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제’ vs ‘불법집회’…경찰청장 “엄정 대응” 당부

입력 2023.05.26 (21:36) 수정 2023.05.26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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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5일) 대법원 앞에서 시작된 노동 단체의 노숙 농성은 경찰이 강제 해산했습니다.

경찰은 법원 앞에서 구호를 외친 미신고 불법 집회라는 입장이고, 노동 단체 측은 평화로운 문화제였다며 반박하고 있습니다.

최은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금속노조와 비정규직 단체의 1박 2일 노숙 농성은 '투쟁 문화제'란 이름으로 저녁 8시를 넘겨 시작됐습니다.

지켜보던 경찰은 8시 반쯤 첫 해산 명령을 내립니다.

[경찰 : "지금 즉시 해산하십시오."]

2차와 3차 해산 명령 뒤 강제 해산에 돌입합니다.

["놔! 놓으라고!!"]

주최 측은 지난 3년 간 이곳에서 열어 온 '문화제'를 탄압한다며 반발했습니다.

50명 내외의 인원이 인도에서 통행로를 확보하고 평화롭게 진행한 행사란 겁니다.

[김유정/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 : "문화제는 예술, 오락에 관한 집회로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 15조에 의해서 신고 의무가 면제되며..."]

경찰은 피켓 등을 들고 있었고 구호를 외쳤기 때문에 문화제를 빙자한 미신고 집회라고 봤습니다.

KBS 카메라에 담긴 구호 제창은 모두 7번이었습니다.

["진짜 사장 책임져라. 최저임금 인상하라."]

미신고 집회라고 해서 모두 해산할 수는 없기 때문에 해산 명령의 근거는 또 다른 쟁점입니다.

경찰은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집회가 법원 100미터 이내에서 열리는 것을 제한한 집회시위법 조항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주최 측인 금속노조와 비정규직 단체 등은 그동안 대법원을 상대로 18년 전 불거진 한국지엠의 불법파견 문제 등에 대해 빠른 판결을 촉구해왔습니다.

경찰은 이게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근거라고 봤습니다.

하지만 주최 측은 특정 사건이나 법관을 거론하지 않았고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 일반적 노동 문제 관련 행사였다고 반박했습니다.

주최 측이 강제 해산 조치의 적법성을 따지기 위해 법적 대응 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전국금속노조는 오는 31일 경찰청 앞에서 대규모 총파업 대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국 지휘부 화상 회의를 소집해 불법 집회 엄정 대응 방침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촬영기자:김경민 최하운 정준희/영상편집: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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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제’ vs ‘불법집회’…경찰청장 “엄정 대응” 당부
    • 입력 2023-05-26 21:36:49
    • 수정2023-05-26 22: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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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5일) 대법원 앞에서 시작된 노동 단체의 노숙 농성은 경찰이 강제 해산했습니다.

경찰은 법원 앞에서 구호를 외친 미신고 불법 집회라는 입장이고, 노동 단체 측은 평화로운 문화제였다며 반박하고 있습니다.

최은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금속노조와 비정규직 단체의 1박 2일 노숙 농성은 '투쟁 문화제'란 이름으로 저녁 8시를 넘겨 시작됐습니다.

지켜보던 경찰은 8시 반쯤 첫 해산 명령을 내립니다.

[경찰 : "지금 즉시 해산하십시오."]

2차와 3차 해산 명령 뒤 강제 해산에 돌입합니다.

["놔! 놓으라고!!"]

주최 측은 지난 3년 간 이곳에서 열어 온 '문화제'를 탄압한다며 반발했습니다.

50명 내외의 인원이 인도에서 통행로를 확보하고 평화롭게 진행한 행사란 겁니다.

[김유정/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 : "문화제는 예술, 오락에 관한 집회로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 15조에 의해서 신고 의무가 면제되며..."]

경찰은 피켓 등을 들고 있었고 구호를 외쳤기 때문에 문화제를 빙자한 미신고 집회라고 봤습니다.

KBS 카메라에 담긴 구호 제창은 모두 7번이었습니다.

["진짜 사장 책임져라. 최저임금 인상하라."]

미신고 집회라고 해서 모두 해산할 수는 없기 때문에 해산 명령의 근거는 또 다른 쟁점입니다.

경찰은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집회가 법원 100미터 이내에서 열리는 것을 제한한 집회시위법 조항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주최 측인 금속노조와 비정규직 단체 등은 그동안 대법원을 상대로 18년 전 불거진 한국지엠의 불법파견 문제 등에 대해 빠른 판결을 촉구해왔습니다.

경찰은 이게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근거라고 봤습니다.

하지만 주최 측은 특정 사건이나 법관을 거론하지 않았고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 일반적 노동 문제 관련 행사였다고 반박했습니다.

주최 측이 강제 해산 조치의 적법성을 따지기 위해 법적 대응 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전국금속노조는 오는 31일 경찰청 앞에서 대규모 총파업 대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국 지휘부 화상 회의를 소집해 불법 집회 엄정 대응 방침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촬영기자:김경민 최하운 정준희/영상편집: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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