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식량난 속 유기농법 내세우는 속사정 외

입력 2023.04.29 (08:12) 수정 2023.04.2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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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핵과 미사일 기술을 고도화하며 우주개발까지 들먹거리는 북한이지만 식량난은 올해 역시 피하지 못하고 해결책을 찾느라 전전긍긍하는 모습입니다.

지난 2월에 농업 문제를 단일 주제로 노동당 전원회의까지 열었는데요.

최근 북한 당국은 유기농법을 강조하고 나서 주목됩니다.

식량난을 덜어줄 근본 방책이 될까요?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이달 들어 조선중앙TV는 건강은 물론 환경에도 좋은 유기농법을 집중적으로 전했습니다.

농업 발전의 한 방향으로 내세운 건데요.

[조선중앙TV/4월 7일 : "그럼 이 시간부터 여러 시간에 나누어 유기농법의 우월성과 그를 실현하는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 보기로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토양이 비옥해지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합니다.

화학비료를 장기간 사용하면 산성화가 진행돼 유익한 생물들이 죽어 쓸모없는 땅이 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지렁이 활용을 적극 권합니다.

지렁이 배설물엔 농작물이 흡수할 수 있는 질소와 인, 칼륨이 많이 들어 있어 양질의 수확물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김현철/김일성 종합대학 연구사 : "지렁이 퇴비는 화학비료보다 30% 내지 40% 일반퇴비보단 50% 내지 100% 이상으로서 식물의 성장을 더 촉진시킵니다."]

또 거름을 빨리 만들면서 영양물질은 그대로 보존하는 지렁이 퇴비 20톤이 일반퇴비 80톤의 효과를 일으킨다며 경제성도 부각합니다.

생풀도 활용할 수 있다는데요.

벼를 추수하면서 호밀을 뿌린 뒤 이듬해 봄 땅을 갈면 호밀풀이 거름이 돼 생산량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장점은 많지만 단기간의 식량 증산이 어려운 유기농법을 강조하는 이유는 뭘까요?

먼저 토양의 산성화가 심각해 지금이라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입니다.

더 큰 이유로는 코로나19로 국경 봉쇄가 장기화 돼 비료 수입이 여의치 않은 점이 꼽힙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선임연구원 : "북한이 비료생산이 굉장히 열악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늘 필요한 비료의 초과분들을 이제 중국으로부터 수입을 하는 이 부분을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이제 유기농법을 강조하게 되는 그런 상황이 아닌가라고 보이고 있습니다."]

토지 산성화 방지와 비료 부족 해소를 위해 유기농법을 들고 나선 북한.

하지만 본격적인 춘궁기 식량난을 어떻게 넘길지 고민도 깊어 보입니다.

[앵커]

“미국은 싫어도 영어는 잘해야”

이처럼 대내외 상황이 어려운 북한인데 교육열만큼은 뜨겁습니다.

특히 영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는데 어린 학생들에겐 일상생활에서의 영어 회화에 중점을 둔 교육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최근 조선중앙TV에선 우리 초등학교, 중학교 격인 소학교와 초급 중학교에서 가르치는 영어 교수법을 자세히 소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소학교의 한 학급에서 삼삼오오 모둠으로 모인 아이들이 영어 퍼즐을 맞춥니다.

[조선중앙TV/4월 23일 : "(나는 공부하고 있어요.) 나는 열쇠가 필요해요."]

학생들이 영어를 어려워하지 않고 친근하게 받아들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데요.

교구를 활용한 단어 맞추기 등 놀이식 수업을 진행하며 영어에 재미를 느끼도록 합니다.

또 컴퓨터에선 영어로 게임하듯 교과서 내용을 익힐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만화영화 대사를 영어로 따라 하거나 노래도 부르고, 발표회를 통해 회화 실력도 뽐냅니다.

[조선중앙TV/4월 23일 : "학교에서는 외국어로 발표회도 자주 조직했습니다. 학생들의 경쟁심은 이 발표회를 계기로 외국어 학습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평양에 있는 이 초급중학교에선 수학 같은 교과목도 영어로 수업합니다.

[조선중앙TV/4월 18일 : "이 그림의 삼각형 A, G, C..."]

학생들은 다른 과목 예습도 영어로 하고, 선생님들도 영어 수업 준비에 바쁩니다.

일부 학생들은 일상 대화도 영어로 나누며 관심을 키워갑니다.

[조선중앙TV/4월 18일 : "(나는 이런 날씨가 좋아. 봐, 나는 교복을 입었어.) 나도 그래. (내일 날씨는 어때?)"]

영어교육은 몇 년 전부터 유치원에서도 활발한데요.

[남북의 창/2021년 6월 5일 방송 : "뭐? 생일상에? 꿀꿀이는 깜짝 놀랐어요. 왜 놀랐을까요?"]

북한의 초급중학교 영어 시간은 전체 수업의 11.8%로 우리의 11.1%보다 조금 많은데, 김정은 체제 들어 영어교육을 더 중시한다는 분석입니다.

국제사회의 주류 언어가 된 영어의 필요성을 인정한 모양샙니다.

