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폭행·음주 사고…소방관 비위 잇따라

[앵커]

교통사고를 내고 아무런 조치 없이 달아난 소방관과 이 소방관을 119구급차에 태워 달아나도록 도와준 다른 소방관이 법정 구속됐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최근 경남에서 소방관의 음주 폭행이나 음주운전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경남소방본부는 비위 행위 근절을 위한 특별 교육에 나섰습니다.

김효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2월 31일 새벽, 김해의 한 도로에 택시가 멈춰 섰습니다.

술을 마신 승객이 '아는 길로 가지 않는다'며 택시기사와 말다툼이 생긴 탓입니다.

이 승객은 택시기사에게 욕설을 하고, 기사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기까지 했습니다.

경로 문제로 시비가 붙자 택시기사는 이 주변 차를 세우고 승객을 내리게 했습니다.

당시 택시 승객은 경남소방 소속 간부직원 A 씨였습니다.

[경남소방 소속 간부직원/음성변조 : "원래 (저희) 집 쪽으로 가야 하는데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가지고, 말다툼이 일어나 가지고 내려달라고 해가지고 내리고, 그 와중에 (저와) 가벼운 실랑이 정도 있었고…."]

A 씨는 사건 다음날, 경남의 한 소방서장으로 취임해 한 지역 소방서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A 씨는 일주일 뒤에야 자신의 음주 폭행 사건을 경남소방본부장에게 보고했습니다.

경찰은 A 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피해자와 합의한 점, 죄를 인정하고 반성한 점 등을 들어 지난달 3일 기소유예 처분했습니다.

[경남소방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수사기관의 통보나 당사자 보고가 없으면 정확한 사실을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2월 3일 검찰 결과 통보를 받고 지난달 27일자로 징계의결을 요구했습니다."]

지난 1월 새벽에는 술을 마신 채 운전을 하던 창원소방본부 소속 소방대원 B씨가 도로 시설물을 들이받았습니다.

B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로 확인됐습니다.

경남소방본부와 창원소방본부는 이달 안에 이들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각각 열 예정입니다.

한편, 경남소방본부는 모레(10일)까지 전체 소방 공무원을 대상으로 공직기강을 바로잡기 위한 특별 교육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지승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