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7] 하중도 유적·유물 방치…박물관은 미착공

입력 2023.03.22 (19:15) 수정 2023.03.2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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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네. 이번에는 모레(24일) 레고랜드 재개장을 앞두고, 앞으로의 과제와 전망을 짚어보겠습니다.

박성은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지난해 레고랜드 테마파크가 개장한 지 올해로 벌써 2년째를 맞았는데요.

아직도 레고랜드 테마파크 주변은 미개발된 곳이 많이 남아 있지요?

[기자]

네, 애초 레고랜드 개발 사업은 지금 테마파크가 자리잡고 있는 하중도의 전체와 상중도 일부를 개발하는 사업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업 대상지가 하중도로 축소됐습니다.

그나마 현재 실제 사용되고 있는 부지는 테마파크와 주차장에 불과합니다.

사업 전체 대상지의 36%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벌판으로 남아있는 상태인데요.

아직 짓기로 했던 컨벤션센터나 유적공원, 박물관, 상가시설 같은 건 들어서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아예 이대로 벌판으로 방치하는 건 아닙니다.

늦었지만, 관광시설 확충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레고랜드 다리 건너편 상중도에는 지방정원이 조성되는데, 1단계 사업으로 196억 원을 들여 2025년 상반기까지 정원소재실용화센터 건립이 확정됐습니다.

대형 각종 관상 식물을 구경할 수 있는 유리온실이나 육묘장이 포함돼 겨울철에도 관광객이 찾을 수 있습니다.

2단계는 이 센터 주변을 18만 제곱미터 규모의 지방정원으로 만드는 사업입니다.

이어, 마지막 3단계로 이 지방정원을 국가정원으로 승격시키는 작업이 진행됩니다.

개발 면적이 상중도의 하단부터 하중도 하단까지 최소 30만 제곱미터에 달합니다.

정원조성이 마무리되면, 상중도와 하중도를 연계한 호수 관광지가 탄생하게 됩니다.

[앵커]

이번에는 강원도가 관광지 개발을 위해 강원중도개발공사에 빌려 준 2,050억 빚 상환 문제를 살펴볼까요?

[기자]

네, 레고랜드가 들어선 하중도 개발을 맡은 강원중도개발공사는 사업비가 모자라서 금융권에서 2,050억 원을 빌려 썼습니다.

그 빚의 상환 기일이 지난해였는데, 중도공사는 상환 능력이 없었습니다.

그 빚의 보증을 섰던 강원도는 중도공사의 기업회생을 발표했다가 전국적인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 사태를 초래하면서, 세금으로 중도공사의 빚을 갚아줬습니다.

있는 예산이 아니라 강원도도 빚을 져서 중도공사의 빚을 갚아준 겁니다.

이제 남은 건 강원도가 어떻게 중도공사에게 빌려준 돈을 받느냐인데요.

쉽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현재 하중도의 분양 대상지 41만 제곱미터 가운데 86%인 36만 제곱미터의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현재로선 이 땅을 다 팔아도 빚을 갚기엔 700억 원 정도가 모자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도공사도 방법을 고심 중인데요.

우선 땅의 가치를 높여서 판 뒤 그 돈으로 빚을 갚는다는 계획입니다.

상가와 호텔 건설부터 서둘러 진행할 계획인데, 이미 중도금까지 치른 상태라 인허가만 받으면 된다는 게 중도공사의 계산입니다.

또, 기존에 싸게 팔았던 토지 계약 일부는 계약을 해지하고, 개발 가치를 반영해 나중에 다시 비싸게 팔겠다는 구상입니다.

[앵커]

네, 그럼 마지막으로 레고랜드를 포함한 하중도 조성 사업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켜봐야겠습니다만, 일단 하중도 개발의 핵심인 레고랜드 테마파크 측에서 제시한 비전이 그대로 추진된다면 꽤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올해 레고랜드 측은 내방객 확대를 위해서 야간개장과 어린이 물놀이장 오픈 같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내놨습니다.

