의 인생을 망가뜨리지만 가해자 역시 처벌이나 죄책감에서 자유로울 순 없을 겁니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자녀를 학교에 보내면서 내 아이가 학폭의 피해자가 될까 걱정합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우리 아이가 학폭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 간과해선 안 될 것입니다.

학부모들은 평소에 청소년 자녀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부단히 소통하면서 학폭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교육하고, 또 학폭 피해를 당하고 있다면 즉시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쇼맥뉴스 곽근아입니다.

그래픽:이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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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6 19:30:03
    • 수정2023-03-06 20:22:47
    뉴스7(대구)
뉴스의 흐름, 사안의 맥을 짚어보는 쇼맥뉴스 시간입니다.

신학기가 시작됐습니다.

올봄은 지난 3년 동안의 침묵을 깨고 정상 등교가 이뤄지고 있죠.

하지만 우려스런 부분도 있습니다.

대면 수업 증가에 따라 학교 폭력 또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로 원격 수업이 진행된 2020년은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 올라온 심의 건수가 8천 350여 건이었지만 대면 수업을 재개한 2021년에는 만 5천 650여 건으로 2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지난해에는 1학기에만 9천 8백여 건으로 2022년 전체 학폭 심의 건수는 2만 건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학교폭력에 대한 우리 사회의 느슨한 경계심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데요.

최근 정순신 변호사의 임명 후 사퇴 과정에서도 논란이 불거졌죠.

대법원까지 간 끝장소송 끝에 정 변호사의 아들이 학교폭력 가해자로 판명됐지만, 정 변호사의 아들은 수능 100% 정시 전형으로 서울대에 진학했습니다.

학교폭력 가해자라도 수능 점수만 높으면 대입에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등 제도의 허점이 지적됐습니다.

2023학년도 기준도 수도권과 지역 주요 대학들이 정시 전형에서 수능 성적 100%를 반영하는 곳이 많아 당장 시정이 어렵습니다.

앞서 2021년 배구선수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학폭 이력이 밝혀지면서 무기한 출정 정지와 함께 잔여 연봉 미지급, 국가대표 미선발의 불명예를 얻게 되었습니다.

곧바로 정부가 '학교 운동부 폭력 근절 및 스포츠 인권보호 체계 개선방안'을 통해 체육 특기자 전형에 학폭 이력을 반영하는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당시 정부는 체육 특기자 전형에서 학폭 이력이 포함된 학생부 반영을 의무화했습니다.

그렇지만 허점이 또 보입니다.

바로 제도 개선의 시차문제입니다.

제도를 정비하면 이를 적용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데요.

현 고등교육법은 정부가 대입 전형계획을 바꾸려면 최소 4년 전 변경안 공표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체육 특기자 전형에서 학폭 이력을 반영하는 방안은 2025학년도부터 모든 대학에 권고됩니다.

이렇게 보면 정부가 올 상반기 중으로 대입 개편 시안을 마련해도 학폭 이력을 반영하는 시점은 5년 후나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2028학년도 대입 개편 전이라도 개별 대학들이 입학 전형을 변경해서 공표하면 됩니다.

입학년도 1년 10개월 전에 대입 전형 시행 계획을 공표하면 되는 만큼 이르면 2026학년도부터 전형에 학폭 이력이 반영될 수 있습니다.

그때처럼 정부는 발빠르게 학교폭력 대책을 내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정시 전형은 수능을 가장 중요한 전형 요소로 보기만 하면 되고, 나머지 부분은 대학이 정하게 하겠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학폭과 관련한 드라마 '더글로리'가 큰 인기를 끌었죠.

학창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처절한 복수극에 나선다는 내용입니다.

청소년 시절의 학교폭력은 피해자의 인생을 망가뜨리지만 가해자 역시 처벌이나 죄책감에서 자유로울 순 없을 겁니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자녀를 학교에 보내면서 내 아이가 학폭의 피해자가 될까 걱정합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우리 아이가 학폭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 간과해선 안 될 것입니다.

학부모들은 평소에 청소년 자녀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부단히 소통하면서 학폭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교육하고, 또 학폭 피해를 당하고 있다면 즉시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쇼맥뉴스 곽근아입니다.

그래픽:이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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