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오므라이스 외교’가 남긴 것

입력 2023.03.17 (16:17) 수정 2023.04.1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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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일본 내각 홍보실이 배포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모습입니다. 이례적인 '2차'로 화제를 모은 그 오므라이스 음식점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12년 만의 방일 정상회담이 열린 어제(16일). 만찬 행사에 이어 친교 행사는 늦은 밤까지 이어졌습니다.

도쿄의 최대 번화가 긴자의 밤거리엔 일찍부터 '요인 경호'가 삼엄하게 펼쳐졌습니다. 두 정상이 찾은 음식점 주변에선 차량 통제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통행이 한때 통제되기도 했습니다.

NHK의 아침 교통정보 방송에서도, 긴자의 교통정보 전광판에서도 '외국 요인 방일'로 인한 교통 통제 소식이 종일 전해졌습니다.

도쿄 긴자의 도로 표지판에 ‘외국요인 방일중 교통규제 있음’ 이라고 쓰여 있다도쿄 긴자의 도로 표지판에 ‘외국요인 방일중 교통규제 있음’ 이라고 쓰여 있다

NHK의 아침 교통정보 방송NHK의 아침 교통정보 방송

이례적으로 '2차' 친교행사까지 열린 만큼, 관심은 오므라이스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으로 집중됐습니다.

두 정상이 음식점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모습을 잘 포착하기 위해 한일 양국의 취재진들은 음식점의 건너편으로 몰렸습니다.

2차 친교행사가 열린 음식점 건너편의 주차장에 모여 있는 취재진2차 친교행사가 열린 음식점 건너편의 주차장에 모여 있는 취재진

음식점의 대각선에 위치해 있는 주차장은 취재진으로 가득 찼고, 음식점이 잘 보이는 맨 앞줄은 취재용 사다리와 방송 카메라까지 뒤섞이며 움직이기조차 어려웠습니다.


경찰은 혼잡함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취재진이 도로쪽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경계선을 만들었습니다. 그 건너편에선 일반 시민들도 두 정상의 모습을 보기 위해 기다렸습니다.


오랫동안 경색돼 있던 한일관계, 아직 해결됐다고 볼 수 없는 현안, 그런 와중에 열린 정상회담인 만큼 일본 언론의 관심은 뜨거웠습니다.


주차장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한일 양국 방송기자들의 멘트에선 유독 '오모테나시'라는 표현이 많았습니다. 극진한 대접을 뜻하는 '오모테나시' 외교라는 겁니다.

일본의 한 민영방송사 취재진은 맛깔스러워 보이는 오므라이스 사진을 크게 출력해 주차장 중계에서 사용했고, 또 다른 방송기자는 친교행사를 마치고 차를 타고 떠나는 윤 대통령에게 한국어로 "맛있었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대답하지는 않고 손을 흔들며 미소만 지었습니다. 바로 이 장면입니다.


일본의 한 민영방송은 오늘 방송에서 '오므라이스 외교'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주차장에 있던 기자들은 두 정상이 떠난 뒤로도 한참동안 오므라이스 가게 앞을 서성이며 사진을 찍거나 내부를 살폈습니다.


한일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과 관련해 한일 관계를 개선하는 큰 걸음을 내딛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오늘(17일) 일본의 주요 일간지의 1면 톱기사의 제목은 한일정상화, 한일정상화 가속, 합의, 일치 등으로 약속이나 한듯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에선 이번 '오므라이스 외교'가 무엇을 남겼고,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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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오므라이스 외교’가 남긴 것
    • 입력 2023-03-17 16:17:54
    • 수정2023-04-10 15:41:48
    특파원 리포트

위 사진은 일본 내각 홍보실이 배포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모습입니다. 이례적인 '2차'로 화제를 모은 그 오므라이스 음식점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12년 만의 방일 정상회담이 열린 어제(16일). 만찬 행사에 이어 친교 행사는 늦은 밤까지 이어졌습니다.

도쿄의 최대 번화가 긴자의 밤거리엔 일찍부터 '요인 경호'가 삼엄하게 펼쳐졌습니다. 두 정상이 찾은 음식점 주변에선 차량 통제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통행이 한때 통제되기도 했습니다.

NHK의 아침 교통정보 방송에서도, 긴자의 교통정보 전광판에서도 '외국 요인 방일'로 인한 교통 통제 소식이 종일 전해졌습니다.

도쿄 긴자의 도로 표지판에 ‘외국요인 방일중 교통규제 있음’ 이라고 쓰여 있다
NHK의 아침 교통정보 방송
이례적으로 '2차' 친교행사까지 열린 만큼, 관심은 오므라이스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으로 집중됐습니다.

두 정상이 음식점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모습을 잘 포착하기 위해 한일 양국의 취재진들은 음식점의 건너편으로 몰렸습니다.

2차 친교행사가 열린 음식점 건너편의 주차장에 모여 있는 취재진
음식점의 대각선에 위치해 있는 주차장은 취재진으로 가득 찼고, 음식점이 잘 보이는 맨 앞줄은 취재용 사다리와 방송 카메라까지 뒤섞이며 움직이기조차 어려웠습니다.


경찰은 혼잡함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취재진이 도로쪽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경계선을 만들었습니다. 그 건너편에선 일반 시민들도 두 정상의 모습을 보기 위해 기다렸습니다.


오랫동안 경색돼 있던 한일관계, 아직 해결됐다고 볼 수 없는 현안, 그런 와중에 열린 정상회담인 만큼 일본 언론의 관심은 뜨거웠습니다.


주차장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한일 양국 방송기자들의 멘트에선 유독 '오모테나시'라는 표현이 많았습니다. 극진한 대접을 뜻하는 '오모테나시' 외교라는 겁니다.

일본의 한 민영방송사 취재진은 맛깔스러워 보이는 오므라이스 사진을 크게 출력해 주차장 중계에서 사용했고, 또 다른 방송기자는 친교행사를 마치고 차를 타고 떠나는 윤 대통령에게 한국어로 "맛있었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대답하지는 않고 손을 흔들며 미소만 지었습니다. 바로 이 장면입니다.


일본의 한 민영방송은 오늘 방송에서 '오므라이스 외교'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주차장에 있던 기자들은 두 정상이 떠난 뒤로도 한참동안 오므라이스 가게 앞을 서성이며 사진을 찍거나 내부를 살폈습니다.


한일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과 관련해 한일 관계를 개선하는 큰 걸음을 내딛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오늘(17일) 일본의 주요 일간지의 1면 톱기사의 제목은 한일정상화, 한일정상화 가속, 합의, 일치 등으로 약속이나 한듯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에선 이번 '오므라이스 외교'가 무엇을 남겼고,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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