하지만 적대적 관계인 미국식 영어보다는 영국식 영어에 더 관심을 쏟으며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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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북한은] 식량난 속 유기농법 내세우는 속사정 외
    • 입력 2023-04-29 08:12:36
    • 수정2023-04-29 11:17:08
    남북의 창
[앵커]

핵과 미사일 기술을 고도화하며 우주개발까지 들먹거리는 북한이지만 식량난은 올해 역시 피하지 못하고 해결책을 찾느라 전전긍긍하는 모습입니다.

지난 2월에 농업 문제를 단일 주제로 노동당 전원회의까지 열었는데요.

최근 북한 당국은 유기농법을 강조하고 나서 주목됩니다.

식량난을 덜어줄 근본 방책이 될까요?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이달 들어 조선중앙TV는 건강은 물론 환경에도 좋은 유기농법을 집중적으로 전했습니다.

농업 발전의 한 방향으로 내세운 건데요.

[조선중앙TV/4월 7일 : "그럼 이 시간부터 여러 시간에 나누어 유기농법의 우월성과 그를 실현하는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 보기로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토양이 비옥해지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합니다.

화학비료를 장기간 사용하면 산성화가 진행돼 유익한 생물들이 죽어 쓸모없는 땅이 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지렁이 활용을 적극 권합니다.

지렁이 배설물엔 농작물이 흡수할 수 있는 질소와 인, 칼륨이 많이 들어 있어 양질의 수확물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김현철/김일성 종합대학 연구사 : "지렁이 퇴비는 화학비료보다 30% 내지 40% 일반퇴비보단 50% 내지 100% 이상으로서 식물의 성장을 더 촉진시킵니다."]

또 거름을 빨리 만들면서 영양물질은 그대로 보존하는 지렁이 퇴비 20톤이 일반퇴비 80톤의 효과를 일으킨다며 경제성도 부각합니다.

생풀도 활용할 수 있다는데요.

벼를 추수하면서 호밀을 뿌린 뒤 이듬해 봄 땅을 갈면 호밀풀이 거름이 돼 생산량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장점은 많지만 단기간의 식량 증산이 어려운 유기농법을 강조하는 이유는 뭘까요?

먼저 토양의 산성화가 심각해 지금이라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입니다.

더 큰 이유로는 코로나19로 국경 봉쇄가 장기화 돼 비료 수입이 여의치 않은 점이 꼽힙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선임연구원 : "북한이 비료생산이 굉장히 열악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늘 필요한 비료의 초과분들을 이제 중국으로부터 수입을 하는 이 부분을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이제 유기농법을 강조하게 되는 그런 상황이 아닌가라고 보이고 있습니다."]

토지 산성화 방지와 비료 부족 해소를 위해 유기농법을 들고 나선 북한.

하지만 본격적인 춘궁기 식량난을 어떻게 넘길지 고민도 깊어 보입니다.

[앵커]

“미국은 싫어도 영어는 잘해야”

이처럼 대내외 상황이 어려운 북한인데 교육열만큼은 뜨겁습니다.

특히 영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는데 어린 학생들에겐 일상생활에서의 영어 회화에 중점을 둔 교육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최근 조선중앙TV에선 우리 초등학교, 중학교 격인 소학교와 초급 중학교에서 가르치는 영어 교수법을 자세히 소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소학교의 한 학급에서 삼삼오오 모둠으로 모인 아이들이 영어 퍼즐을 맞춥니다.

[조선중앙TV/4월 23일 : "(나는 공부하고 있어요.) 나는 열쇠가 필요해요."]

학생들이 영어를 어려워하지 않고 친근하게 받아들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데요.

교구를 활용한 단어 맞추기 등 놀이식 수업을 진행하며 영어에 재미를 느끼도록 합니다.

또 컴퓨터에선 영어로 게임하듯 교과서 내용을 익힐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만화영화 대사를 영어로 따라 하거나 노래도 부르고, 발표회를 통해 회화 실력도 뽐냅니다.

[조선중앙TV/4월 23일 : "학교에서는 외국어로 발표회도 자주 조직했습니다. 학생들의 경쟁심은 이 발표회를 계기로 외국어 학습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평양에 있는 이 초급중학교에선 수학 같은 교과목도 영어로 수업합니다.

[조선중앙TV/4월 18일 : "이 그림의 삼각형 A, G, C..."]

학생들은 다른 과목 예습도 영어로 하고, 선생님들도 영어 수업 준비에 바쁩니다.

일부 학생들은 일상 대화도 영어로 나누며 관심을 키워갑니다.

[조선중앙TV/4월 18일 : "(나는 이런 날씨가 좋아. 봐, 나는 교복을 입었어.) 나도 그래. (내일 날씨는 어때?)"]

영어교육은 몇 년 전부터 유치원에서도 활발한데요.

[남북의 창/2021년 6월 5일 방송 : "뭐? 생일상에? 꿀꿀이는 깜짝 놀랐어요. 왜 놀랐을까요?"]

북한의 초급중학교 영어 시간은 전체 수업의 11.8%로 우리의 11.1%보다 조금 많은데, 김정은 체제 들어 영어교육을 더 중시한다는 분석입니다.

국제사회의 주류 언어가 된 영어의 필요성을 인정한 모양샙니다.

하지만 적대적 관계인 미국식 영어보다는 영국식 영어에 더 관심을 쏟으며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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