장기 비전도 제시했는데요.

얼마 전에 레고랜드 코리아가 밝힌 계획을 보면 2027년까지 5년 동안 최대 천억 원을 투자해서, 놀이기구와 숙박, 관람시설을 증축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만약 이런 대규모 투자에 레고랜드가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애초 계획했던 강원권 핵심 관광지 조성이라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리포트]

레고랜드 테마파크가 들어선 하중도 끝쪽에 비닐하우스 여러 동이 들어서 있습니다.

검은 천을 덮어 놓은 건 청동기시대 고인돌 유적 일부입니다.

2013년 이후 하중도에서 이런 유물과 유적이 만 2천 점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가 아직도 비닐하우스 신세를 지고 있는 겁니다.

[오동철/춘천시민사회네트워크 운영위원장 : "계급 사회를 이루는 고인돌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사실 전 세계적으로 나온 사례가 없는 굉장히 중요한 유적을 갖다가 파헤쳐서 지금 비닐하우스 속에 방치하고 있는 거거든요."]

문화재청은 사업 초기부터 발굴 유적 관리를 위한 전시관과 유적공원 조성을 사업의 조건으로 요구해 왔습니다.

하지만 테마파크 개장 1년이 되도록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습니다.

사업자인 중도개발공사에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중도공사는 350억 원가량을 들여 레고랜드 테마파크 바로 옆인 이곳에 유적공원과 박물관을 조성할 예정입니다.

문제는 수백억 원에 달하는 건립비용이 혈세로 부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결국, 강원도의 돈을 빌려야 합니다.

[윤인재/강원도 산업국장 : "국가적인 유물이고 유구이기 때문에 국비를 좀 확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지금 중도개발공사하고 같이 고민을 좀 하고 있는 중입니다."]

공사 과정에서 발견된 법정 보호종, 맹꽁이에 대한 서식지 이전 작업도 진행중입니다.

강원도는 2021년 시작된 서식지 이전이 내년에나 끝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성은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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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파일7] 하중도 유적·유물 방치…박물관은 미착공
    • 입력 2023-03-22 19:15:47
    • 수정2023-03-22 21:21:15
    뉴스7(춘천)
[앵커]

네. 이번에는 모레(24일) 레고랜드 재개장을 앞두고, 앞으로의 과제와 전망을 짚어보겠습니다.

박성은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지난해 레고랜드 테마파크가 개장한 지 올해로 벌써 2년째를 맞았는데요.

아직도 레고랜드 테마파크 주변은 미개발된 곳이 많이 남아 있지요?

[기자]

네, 애초 레고랜드 개발 사업은 지금 테마파크가 자리잡고 있는 하중도의 전체와 상중도 일부를 개발하는 사업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업 대상지가 하중도로 축소됐습니다.

그나마 현재 실제 사용되고 있는 부지는 테마파크와 주차장에 불과합니다.

사업 전체 대상지의 36%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벌판으로 남아있는 상태인데요.

아직 짓기로 했던 컨벤션센터나 유적공원, 박물관, 상가시설 같은 건 들어서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아예 이대로 벌판으로 방치하는 건 아닙니다.

늦었지만, 관광시설 확충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레고랜드 다리 건너편 상중도에는 지방정원이 조성되는데, 1단계 사업으로 196억 원을 들여 2025년 상반기까지 정원소재실용화센터 건립이 확정됐습니다.

대형 각종 관상 식물을 구경할 수 있는 유리온실이나 육묘장이 포함돼 겨울철에도 관광객이 찾을 수 있습니다.

2단계는 이 센터 주변을 18만 제곱미터 규모의 지방정원으로 만드는 사업입니다.

이어, 마지막 3단계로 이 지방정원을 국가정원으로 승격시키는 작업이 진행됩니다.

개발 면적이 상중도의 하단부터 하중도 하단까지 최소 30만 제곱미터에 달합니다.

정원조성이 마무리되면, 상중도와 하중도를 연계한 호수 관광지가 탄생하게 됩니다.

