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트레이너 일할 땐 직원, 퇴직 땐 프리랜서?

입력 2023.05.19 (21:49) 수정 2023.05.19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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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헬스나 요가 같은 운동할 때 개인지도 받는 분들 많습니다.

운동을 가르쳐주는 트레이너들은 대부분 한 곳에 소속돼 직원처럼 일하고 있지만,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 해 여러가지 불이익을 당하고 있습니다.

실태를 석혜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전의 한 헬스장에서 1년 반 동안 일했던 트레이너.

운동 수업 외에도 홍보 활동과 청소까지, 대표는 다양한 업무를 시켰습니다.

[이 모 씨/헬스 트레이너 : "(청소는) 정말 쉴 새 없이 막 움직여야 1시간 안에 끝나는 거고, '너 하루에 한 시간씩 무조건 전단지 돌리러 나가' 해서..."]

근로계약서엔 근무 장소와 업무 내용이 담겨 있고 계약에 없는 내용은 근로기준법을 따른다고 적혀 있지만, 이 씨가 퇴직하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대표는 이 씨가 근무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했다며 퇴직금을 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모 씨/헬스 트레이너 : "같은 건물 미용실 머리 자르러 두 번, 손에 꼽아요. 지금 이거 가지고 PT가 없는 시간대는 자유롭게 썼다고 하는 거예요."]

이 필라테스 강사도 한 곳에서 1년 넘게 일했지만, 임금 체불로 고용청을 찾았더니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김 모 씨/필라테스 강사/음성변조 : "수업료에 대한 부분은 위탁계약이라고 생각을 해서 근로자성이 인정이 안 된다고..."]

불이익을 당해도 구제 받긴 쉽지 않습니다.

사실상 직원으로 고용돼 일했다는 걸 스스로 증명해야 하고, 판단 기준도 제각각입니다.

[근로감독관/음성변조 : "저한테 따질 게 아니라 재진정을 하시면 다른 감독관이 다시 판단하실 거예요."]

해외처럼 근로자성에 대한 입증 책임을 사용자에게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허선영/노무사 : "사업주는 얼마든지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고용 관계를 맺을 수 있거든요. 입증책임을 (사업주에게) 전환시키는 방법도 고려돼야 될 것 같습니다."]

대법원은 "근무 장소와 시간이 정해져 있고, 사용자의 업무 지시를 받았다면 프리랜서 트레이너도 근로자로 봐야 한다"는 판결을 최근 확정했습니다.

KBS 뉴스 석혜원입니다.

촬영기자:김태석 이중우/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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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스트레이너 일할 땐 직원, 퇴직 땐 프리랜서?
    • 입력 2023-05-19 21:49:33
    • 수정2023-05-19 22:09:53
    뉴스 9
[앵커]

요즘 헬스나 요가 같은 운동할 때 개인지도 받는 분들 많습니다.

운동을 가르쳐주는 트레이너들은 대부분 한 곳에 소속돼 직원처럼 일하고 있지만,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 해 여러가지 불이익을 당하고 있습니다.

실태를 석혜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전의 한 헬스장에서 1년 반 동안 일했던 트레이너.

운동 수업 외에도 홍보 활동과 청소까지, 대표는 다양한 업무를 시켰습니다.

[이 모 씨/헬스 트레이너 : "(청소는) 정말 쉴 새 없이 막 움직여야 1시간 안에 끝나는 거고, '너 하루에 한 시간씩 무조건 전단지 돌리러 나가' 해서..."]

근로계약서엔 근무 장소와 업무 내용이 담겨 있고 계약에 없는 내용은 근로기준법을 따른다고 적혀 있지만, 이 씨가 퇴직하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대표는 이 씨가 근무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했다며 퇴직금을 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모 씨/헬스 트레이너 : "같은 건물 미용실 머리 자르러 두 번, 손에 꼽아요. 지금 이거 가지고 PT가 없는 시간대는 자유롭게 썼다고 하는 거예요."]

이 필라테스 강사도 한 곳에서 1년 넘게 일했지만, 임금 체불로 고용청을 찾았더니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김 모 씨/필라테스 강사/음성변조 : "수업료에 대한 부분은 위탁계약이라고 생각을 해서 근로자성이 인정이 안 된다고..."]

불이익을 당해도 구제 받긴 쉽지 않습니다.

사실상 직원으로 고용돼 일했다는 걸 스스로 증명해야 하고, 판단 기준도 제각각입니다.

[근로감독관/음성변조 : "저한테 따질 게 아니라 재진정을 하시면 다른 감독관이 다시 판단하실 거예요."]

해외처럼 근로자성에 대한 입증 책임을 사용자에게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허선영/노무사 : "사업주는 얼마든지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고용 관계를 맺을 수 있거든요. 입증책임을 (사업주에게) 전환시키는 방법도 고려돼야 될 것 같습니다."]

대법원은 "근무 장소와 시간이 정해져 있고, 사용자의 업무 지시를 받았다면 프리랜서 트레이너도 근로자로 봐야 한다"는 판결을 최근 확정했습니다.

KBS 뉴스 석혜원입니다.

촬영기자:김태석 이중우/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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