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물 차고 농작물 썩어도”…침수 위험지구 수년째 ‘방치’

입력 2023.06.12 (21:37) 수정 2023.06.1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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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마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더욱이 올여름은 많은 비까지 예보돼 있습니다.

지자체들은 비 피해를 막고자 위험지구를 정해 개선에 나선다고 하지만 수년째 지지부진합니다.

해마다 침수 피해가 반복되는 만큼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규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도로에 흙탕물이 넘실대고 차 바퀴까지 물이 들어찼습니다.

두 해 전 여름, 시간당 50mm가 넘는 많은 비가 쏟아지며 침수 피해가 났습니다.

집중 호우 때면 인근 하천이 불어나면서 반복되는 문제입니다.

하천 폭이 6미터로 좁아 장마철만 되면 근처 민가와 시장 일대가 물에 잠깁니다.

잦은 침수 피해에 아예 가게를 한뼘 높여 지은 상인도 있습니다.

[전종철/고창군 상하면 : "20~30년 전부터 여름철 장마가 심하게 와서 비가 많이 온다든가 아니면 태풍이 온다든가 이랬을 때는 여지없이 물이 차요. 침수돼요. 여기 다."]

고창군은 지난해서야 재해 위험지구로 지정하고 하천 폭 확장 공사를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완공은 3년 뒤여서 주민들은 당장 올여름이 걱정입니다.

14년째 침수 위험지구로 남아있는 전주 외곽 마을.

비가 많이 오면 전주천 수위가 높아지며 마을과 농지 침수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입니다.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해 둑을 높이고 있지만 일부만 개선됐을 뿐입니다.

[이호주/전주시 전미동 : "(침수가 발생하면) 작물 성장이 덜하고 썩거나 무르고 이런 현상이 생기죠. 아직도 수로 정비가 안 된 지역이 많이 있어요. 정비 좀 더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침수나 붕괴, 고립 등 자연재해 위험개선지구는 전북에 모두 141곳.

이 가운데 4곳 중 1곳이 인명피해 가능성이 큰 '가'등급으로 분류됐습니다.

특히 전체의 절반 이상이 2020년 전에 지정돼 수년째 개선되지 않고 방치돼 있습니다.

법적으로 지자체가 위험개선지구를 정하고 계획을 세워 정비하지만,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다보니 속도가 더딘 게 현실입니다.

[윤근배/전라북도 자연재난과장 : "(개선 공사를) 한 번에 다 하면 좋겠죠. 141개소를. 그렇지만 그렇게 못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요 공정들은 6월 장마철 전에 끝내라고 지금 현장에 다 지시를 해놓은 상태고..."]

되풀이되는 수해가 시민의 생명과 재산에 직결된 문제인 만큼 빠른 정비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규희입니다.

촬영기자:신재복/그래픽: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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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에 물 차고 농작물 썩어도”…침수 위험지구 수년째 ‘방치’
    • 입력 2023-06-12 21:37:51
    • 수정2023-06-12 22:00:50
    뉴스9(전주)
[앵커]

장마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더욱이 올여름은 많은 비까지 예보돼 있습니다.

지자체들은 비 피해를 막고자 위험지구를 정해 개선에 나선다고 하지만 수년째 지지부진합니다.

해마다 침수 피해가 반복되는 만큼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규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도로에 흙탕물이 넘실대고 차 바퀴까지 물이 들어찼습니다.

두 해 전 여름, 시간당 50mm가 넘는 많은 비가 쏟아지며 침수 피해가 났습니다.

집중 호우 때면 인근 하천이 불어나면서 반복되는 문제입니다.

하천 폭이 6미터로 좁아 장마철만 되면 근처 민가와 시장 일대가 물에 잠깁니다.

잦은 침수 피해에 아예 가게를 한뼘 높여 지은 상인도 있습니다.

[전종철/고창군 상하면 : "20~30년 전부터 여름철 장마가 심하게 와서 비가 많이 온다든가 아니면 태풍이 온다든가 이랬을 때는 여지없이 물이 차요. 침수돼요. 여기 다."]

고창군은 지난해서야 재해 위험지구로 지정하고 하천 폭 확장 공사를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완공은 3년 뒤여서 주민들은 당장 올여름이 걱정입니다.

14년째 침수 위험지구로 남아있는 전주 외곽 마을.

비가 많이 오면 전주천 수위가 높아지며 마을과 농지 침수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입니다.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해 둑을 높이고 있지만 일부만 개선됐을 뿐입니다.

[이호주/전주시 전미동 : "(침수가 발생하면) 작물 성장이 덜하고 썩거나 무르고 이런 현상이 생기죠. 아직도 수로 정비가 안 된 지역이 많이 있어요. 정비 좀 더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침수나 붕괴, 고립 등 자연재해 위험개선지구는 전북에 모두 141곳.

이 가운데 4곳 중 1곳이 인명피해 가능성이 큰 '가'등급으로 분류됐습니다.

특히 전체의 절반 이상이 2020년 전에 지정돼 수년째 개선되지 않고 방치돼 있습니다.

법적으로 지자체가 위험개선지구를 정하고 계획을 세워 정비하지만,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다보니 속도가 더딘 게 현실입니다.

[윤근배/전라북도 자연재난과장 : "(개선 공사를) 한 번에 다 하면 좋겠죠. 141개소를. 그렇지만 그렇게 못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요 공정들은 6월 장마철 전에 끝내라고 지금 현장에 다 지시를 해놓은 상태고..."]

되풀이되는 수해가 시민의 생명과 재산에 직결된 문제인 만큼 빠른 정비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규희입니다.

촬영기자:신재복/그래픽: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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