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이용권 사들여 보조금만 ‘꿀꺽’

입력 2023.03.29 (08:01) 수정 2023.03.2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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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저렴한 가격에 안마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안마 바우처' 사업이 있는데요.

경주의 한 안마원이 이 바우처를 사들여 보조금만 가로챘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박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안마원으로 운영되던 경주의 한 건물.

이곳을 운영하던 A 씨는 지난달 폐업 신고도 없이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안마 바우처 부정수급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안마 바우처는 몸이 불편한 취약계층이 본인 돈 4천 원만 내면 4만 원 상당의 안마를 받게 하는 정부 지원사업, 그런데 A 씨가 대상자들한테서 바우처 카드를 사들인 뒤, 안마는 하지 않고 정부 보조금만 타낸 겁니다.

KBS가 경주시를 통해 해당 안마원에서 결제된 최근 석 달치 바우처 내역을 확인했더니, 안마사 4명이 천 5백여 차례 안마를 제공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해당 사정을 아는 업계 관계자는 실제 근무한 안마사는 2명이었고, 안마 건수도 한 달 2백 건 이하였다고 말합니다.

이에 안마사협회까지 나서, A 씨에 대한 운영 제재를 결정했지만, 감독 주체인 경주시는 손을 놓고 있습니다.

[경주시 복지정책과 관계자/음성변조 : "부정수급을 하시게 되면 저희도 바로는…. 즉시 적발은 힘든거죠. 제재를 좀 강력하게 (하려고 합니다.)"]

안마업계는 안마 자격이 시각장애인의 유일한 생계수단이라며, 이 같은 비위로 제도가 축소될까 우려합니다.

[이태용/안마사협회 대구지부 : "정부 예산이나 이런 것들이 너무 적다 보니깐 우리 안마사 선생님들의 충분한 생계가 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취약계층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마바우처 사업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철저한 점검과 감독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박가영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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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마이용권 사들여 보조금만 ‘꿀꺽’
    • 입력 2023-03-29 08:01:56
    • 수정2023-03-29 08:15:53
    뉴스광장(대구)
[앵커]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저렴한 가격에 안마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안마 바우처' 사업이 있는데요.

경주의 한 안마원이 이 바우처를 사들여 보조금만 가로챘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박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안마원으로 운영되던 경주의 한 건물.

이곳을 운영하던 A 씨는 지난달 폐업 신고도 없이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안마 바우처 부정수급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안마 바우처는 몸이 불편한 취약계층이 본인 돈 4천 원만 내면 4만 원 상당의 안마를 받게 하는 정부 지원사업, 그런데 A 씨가 대상자들한테서 바우처 카드를 사들인 뒤, 안마는 하지 않고 정부 보조금만 타낸 겁니다.

KBS가 경주시를 통해 해당 안마원에서 결제된 최근 석 달치 바우처 내역을 확인했더니, 안마사 4명이 천 5백여 차례 안마를 제공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해당 사정을 아는 업계 관계자는 실제 근무한 안마사는 2명이었고, 안마 건수도 한 달 2백 건 이하였다고 말합니다.

이에 안마사협회까지 나서, A 씨에 대한 운영 제재를 결정했지만, 감독 주체인 경주시는 손을 놓고 있습니다.

[경주시 복지정책과 관계자/음성변조 : "부정수급을 하시게 되면 저희도 바로는…. 즉시 적발은 힘든거죠. 제재를 좀 강력하게 (하려고 합니다.)"]

안마업계는 안마 자격이 시각장애인의 유일한 생계수단이라며, 이 같은 비위로 제도가 축소될까 우려합니다.

[이태용/안마사협회 대구지부 : "정부 예산이나 이런 것들이 너무 적다 보니깐 우리 안마사 선생님들의 충분한 생계가 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취약계층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마바우처 사업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철저한 점검과 감독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박가영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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