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이어온 장학금…마지막 수여식

입력 2023.03.09 (07:42) 수정 2023.03.09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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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 원주에서 특별한 장학금 수여식이 열렸습니다.

여든을 넘긴 한 서점 대표가 29년을 이어온 장학사업을 접게 되면서 500명 넘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전한 건데요.

이현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원주의 고등학생 100명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가 장학금을 받는 자리입니다.

[원종은/치악고등학교 2학년 : "정말 받아서 영광이고요. 저도 사회에 나가게 된다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학생들에게 전해진 장학금은 2억 8천만 원.

지역 학생 560명에게 지급됐습니다.

29년 동안 이어온 장학사업이 마무리되면서 남은 장학 기금을 모두 모아 전한 자립니다.

이 장학재단의 이사장은 84살의 한 서점 대표.

1994년, 학비 걱정 말라며 학생 7명에 수업료를 내준 게 시작이었습니다.

책을 한 권, 두 권 팔아 4남매를 키우면서 남까지 돕는 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29년간 꿋꿋이 장학금을 전했습니다.

그사이 나눔은 또 다른 나눔으로 이어졌습니다.

[곽용민/2회 장학금 수혜자 : "나도 이 다음에 커서 환원을 하고 싶다, 그래서 지금 작지만, 저도 조금씩 환원 사업을 하고 있고. 마지막 수여식을 봤는데, 사실 좀 많이 아쉬워요."]

지금까지 학생 1,150명이 6억 원 넘는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84살의 재단 이사장은 암 수술까지 받고 힘에 부쳤습니다.

후임자를 찾지 못한 데다 재정적 어려움이 겹치면서 결국 재단을 청산했습니다.

나눔에 생색내지 않겠다며, 장학생들에게 연락조차 하지 않는다는 김 대표.

바라는 건 한 가지뿐입니다.

[김제갑/(재)동아서관 장학회 이사장 :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세상에 나가서, 모범이 되고 빛이 돼서."]

장학회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지만 80대 이사장의 따뜻한 마음은 학생들에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현기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영상편집:김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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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년 이어온 장학금…마지막 수여식
    • 입력 2023-03-09 07:42:48
    • 수정2023-03-09 07:5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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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 원주에서 특별한 장학금 수여식이 열렸습니다.

여든을 넘긴 한 서점 대표가 29년을 이어온 장학사업을 접게 되면서 500명 넘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전한 건데요.

이현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원주의 고등학생 100명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가 장학금을 받는 자리입니다.

[원종은/치악고등학교 2학년 : "정말 받아서 영광이고요. 저도 사회에 나가게 된다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학생들에게 전해진 장학금은 2억 8천만 원.

지역 학생 560명에게 지급됐습니다.

29년 동안 이어온 장학사업이 마무리되면서 남은 장학 기금을 모두 모아 전한 자립니다.

이 장학재단의 이사장은 84살의 한 서점 대표.

1994년, 학비 걱정 말라며 학생 7명에 수업료를 내준 게 시작이었습니다.

책을 한 권, 두 권 팔아 4남매를 키우면서 남까지 돕는 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29년간 꿋꿋이 장학금을 전했습니다.

그사이 나눔은 또 다른 나눔으로 이어졌습니다.

[곽용민/2회 장학금 수혜자 : "나도 이 다음에 커서 환원을 하고 싶다, 그래서 지금 작지만, 저도 조금씩 환원 사업을 하고 있고. 마지막 수여식을 봤는데, 사실 좀 많이 아쉬워요."]

지금까지 학생 1,150명이 6억 원 넘는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84살의 재단 이사장은 암 수술까지 받고 힘에 부쳤습니다.

후임자를 찾지 못한 데다 재정적 어려움이 겹치면서 결국 재단을 청산했습니다.

나눔에 생색내지 않겠다며, 장학생들에게 연락조차 하지 않는다는 김 대표.

바라는 건 한 가지뿐입니다.

[김제갑/(재)동아서관 장학회 이사장 :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세상에 나가서, 모범이 되고 빛이 돼서."]

장학회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지만 80대 이사장의 따뜻한 마음은 학생들에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현기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영상편집:김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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