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종 흰개미 도심 출현…방제 주의

입력 2023.05.19 (21:25) 수정 2023.05.19 (22:2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서울 도심에서 마른 나무까지 갉아먹는 외래종 흰개미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정부가 현장을 조사했더 실제 '외래 흰개미'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곤충은 나무로 된 문화재나 건축물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는데 대책도 막연한 상황입니다.

김진호 기자가 설명드립니다.

[리포트]

서울 도심에 사는 한 남성이 자신의 집에서 발견했다며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사진입니다.

처음 보는 곤충같다며 신고했고 환경부가 이 집을 방문해 조사한 결과, 국내에선 처음 발견된 '흰개미'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이름은 흰개미라지만 개미와는 한참 다른 곤충입니다.

개미는 '벌목'이고요.

흰개미는 '흰개미목'입니다.

오히려 바퀴벌레와 더 가깝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국내종은 제주도 등에 주로 서식하는 '일본흰개미', 또 금강 유역에 있는 '칸몬흰개미' 2종이었는데, 이번에 서울 도심에서 발견된 흰개미는 새로운 외래종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식성'입니다.

지난해 충북 청주의 목조문화재를 촬영한 화면인데요.

습기를 머금은 목재를 흰개미가 갉아먹어 위태로워 보입니다.

기존 국내종은 지면 근처 축축한 나무만 먹는 데 이번에 발견된 건 수분 함량이 10% 미만인 마른 나무까지 갉아먹습니다.

잘 건조된 목조물마저 위태로운 겁니다.

특히, 주서식지로 파악된 미국 남부에서는 피해가 심각합니다.

학교 크기의 목조 건물을 두세 달 안에 먹어 치울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날개'입니다.

날개는 짝짓기 비행을 하면서 발견되는데요.

이미 짝짓기에 나설 만큼 안정된 군집을 이루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환경부는 외부 유입 흔적이 없어 실내 목재인 문틀 틈에서 서식·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방제도 힘든데요.

낯선 종에다 실내 건축물까지 파고드는 특성상 기존의 방법으로는 방제 작업에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입니다.

일단, 발견된 흰개미에 대해서는 유전자 분석이 진행 중이고요.

추가로 발견할 경우 신고해달라고도 덧붙였습니다.

향후엔 농식품부 등 검역당국이 나서 구체적인 침투 확산경로에 대한 역학조사도 이어나갈 방침입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그래픽:김보나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외래종 흰개미 도심 출현…방제 주의
    • 입력 2023-05-19 21:25:17
    • 수정2023-05-19 22:20:58
    뉴스 9
[앵커]

서울 도심에서 마른 나무까지 갉아먹는 외래종 흰개미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정부가 현장을 조사했더 실제 '외래 흰개미'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곤충은 나무로 된 문화재나 건축물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는데 대책도 막연한 상황입니다.

김진호 기자가 설명드립니다.

[리포트]

서울 도심에 사는 한 남성이 자신의 집에서 발견했다며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사진입니다.

처음 보는 곤충같다며 신고했고 환경부가 이 집을 방문해 조사한 결과, 국내에선 처음 발견된 '흰개미'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이름은 흰개미라지만 개미와는 한참 다른 곤충입니다.

개미는 '벌목'이고요.

흰개미는 '흰개미목'입니다.

오히려 바퀴벌레와 더 가깝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국내종은 제주도 등에 주로 서식하는 '일본흰개미', 또 금강 유역에 있는 '칸몬흰개미' 2종이었는데, 이번에 서울 도심에서 발견된 흰개미는 새로운 외래종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식성'입니다.

지난해 충북 청주의 목조문화재를 촬영한 화면인데요.

습기를 머금은 목재를 흰개미가 갉아먹어 위태로워 보입니다.

기존 국내종은 지면 근처 축축한 나무만 먹는 데 이번에 발견된 건 수분 함량이 10% 미만인 마른 나무까지 갉아먹습니다.

잘 건조된 목조물마저 위태로운 겁니다.

특히, 주서식지로 파악된 미국 남부에서는 피해가 심각합니다.

학교 크기의 목조 건물을 두세 달 안에 먹어 치울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날개'입니다.

날개는 짝짓기 비행을 하면서 발견되는데요.

이미 짝짓기에 나설 만큼 안정된 군집을 이루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환경부는 외부 유입 흔적이 없어 실내 목재인 문틀 틈에서 서식·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방제도 힘든데요.

낯선 종에다 실내 건축물까지 파고드는 특성상 기존의 방법으로는 방제 작업에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입니다.

일단, 발견된 흰개미에 대해서는 유전자 분석이 진행 중이고요.

추가로 발견할 경우 신고해달라고도 덧붙였습니다.

향후엔 농식품부 등 검역당국이 나서 구체적인 침투 확산경로에 대한 역학조사도 이어나갈 방침입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그래픽:김보나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