[앵커]

이번에는 강원도가 관광지 개발을 위해 강원중도개발공사에 빌려 준 2,050억 빚 상환 문제를 살펴볼까요?

[기자]

네, 레고랜드가 들어선 하중도 개발을 맡은 강원중도개발공사는 사업비가 모자라서 금융권에서 2,050억 원을 빌려 썼습니다.

그 빚의 상환 기일이 지난해였는데, 중도공사는 상환 능력이 없었습니다.

그 빚의 보증을 섰던 강원도는 중도공사의 기업회생을 발표했다가 전국적인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 사태를 초래하면서, 세금으로 중도공사의 빚을 갚아줬습니다.

있는 예산이 아니라 강원도도 빚을 져서 중도공사의 빚을 갚아준 겁니다.

이제 남은 건 강원도가 어떻게 중도공사에게 빌려준 돈을 받느냐인데요.

쉽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현재 하중도의 분양 대상지 41만 제곱미터 가운데 86%인 36만 제곱미터의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현재로선 이 땅을 다 팔아도 빚을 갚기엔 700억 원 정도가 모자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도공사도 방법을 고심 중인데요.

우선 땅의 가치를 높여서 판 뒤 그 돈으로 빚을 갚는다는 계획입니다.

상가와 호텔 건설부터 서둘러 진행할 계획인데, 이미 중도금까지 치른 상태라 인허가만 받으면 된다는 게 중도공사의 계산입니다.

또, 기존에 싸게 팔았던 토지 계약 일부는 계약을 해지하고, 개발 가치를 반영해 나중에 다시 비싸게 팔겠다는 구상입니다.

[앵커]

네, 그럼 마지막으로 레고랜드를 포함한 하중도 조성 사업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켜봐야겠습니다만, 일단 하중도 개발의 핵심인 레고랜드 테마파크 측에서 제시한 비전이 그대로 추진된다면 꽤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올해 레고랜드 측은 내방객 확대를 위해서 야간개장과 어린이 물놀이장 오픈 같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내놨습니다.

장기 비전도 제시했는데요.

얼마 전에 레고랜드 코리아가 밝힌 계획을 보면 2027년까지 5년 동안 최대 천억 원을 투자해서, 놀이기구와 숙박, 관람시설을 증축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만약 이런 대규모 투자에 레고랜드가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애초 계획했던 강원권 핵심 관광지 조성이라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리포트]

레고랜드 테마파크가 들어선 하중도 끝쪽에 비닐하우스 여러 동이 들어서 있습니다.

검은 천을 덮어 놓은 건 청동기시대 고인돌 유적 일부입니다.

2013년 이후 하중도에서 이런 유물과 유적이 만 2천 점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가 아직도 비닐하우스 신세를 지고 있는 겁니다.

[오동철/춘천시민사회네트워크 운영위원장 : "계급 사회를 이루는 고인돌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사실 전 세계적으로 나온 사례가 없는 굉장히 중요한 유적을 갖다가 파헤쳐서 지금 비닐하우스 속에 방치하고 있는 거거든요."]

문화재청은 사업 초기부터 발굴 유적 관리를 위한 전시관과 유적공원 조성을 사업의 조건으로 요구해 왔습니다.

하지만 테마파크 개장 1년이 되도록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습니다.

사업자인 중도개발공사에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중도공사는 350억 원가량을 들여 레고랜드 테마파크 바로 옆인 이곳에 유적공원과 박물관을 조성할 예정입니다.

문제는 수백억 원에 달하는 건립비용이 혈세로 부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결국, 강원도의 돈을 빌려야 합니다.

[윤인재/강원도 산업국장 : "국가적인 유물이고 유구이기 때문에 국비를 좀 확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지금 중도개발공사하고 같이 고민을 좀 하고 있는 중입니다."]

공사 과정에서 발견된 법정 보호종, 맹꽁이에 대한 서식지 이전 작업도 진행중입니다.

강원도는 2021년 시작된 서식지 이전이 내년에나 끝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성은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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