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7] 강원특별자치도 빈 손 출범 위기…4월 법 개정 무산

입력 2023.04.19 (19:25) 수정 2023.04.1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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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의 이름이 강원특별자치도로 바뀔 날이 이제 53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시간이 한 달 반 정도밖에 안 남은 건데요.

그런데도 강원특별자치도법 개정 작업은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뭐가 문젠지 취재기자와 함께 심층 진단해보겠습니다.

KBS 보도국의 송승룡 기자 나와 있습니다.

강원특별자치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어떤 상탭니까?

[기자]

네, 말씀하신 법안은 정확하겐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 전부개정법률안'입니다.

대표발의자는 더불어민주당의 허영 국회의원입니다.

허 의원을 포함해, 이 법안에 동의한 여야의 국회의원이 무려 86명에 달합니다.

전체 국회의원의 거의 3분의 1에 가까운 동의를 법안 발의 단계에서 확보를 한 셈인데요.

이러다보니 빠르게 국회를 통과할 것이다 이런 전망이 많았는데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이 전혀 달랐습니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크게 6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우선, 법안 공청회를 열어야하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소위원회와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와 전체회의, 마지막으로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해야하는 건데요.

그런데, 강원자치도법은 이 가운데 첫 단추, 바로 공청횐데요.

강원도는 이걸 오늘 할 계획이었는데, 결국 무산됐습니다.

국회 행안위가 강원자치도법 대신 충청도의 '중부내륙지원특별법'을 우선 논의하겠다 이렇게 결정한 겁니다.

[앵커]

충청도 법안을 먼저 심의하겠다.

그럼, 단순히 정치력에서 밀렸다 이런 뜻인가요?

[기자]

물론 그런 측면도 있고요.

또, 다양한 정치 역학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이 법안을 발의한 건 민주당 국회의원이고, 이 법안의 혜택을 보는 건 국민의힘 도지삽니다.

정부와 여당의 입장에선 민주당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이 곱게 보일리가 없고, 또, 야당의 입장에선 국민의힘 도지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법안이 달가울 리 없을 겁니다.

여기에, 강원도 국회의원은 고작 8명.

이 가운데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 의원은 단 2명뿐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법안의 국회 통과를 장담하는 건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또다른 문제는 현행 강원특별자치도법이 그 탄생부터 문제가 많았다는 점입니다.

지난해였죠?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여야 정당들은 앞다퉈서 강원특별자치도 설치를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선거 때 써먹기 위해선 빠른 법 제정이 필요했는데요.

지선 날짜가 6월 10일이었는데요.

강원특별자치도법도 바로 이날 제정이 됐습니다.

이게 그 당시 제정된 법률이고, 이건 이번에 국회에 제출된 법률 개정안인데요.

두께부터 다르지요?

현행 법률은 A4용지 10장짜리, 법조항 23개짜린데요.

이에 반해 개정안은 장수는 100장 정도에, 법조항도 137개로 늘었습니다.

애초에 법을 제정하면서, 너무 서두르다보니, '강원도의 이름을 강원특별자치도로 바꾼다' 딱 이 내용만 담은 법, 이런 것도 법이라고 부를 수 있나 싶을 정도의 법이 만들어졌고, 이걸 이제와서 싹 뜯어 고치려니 애를 먹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럼, 이번에 제출된 법률 개정안에는 문제가 없는 건가요?

[기자]

그 문제는 누구의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많이 다릅니다.

강원도와 허영 의원은 이 개정안이 정말 꼭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 담았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고요.

반면에, 정부 부처는 강원도가 지나치게 많은 걸 요구한다 이런 시각입니다.

실제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취합한 정부 각 부처의 의견을 보면, 한 마디로 '반대'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강원도의원 숫잡니다.

지금 지역구 의원 수는 44명인데요.

특별자치도가 되면, 이걸 50명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 담겨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정부의 반응은 '신중한 검토'입니다.

