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고국 땅 밟은 사할린 동포…“이제는 이산가족”

입력 2023.03.17 (19:25) 수정 2023.03.17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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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 침략기에 러시아 사할린에 강제징용된 동포들이 우리 정부의 지원을 받아 영주 귀국에 나서고 있습니다.

오늘(17일)은 지난해 지원 대상에 선정되고도 러시아 전쟁 탓에 고국으로 가는 길에 오르지 못한 동포들이 동해항을 통해 귀국했습니다.

정상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카페리 '이스턴드림호'가 강원 동해항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한 지 하루 만입니다.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이 부축을 받아 천천히 계단 아래로 발을 내딛습니다.

일제 침략기 러시아 사할린에 강제 징용된 뒤, 지난해 영주 귀국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우리 동포 63명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탓에 귀국이 지연된 데다 장시간 여행에 몸과 마음이 지쳤지만, 그리운 고국에 돌아온 감회는 말로 표현하기 힘듭니다.

[이청자/영주 귀국 사할린 1세 동포 : "사할린에 있을 때는 뭐라 할 것도 없었지요. 고향에 가고 싶었어요, 언제나. (고향에 있으니) 아주 좋습니다. 말할 것도 없이 좋습니다."]

2021년 특별법 시행 이후 올해까지 영주 귀국길에 오르는 사할린 동포만도 950명이 넘습니다.

내년 이후 영주 귀국을 희망하는 동포는 6백 명이 넘고, 이외에 귀국을 고민하는 동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현행 법령상 동포 본인과 배우자, 직계비속 한 명 등만 영주 귀국 대상자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고국으로 돌아오는 대신 일부 가족과 떨어져야 할 수 있어 결정이 쉽지 않습니다.

[이진선/영주 귀국 사할린 2세 동포 : "특별법에 (저희 가족) 한 명만 (대상자로) 올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또 이산가족이 됐다고 말할 수 있어요."]

국회는 강제징용 피해를 입은 동포를 위한 지원 대상 확대 등을 담은 법률 개정안을 지난해 9월 발의했지만 예산 문제로 계류돼, 기대에 부풀었던 동포들의 가슴앓이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상빈입니다.

촬영기자:김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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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17 19:25:21
    • 수정2023-03-17 19: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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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 침략기에 러시아 사할린에 강제징용된 동포들이 우리 정부의 지원을 받아 영주 귀국에 나서고 있습니다.

오늘(17일)은 지난해 지원 대상에 선정되고도 러시아 전쟁 탓에 고국으로 가는 길에 오르지 못한 동포들이 동해항을 통해 귀국했습니다.

정상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카페리 '이스턴드림호'가 강원 동해항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한 지 하루 만입니다.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이 부축을 받아 천천히 계단 아래로 발을 내딛습니다.

일제 침략기 러시아 사할린에 강제 징용된 뒤, 지난해 영주 귀국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우리 동포 63명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탓에 귀국이 지연된 데다 장시간 여행에 몸과 마음이 지쳤지만, 그리운 고국에 돌아온 감회는 말로 표현하기 힘듭니다.

[이청자/영주 귀국 사할린 1세 동포 : "사할린에 있을 때는 뭐라 할 것도 없었지요. 고향에 가고 싶었어요, 언제나. (고향에 있으니) 아주 좋습니다. 말할 것도 없이 좋습니다."]

2021년 특별법 시행 이후 올해까지 영주 귀국길에 오르는 사할린 동포만도 950명이 넘습니다.

내년 이후 영주 귀국을 희망하는 동포는 6백 명이 넘고, 이외에 귀국을 고민하는 동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현행 법령상 동포 본인과 배우자, 직계비속 한 명 등만 영주 귀국 대상자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고국으로 돌아오는 대신 일부 가족과 떨어져야 할 수 있어 결정이 쉽지 않습니다.

[이진선/영주 귀국 사할린 2세 동포 : "특별법에 (저희 가족) 한 명만 (대상자로) 올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또 이산가족이 됐다고 말할 수 있어요."]

국회는 강제징용 피해를 입은 동포를 위한 지원 대상 확대 등을 담은 법률 개정안을 지난해 9월 발의했지만 예산 문제로 계류돼, 기대에 부풀었던 동포들의 가슴앓이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상빈입니다.

촬영기자:김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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