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 176명’ 검은 먹이사슬의 고리를 끊으려면?

입력 2023.03.10 (21:24) 수정 2023.04.18 (09:5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빌라왕' 전세 사기를 추적 취재해 온 탐사보도부 우한울 기자 나왔습니다.

먼저, 취재팀이 추적한 176명이 악성 임대인 전체 규모라고 보면 되겠습니까?

[기자]

저희가 조사한 대상은 50채가 이상 다주택 임대인들데요,

50채 미만까지 범위를 넓힌다면 빌라왕들이 더 있을지 모릅니다.

다만, 사기 조직과 함께 움직인 악성 임대인이 대체로 50채 이상 다주택자인 점을 고려하면 176명이 최소한의 빌라왕 숫자라고 봐도 좋겠습니다.

[앵커]

전체 규모뿐 아니라 그 명단까지 최초로 다 확인한 거죠?

정부는 전혀 몰랐나요?

[기자]

네, 몰랐거나 알았어도 방치했다고 봐야겠죠.

이들이 활동을 본격화한 시점이 2019년 무렵인데요.

앞선 보도에서 보신 것처럼 보증보험도 전혀 거르지 않고 신청하는 대로 다 들어줬죠.

그 이후 보증금 떼이는 사고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게 강력한 징후였는데 이걸 뻔히 보고도 정부는 별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프 보시면, 보증 사고액수가 해마다 늘어서 지난해에는 1조 원이 넘었습니다.

[앵커]

실제 피해가 급증하는데도 사기 조직, 빌라왕들을 방치했고, 그런 사이에 그 규모가 더 커진 거군요.

[기자]

네, 늘어난 빌라왕들 176명 중 대부분은 존재가 드러나지 않았고 수사는커녕 관리 대상도 아닙니다.

정부가 이들의 존재를 파악했더라면 피해를 완전히 막진 못해도 최대한 줄일 수는 있었을 겁니다.

보증보험 가입 심사를 철저히 하거나, 여러 채 빌라를 사들이는 사람의 체납 사실을 따져보거나, 위험 징후가 있는 임대인을 미리 공개하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죠.

[앵커]

공개를 말씀하셨는데, 정부가 앞으로 악성 임대인 명단을 공개하기로 했어요.

이제라도 효과가 있겠습니까?

[기자]

예, 올 9월에 명단을 공개할 예정인데요,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겠지만, 미흡합니다.

이미 보증금을 떼먹은 사람들에 한정되기 때문인데요,

사기가 예고된 나쁜 임대인을 미리 피할 방법은 못되겠죠.

[앵커]

이번에 취재진이 파악한 전체 명단이 그래서 더 의미가 크겠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올해와 내년, 전세 보증금 사고 규모를 2조 6천억 원가량으로 예측했어요.

이 피해를 막을 방법은 없겠습니까?

[기자]

안타깝게도, 보증금은 계약 당시에 이미 떼였다고 봐야 맞습니다.

집주인들이 나쁜 임대인, 빌라왕이니 만기가 돌아오면 사고가 터질 수밖에 없는 구조죠.

정부가 오늘(10일) 피해자 지원 대책을 추가로 발표했거든요.

피해자들이 살던 집을 낙찰받아도 새로 집을 살 때 무주택자로 인정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습니다.

기존 피해자들은 먼저 약속한 대책이라도 빨리 이행하라고 요구하는데요,

지금으로선 대책을 더 보완해가면서 사고가 나면 빠른 수습을 돕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앵커]

우 기자, 마지막으로 사후 수습도 필요하지만 역시 예방이 더 중요할 텐데, 지금까지 해온 취재에서 전세 사기가 가능했던 몇 가지 지점이 있었잖아요?

[기자]

네, 먹이사슬의 고리랄까요? 그걸 끊어낼 필요가 있겠습니다.

우선, 보증보험 심사를 제대로 해야겠습니다.

전셋값을 부풀리지 못하도록 감정 절차를 엄격히 하는 것도 꼭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핵심입니다.

아울러 나쁜 임대인을 가려내서 추적하고 관리하는 건 기본이겠죠.