다른 시도와의 형평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또, 헌법재판소가 정한 선거구간 인구 편차 기준에도 벗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강원특별법 개정안에는 환경과 농업 분야의 규제 완화랑 강원첨단과학기술단지 조성 같은 사업도 담겨 있는데요.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정부는 전부 다 '신중히 검토하라'는 단서를 달아놨습니다.

말이 좋아서, 신중한 검토지, 이건 사실상 반대 의견인 겁니다.

[앵커]

법 개정, 참 험난해보이는데요.

그럼, 이 자치도법 개정, 정말 안되는 건가요?

[기자]

네, 일단은 법 개정안이 통과되긴 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전망입니다.

빠르면 다음 달, 늦어도, 자치도가 출범하는 6월 11일 이전엔 법이 개정될 거라는 건데요.

워낙 시간이 없기 때문에 과거 강원자치도법 제정 때처럼 공청회부터 국회 본회의까지,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될 거라는 거죠.

[앵커]

그럼, 문제가 없는 거 아닙니까?

[기자]

그게, 꼭 그렇진 않습니다.

개정안에 담긴 137개 조항 가운데 과연 몇 개나 살아 남을 것이냐?

또, 어떤 식으로 살아남을 것이냐?

이게 문젭니다.

현재로선 이 개정안 가운데 20%에서 30% 정도만 살아남을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특례 조항이 상당수 삭제될 수 있고요.

또, '해야한다'는 문구는 '할 수 있다'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법 개정은 하나마나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실익은 없는데, 괜히 전환 비용만 부담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는 겁니다.

쉽게 말해, 주민등록같은 각종 공문서나 간판에 있는 '강원도'란 단어를 '강원특별자치도'로 바꿔야하는데요.

이 비용만해도 최소 수십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데, 얻는 건 아무 것도 없는데 돈만 쓰는 어이없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는 겁니다.

[앵커]

정말 걱정스런 상황이군요.

잘 들었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지금까지 보도국의 송승룡 기자와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영상편집:신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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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파일7] 강원특별자치도 빈 손 출범 위기…4월 법 개정 무산
    • 입력 2023-04-19 19:25:10
    • 수정2023-04-19 20:07:58
    뉴스7(춘천)
[앵커]

강원도의 이름이 강원특별자치도로 바뀔 날이 이제 53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시간이 한 달 반 정도밖에 안 남은 건데요.

그런데도 강원특별자치도법 개정 작업은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뭐가 문젠지 취재기자와 함께 심층 진단해보겠습니다.

KBS 보도국의 송승룡 기자 나와 있습니다.

강원특별자치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어떤 상탭니까?

[기자]

네, 말씀하신 법안은 정확하겐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 전부개정법률안'입니다.

대표발의자는 더불어민주당의 허영 국회의원입니다.

허 의원을 포함해, 이 법안에 동의한 여야의 국회의원이 무려 86명에 달합니다.

전체 국회의원의 거의 3분의 1에 가까운 동의를 법안 발의 단계에서 확보를 한 셈인데요.

이러다보니 빠르게 국회를 통과할 것이다 이런 전망이 많았는데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이 전혀 달랐습니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크게 6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우선, 법안 공청회를 열어야하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소위원회와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와 전체회의, 마지막으로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해야하는 건데요.

그런데, 강원자치도법은 이 가운데 첫 단추, 바로 공청횐데요.

강원도는 이걸 오늘 할 계획이었는데, 결국 무산됐습니다.

국회 행안위가 강원자치도법 대신 충청도의 '중부내륙지원특별법'을 우선 논의하겠다 이렇게 결정한 겁니다.

[앵커]

충청도 법안을 먼저 심의하겠다.

그럼, 단순히 정치력에서 밀렸다 이런 뜻인가요?

[기자]

물론 그런 측면도 있고요.

또, 다양한 정치 역학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이 법안을 발의한 건 민주당 국회의원이고, 이 법안의 혜택을 보는 건 국민의힘 도지삽니다.

