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공군 일병이 기밀 유출…“목적은 자기 과시”

입력 2023.04.14 (21:09) 수정 2023.04.14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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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미국 정부의 기밀 문건 유출 용의자가 붙잡혔습니다.

20대 초반의 군인입니다.

검거에는 정찰헬기에 장갑차까지 동원됐습니다.

워싱턴 이정민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총기와 장갑차까지 동원한 미 연방수사국, FBI요원들이 한 젊은 남성의 팔에 수갑을 채워 끌고 갑니다.

기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21살 잭 테세이라가 집에서 체포되는 순간입니다.

이 남성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방위군 공군 정보 부서 소속으로 계급은 일병입니다.

[메릭 갈런드/미국 법무장관 : "오늘 (미국) 법무부는 국방 기밀 정보의 무단 제거와 보관, 전송 혐의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잭 더글러스 테세이라를 체포했습니다."]

테세이라는 문건이 처음 유출된 곳으로 지목된 게임 대화 사이트 '디스코드'에서 비공개 대화방을 운영했습니다.

20여 명이 가입한 대화방에서 리더 역할을 했고, 특히 10대 소년들에게 자신이 기밀 정보 접근 권한이 있다는 걸 과시하며 정보를 공개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처음엔 문건 내용을 타자로 쳐서 올리다가 나중엔 아예 문서 사진을 찍어 올렸고 그 양도 수백 건으로 늘어났습니다.

테세이라는 외부 유출을 금지했지만, 지난 2월 말 10대 회원 한 명이 다른 대화방에 옮겨 올린 문서 일부가 SNS로 퍼져나가며 덜미가 잡혔습니다.

전 세계를 뒤흔든 기밀 문서 유출이 외부가 아닌 미군 내부자 소행으로 밝혀지자, 미국 정부는 충격에 빠졌다고 언론들은 보도했습니다.

[패트릭 라이더/미국 국방부 대변인 : "기밀 정보와 민감한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엄격한 지침이 있다는 걸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것은 고의적인 범죄 행위이자 이런 지침을 위반한 것입니다."]

스파이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예정인 테세이라는 현지 시각 14일 법원에 출석합니다.

수사의 초점은 이제 기밀 문건의 유출 경위와 규모, 문건의 조작 여부 등에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에서 KBS뉴스 이정민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서삼현/그래픽:김석훈/자료조사:문지연

[앵커]

용의자는 잡혔지만 여러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미국 뿐만 아니라 동맹국들을 뒤흔든 사건인데 용의자의 군 계급도 낮고, 알려진 범행 동기도 허술합니다.

워싱턴 연결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정민 특파원, 어떻게 21살, 일반 병사가 1급 기밀에 접근하고 또 유출까지 했는지 기밀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죠?

[기자]

네, 맞습니다.

용의자 테세이라 계급은 일병입니다.

하지만 군사 통신망 관리를 담당하는 직무를 맡고 있어 극도의 보안이 필요한 1급 기밀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미국에선 장교부터 사병까지 수천 명이 같은 권한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계급' 보다는 '직무' 연관성을 더 중요시 하는 거죠.

미국 정부는 뒤늦게 1급 기밀 브리핑을 받는 당국자의 수를 줄였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처음으로 입장을 내놨는데요.

동맹국 도청 의혹에 대해선 말을 아꼈고, 문건 내용이 가져올 파장을 애써 축소하려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 "유출 문건에 대해선 우려하지 않습니다. 우려되는 건 유출이 발생했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내가 아는 한 (문건 내용 중) 지금 중대한 결과를 불러올 상황은 없습니다."]

[앵커]

한국 입장에선 도청 의혹이 더 문제인데, 동맹나라들을 도청한 걸 놓고 미국 안에서는 뭐라고 합니까?

[기자]

네, 도청 의혹과 관련해 동맹국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의외로 동맹국에서 도감청을 지적하는 언급이 적다, 미국 정보 기관의 오랜 감시에 질려서 일거다, 뉴욕타임스 보도입니다.

한국 정부가 크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거라고도 봤습니다.

반면, 한국과 이스라엘에서 파문이 일고 있다, 여러 나라 외교관들이 문제 제기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상반된 보도도 있습니다.

[앵커]

우리 정부 입장은 문건 상당수가 조작됐다는 거였죠.

용의자가 이제 잡힌 상황인데, 지금 입장은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기자]

오늘 다시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가 입장을 밝혔는데요.

'한국 정부의 판단에 따르면 도감청이 있었다고 확정할 만한 단서가 없다'가 그 발언입니다.

미국이 용의자를 잡았으니 문서가 조작 아니지 않냐는 질문엔 미국이 알아내야 할 과정이다, 유출된 문건이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했습니다.