전세 사기 공모를 엄두도 못 낼만큼 처벌도 강화해야 할 겁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빌라왕 176명’ 검은 먹이사슬의 고리를 끊으려면?
    • 입력 2023-03-10 21:24:33
    • 수정2023-04-18 09:52:33
    뉴스 9
[앵커]

'빌라왕' 전세 사기를 추적 취재해 온 탐사보도부 우한울 기자 나왔습니다.

먼저, 취재팀이 추적한 176명이 악성 임대인 전체 규모라고 보면 되겠습니까?

[기자]

저희가 조사한 대상은 50채가 이상 다주택 임대인들데요,

50채 미만까지 범위를 넓힌다면 빌라왕들이 더 있을지 모릅니다.

다만, 사기 조직과 함께 움직인 악성 임대인이 대체로 50채 이상 다주택자인 점을 고려하면 176명이 최소한의 빌라왕 숫자라고 봐도 좋겠습니다.

[앵커]

전체 규모뿐 아니라 그 명단까지 최초로 다 확인한 거죠?

정부는 전혀 몰랐나요?

[기자]

네, 몰랐거나 알았어도 방치했다고 봐야겠죠.

이들이 활동을 본격화한 시점이 2019년 무렵인데요.

앞선 보도에서 보신 것처럼 보증보험도 전혀 거르지 않고 신청하는 대로 다 들어줬죠.

그 이후 보증금 떼이는 사고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게 강력한 징후였는데 이걸 뻔히 보고도 정부는 별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프 보시면, 보증 사고액수가 해마다 늘어서 지난해에는 1조 원이 넘었습니다.

[앵커]

실제 피해가 급증하는데도 사기 조직, 빌라왕들을 방치했고, 그런 사이에 그 규모가 더 커진 거군요.

[기자]

네, 늘어난 빌라왕들 176명 중 대부분은 존재가 드러나지 않았고 수사는커녕 관리 대상도 아닙니다.

정부가 이들의 존재를 파악했더라면 피해를 완전히 막진 못해도 최대한 줄일 수는 있었을 겁니다.

보증보험 가입 심사를 철저히 하거나, 여러 채 빌라를 사들이는 사람의 체납 사실을 따져보거나, 위험 징후가 있는 임대인을 미리 공개하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죠.

[앵커]

공개를 말씀하셨는데, 정부가 앞으로 악성 임대인 명단을 공개하기로 했어요.

이제라도 효과가 있겠습니까?

[기자]

예, 올 9월에 명단을 공개할 예정인데요,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겠지만, 미흡합니다.

이미 보증금을 떼먹은 사람들에 한정되기 때문인데요,

사기가 예고된 나쁜 임대인을 미리 피할 방법은 못되겠죠.

[앵커]

이번에 취재진이 파악한 전체 명단이 그래서 더 의미가 크겠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올해와 내년, 전세 보증금 사고 규모를 2조 6천억 원가량으로 예측했어요.

이 피해를 막을 방법은 없겠습니까?

[기자]

안타깝게도, 보증금은 계약 당시에 이미 떼였다고 봐야 맞습니다.

집주인들이 나쁜 임대인, 빌라왕이니 만기가 돌아오면 사고가 터질 수밖에 없는 구조죠.

정부가 오늘(10일) 피해자 지원 대책을 추가로 발표했거든요.

피해자들이 살던 집을 낙찰받아도 새로 집을 살 때 무주택자로 인정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습니다.

기존 피해자들은 먼저 약속한 대책이라도 빨리 이행하라고 요구하는데요,

지금으로선 대책을 더 보완해가면서 사고가 나면 빠른 수습을 돕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앵커]

우 기자, 마지막으로 사후 수습도 필요하지만 역시 예방이 더 중요할 텐데, 지금까지 해온 취재에서 전세 사기가 가능했던 몇 가지 지점이 있었잖아요?

[기자]

네, 먹이사슬의 고리랄까요? 그걸 끊어낼 필요가 있겠습니다.

우선, 보증보험 심사를 제대로 해야겠습니다.

전셋값을 부풀리지 못하도록 감정 절차를 엄격히 하는 것도 꼭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핵심입니다.

아울러 나쁜 임대인을 가려내서 추적하고 관리하는 건 기본이겠죠.

전세 사기 공모를 엄두도 못 낼만큼 처벌도 강화해야 할 겁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