정부와 여당의 입장에선 민주당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이 곱게 보일리가 없고, 또, 야당의 입장에선 국민의힘 도지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법안이 달가울 리 없을 겁니다.

여기에, 강원도 국회의원은 고작 8명.

이 가운데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 의원은 단 2명뿐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법안의 국회 통과를 장담하는 건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또다른 문제는 현행 강원특별자치도법이 그 탄생부터 문제가 많았다는 점입니다.

지난해였죠?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여야 정당들은 앞다퉈서 강원특별자치도 설치를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선거 때 써먹기 위해선 빠른 법 제정이 필요했는데요.

지선 날짜가 6월 10일이었는데요.

강원특별자치도법도 바로 이날 제정이 됐습니다.

이게 그 당시 제정된 법률이고, 이건 이번에 국회에 제출된 법률 개정안인데요.

두께부터 다르지요?

현행 법률은 A4용지 10장짜리, 법조항 23개짜린데요.

이에 반해 개정안은 장수는 100장 정도에, 법조항도 137개로 늘었습니다.

애초에 법을 제정하면서, 너무 서두르다보니, '강원도의 이름을 강원특별자치도로 바꾼다' 딱 이 내용만 담은 법, 이런 것도 법이라고 부를 수 있나 싶을 정도의 법이 만들어졌고, 이걸 이제와서 싹 뜯어 고치려니 애를 먹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럼, 이번에 제출된 법률 개정안에는 문제가 없는 건가요?

[기자]

그 문제는 누구의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많이 다릅니다.

강원도와 허영 의원은 이 개정안이 정말 꼭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 담았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고요.

반면에, 정부 부처는 강원도가 지나치게 많은 걸 요구한다 이런 시각입니다.

실제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취합한 정부 각 부처의 의견을 보면, 한 마디로 '반대'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강원도의원 숫잡니다.

지금 지역구 의원 수는 44명인데요.

특별자치도가 되면, 이걸 50명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 담겨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정부의 반응은 '신중한 검토'입니다.

다른 시도와의 형평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또, 헌법재판소가 정한 선거구간 인구 편차 기준에도 벗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강원특별법 개정안에는 환경과 농업 분야의 규제 완화랑 강원첨단과학기술단지 조성 같은 사업도 담겨 있는데요.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정부는 전부 다 '신중히 검토하라'는 단서를 달아놨습니다.

말이 좋아서, 신중한 검토지, 이건 사실상 반대 의견인 겁니다.

[앵커]

법 개정, 참 험난해보이는데요.

그럼, 이 자치도법 개정, 정말 안되는 건가요?

[기자]

네, 일단은 법 개정안이 통과되긴 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전망입니다.

빠르면 다음 달, 늦어도, 자치도가 출범하는 6월 11일 이전엔 법이 개정될 거라는 건데요.

워낙 시간이 없기 때문에 과거 강원자치도법 제정 때처럼 공청회부터 국회 본회의까지,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될 거라는 거죠.

[앵커]

그럼, 문제가 없는 거 아닙니까?

[기자]

그게, 꼭 그렇진 않습니다.

개정안에 담긴 137개 조항 가운데 과연 몇 개나 살아 남을 것이냐?

또, 어떤 식으로 살아남을 것이냐?

이게 문젭니다.

현재로선 이 개정안 가운데 20%에서 30% 정도만 살아남을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특례 조항이 상당수 삭제될 수 있고요.

또, '해야한다'는 문구는 '할 수 있다'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법 개정은 하나마나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실익은 없는데, 괜히 전환 비용만 부담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는 겁니다.

쉽게 말해, 주민등록같은 각종 공문서나 간판에 있는 '강원도'란 단어를 '강원특별자치도'로 바꿔야하는데요.

이 비용만해도 최소 수십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데, 얻는 건 아무 것도 없는데 돈만 쓰는 어이없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는 겁니다.

[앵커]

정말 걱정스런 상황이군요.

잘 들었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지금까지 보도국의 송승룡 기자와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영상편집:신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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