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최대 민간인수용소에 역사관 개관…역사 교육 명소로

입력 2023.03.13 (19:28) 수정 2023.03.13 (19:5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제주4·3 당시 최대 민간인 수용소였던 주정공장 옛 터에 역사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도민들의 아픔이 서려 있는 통한의 4·3 현장이 역사 교육의 공간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됩니다.

보도에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주 4·3 당시 영문도 모른 채 전국 각지 형무소로 끌려가 군사 재판을 받은 사람은 2천5백여 명.

이들을 육지 형무소로 옮기기 전까지 임시로 가둬두거나 한국전쟁 직후 예비검속으로 끌려온 주민들을 감금했던 제주 최대 규모의 수용소, 일제가 만들었던 '옛 주정공장 터'입니다.

4·3의 광풍이 몰아치던 1949년 주정공장에서 태어난 송승문 씨에게 이곳은 고향이자 비극의 장소입니다.

송 씨는 당시 열아홉 살이던 어머니가 이곳에 갇혀 모진 고문을 받고 유산할 위기까지 이겨내며 자신을 낳았다고 말합니다.

[송승문/전 4·3 희생자유족회장 : "발도 뻗지 못하고 쪼그려 앉아서 (좁은 공간에서) 제가 거꾸로 태어났다고 어머니한테 들었습니다. 어머님이 말씀하면 정말 눈물이 가로막혀서."]

통한의 4·3 역사가 서려 있는 '주정공장' 옛 터에 역사관이 들어섰습니다.

4·3의 역사 현장을 보전하고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역사 교육 현장으로 바뀐 겁니다.

[김창범/4·3 희생자유족회장 : "역사관이 제주 도민의 한 맺힌 절규의 역사 현장을 온 국민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교육 공간이 되길 기원합니다."]

역사관은 수용소가 만들어진 배경부터 4·3 수형인의 재심 등 최근 명예회복 과정까지 짚는 전시 공간으로 구성됐는데, 아직 4·3이 낯선 다른 지역 관람객과 학생들의 이해를 돕는 설명도 들을 수 있습니다.

[김유신/문화관광해설사 : "학생들이 어린애들일지라도 4·3 정명이 너희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을 애들에게 인식시켜줬으면 좋겠어요."]

역사관 주변으로는 4·3 조형물이 있는 작은 공원도 조성됐습니다.

하지만 역사관이 안내판이나 영상 중심으로 꾸려져 역사적 장소의 의미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전시실 공간이 좁고 관련 사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역사관 전시 내용을 보강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장하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제주4·3 최대 민간인수용소에 역사관 개관…역사 교육 명소로
    • 입력 2023-03-13 19:28:44
    • 수정2023-03-13 19:53:14
    뉴스7(제주)
[앵커]

제주4·3 당시 최대 민간인 수용소였던 주정공장 옛 터에 역사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도민들의 아픔이 서려 있는 통한의 4·3 현장이 역사 교육의 공간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됩니다.

보도에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주 4·3 당시 영문도 모른 채 전국 각지 형무소로 끌려가 군사 재판을 받은 사람은 2천5백여 명.

이들을 육지 형무소로 옮기기 전까지 임시로 가둬두거나 한국전쟁 직후 예비검속으로 끌려온 주민들을 감금했던 제주 최대 규모의 수용소, 일제가 만들었던 '옛 주정공장 터'입니다.

4·3의 광풍이 몰아치던 1949년 주정공장에서 태어난 송승문 씨에게 이곳은 고향이자 비극의 장소입니다.

송 씨는 당시 열아홉 살이던 어머니가 이곳에 갇혀 모진 고문을 받고 유산할 위기까지 이겨내며 자신을 낳았다고 말합니다.

[송승문/전 4·3 희생자유족회장 : "발도 뻗지 못하고 쪼그려 앉아서 (좁은 공간에서) 제가 거꾸로 태어났다고 어머니한테 들었습니다. 어머님이 말씀하면 정말 눈물이 가로막혀서."]

통한의 4·3 역사가 서려 있는 '주정공장' 옛 터에 역사관이 들어섰습니다.

4·3의 역사 현장을 보전하고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역사 교육 현장으로 바뀐 겁니다.

[김창범/4·3 희생자유족회장 : "역사관이 제주 도민의 한 맺힌 절규의 역사 현장을 온 국민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교육 공간이 되길 기원합니다."]

역사관은 수용소가 만들어진 배경부터 4·3 수형인의 재심 등 최근 명예회복 과정까지 짚는 전시 공간으로 구성됐는데, 아직 4·3이 낯선 다른 지역 관람객과 학생들의 이해를 돕는 설명도 들을 수 있습니다.

[김유신/문화관광해설사 : "학생들이 어린애들일지라도 4·3 정명이 너희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을 애들에게 인식시켜줬으면 좋겠어요."]

역사관 주변으로는 4·3 조형물이 있는 작은 공원도 조성됐습니다.

하지만 역사관이 안내판이나 영상 중심으로 꾸려져 역사적 장소의 의미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전시실 공간이 좁고 관련 사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역사관 전시 내용을 보강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장하림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제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