다만 미 당국자들은 동맹에게 누를 범한 것 같아 곤혹스럽고 미안한 기색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김석훈 노경일/자료조사: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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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살 공군 일병이 기밀 유출…“목적은 자기 과시”
    • 입력 2023-04-14 21:09:04
    • 수정2023-04-14 23:01:24
    뉴스 9
[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미국 정부의 기밀 문건 유출 용의자가 붙잡혔습니다.

20대 초반의 군인입니다.

검거에는 정찰헬기에 장갑차까지 동원됐습니다.

워싱턴 이정민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총기와 장갑차까지 동원한 미 연방수사국, FBI요원들이 한 젊은 남성의 팔에 수갑을 채워 끌고 갑니다.

기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21살 잭 테세이라가 집에서 체포되는 순간입니다.

이 남성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방위군 공군 정보 부서 소속으로 계급은 일병입니다.

[메릭 갈런드/미국 법무장관 : "오늘 (미국) 법무부는 국방 기밀 정보의 무단 제거와 보관, 전송 혐의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잭 더글러스 테세이라를 체포했습니다."]

테세이라는 문건이 처음 유출된 곳으로 지목된 게임 대화 사이트 '디스코드'에서 비공개 대화방을 운영했습니다.

20여 명이 가입한 대화방에서 리더 역할을 했고, 특히 10대 소년들에게 자신이 기밀 정보 접근 권한이 있다는 걸 과시하며 정보를 공개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처음엔 문건 내용을 타자로 쳐서 올리다가 나중엔 아예 문서 사진을 찍어 올렸고 그 양도 수백 건으로 늘어났습니다.

테세이라는 외부 유출을 금지했지만, 지난 2월 말 10대 회원 한 명이 다른 대화방에 옮겨 올린 문서 일부가 SNS로 퍼져나가며 덜미가 잡혔습니다.

전 세계를 뒤흔든 기밀 문서 유출이 외부가 아닌 미군 내부자 소행으로 밝혀지자, 미국 정부는 충격에 빠졌다고 언론들은 보도했습니다.

[패트릭 라이더/미국 국방부 대변인 : "기밀 정보와 민감한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엄격한 지침이 있다는 걸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것은 고의적인 범죄 행위이자 이런 지침을 위반한 것입니다."]

스파이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예정인 테세이라는 현지 시각 14일 법원에 출석합니다.

수사의 초점은 이제 기밀 문건의 유출 경위와 규모, 문건의 조작 여부 등에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에서 KBS뉴스 이정민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서삼현/그래픽:김석훈/자료조사:문지연

[앵커]

용의자는 잡혔지만 여러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미국 뿐만 아니라 동맹국들을 뒤흔든 사건인데 용의자의 군 계급도 낮고, 알려진 범행 동기도 허술합니다.

워싱턴 연결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정민 특파원, 어떻게 21살, 일반 병사가 1급 기밀에 접근하고 또 유출까지 했는지 기밀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죠?

[기자]

네, 맞습니다.

용의자 테세이라 계급은 일병입니다.

하지만 군사 통신망 관리를 담당하는 직무를 맡고 있어 극도의 보안이 필요한 1급 기밀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미국에선 장교부터 사병까지 수천 명이 같은 권한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계급' 보다는 '직무' 연관성을 더 중요시 하는 거죠.

미국 정부는 뒤늦게 1급 기밀 브리핑을 받는 당국자의 수를 줄였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처음으로 입장을 내놨는데요.

동맹국 도청 의혹에 대해선 말을 아꼈고, 문건 내용이 가져올 파장을 애써 축소하려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 "유출 문건에 대해선 우려하지 않습니다. 우려되는 건 유출이 발생했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내가 아는 한 (문건 내용 중) 지금 중대한 결과를 불러올 상황은 없습니다."]

[앵커]

한국 입장에선 도청 의혹이 더 문제인데, 동맹나라들을 도청한 걸 놓고 미국 안에서는 뭐라고 합니까?

[기자]

네, 도청 의혹과 관련해 동맹국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의외로 동맹국에서 도감청을 지적하는 언급이 적다, 미국 정보 기관의 오랜 감시에 질려서 일거다, 뉴욕타임스 보도입니다.

한국 정부가 크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거라고도 봤습니다.

반면, 한국과 이스라엘에서 파문이 일고 있다, 여러 나라 외교관들이 문제 제기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상반된 보도도 있습니다.

[앵커]

우리 정부 입장은 문건 상당수가 조작됐다는 거였죠.

용의자가 이제 잡힌 상황인데, 지금 입장은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기자]

오늘 다시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가 입장을 밝혔는데요.

'한국 정부의 판단에 따르면 도감청이 있었다고 확정할 만한 단서가 없다'가 그 발언입니다.

미국이 용의자를 잡았으니 문서가 조작 아니지 않냐는 질문엔 미국이 알아내야 할 과정이다, 유출된 문건이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했습니다.

다만 미 당국자들은 동맹에게 누를 범한 것 같아 곤혹스럽고 미안한 기색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김석훈 노경일/자료조사: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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