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살해 후 극단 선택 “자식은 소유물 아니야…독립된 인격체”

입력 2023.03.21 (10:03) 수정 2023.03.2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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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제주에서 40대 엄마가 중학생 딸을 살해한 뒤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인천에서도 40대 가장이 아내와 자녀를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는 등, 이 같은 비극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제주에서 40대 엄마와 중학생 딸이 숨진 채 발견된 건 지난 16일 오후.

퇴근한 남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주변 CCTV 분석 결과 제3자에 의한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습니다.

경찰은 "경제적 문제로 힘들다, 딸은 내가 데려간다"는 유서 등을 토대로, 엄마가 딸을 살해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인천에서도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40대 가장이 가족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가족 등을 숨지게 하고 자신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살해 후 자살 사건 가해자는 국내에서 최근 8년간 410여 명.

매주 한 번꼴로 일어난 셈입니다.

살해 후 자살로 인해 사망한 아동도 4년간 40여 명에 달합니다.

[인재근/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제주에서도 유사한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정부는 '살해 후 자살'의 통계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사례를 면밀하게 분석해서 우리 사회의 위험요소와 사각지대를 개선해나가야 합니다."]

이 같은 죽음은 채무나 생활고 등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탓에, 온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녀 살인 자체가 극단적 형태의 아동학대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공혜정/㈔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 "남겨진 아이들에 대한 어떤 사회적인 안전망이라든지, 보호망이 철저히 좀 더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 같고요. 부모님들 역시 '무조건 내가 없으면 아이가 잘못된다'는 그런 왜곡된 인식을 좀 버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직계 존속을 살해하는 행위를 가중 처벌하는 것처럼, 부모가 자식을 살해하는 직계비속 살인 행위에 대해서도 처벌을 강화해야 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꾸준히 발의되고 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진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장하림/그래픽: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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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녀 살해 후 극단 선택 “자식은 소유물 아니야…독립된 인격체”
    • 입력 2023-03-21 10:03:43
    • 수정2023-03-21 10:22:52
    930뉴스(제주)
[앵커]

최근 제주에서 40대 엄마가 중학생 딸을 살해한 뒤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인천에서도 40대 가장이 아내와 자녀를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는 등, 이 같은 비극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제주에서 40대 엄마와 중학생 딸이 숨진 채 발견된 건 지난 16일 오후.

퇴근한 남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주변 CCTV 분석 결과 제3자에 의한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습니다.

경찰은 "경제적 문제로 힘들다, 딸은 내가 데려간다"는 유서 등을 토대로, 엄마가 딸을 살해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인천에서도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40대 가장이 가족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가족 등을 숨지게 하고 자신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살해 후 자살 사건 가해자는 국내에서 최근 8년간 410여 명.

매주 한 번꼴로 일어난 셈입니다.

살해 후 자살로 인해 사망한 아동도 4년간 40여 명에 달합니다.

[인재근/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제주에서도 유사한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정부는 '살해 후 자살'의 통계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사례를 면밀하게 분석해서 우리 사회의 위험요소와 사각지대를 개선해나가야 합니다."]

이 같은 죽음은 채무나 생활고 등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탓에, 온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녀 살인 자체가 극단적 형태의 아동학대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공혜정/㈔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 "남겨진 아이들에 대한 어떤 사회적인 안전망이라든지, 보호망이 철저히 좀 더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 같고요. 부모님들 역시 '무조건 내가 없으면 아이가 잘못된다'는 그런 왜곡된 인식을 좀 버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직계 존속을 살해하는 행위를 가중 처벌하는 것처럼, 부모가 자식을 살해하는 직계비속 살인 행위에 대해서도 처벌을 강화해야 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꾸준히 발의되고 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진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장하림/그래픽: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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