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늪’ 부산 대중교통]② “빚으로 버티기도 한계”…마을버스 멈춰 서나?

입력 2023.06.20 (19:19) 수정 2023.06.2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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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적자 늪'에 빠진 부산 대중교통의 실태와 대책을 짚어보는 KBS의 연속보도, 오늘은 시내버스와 달리 민영제로 운영 중인 마을버스 문제를 들여다 보겠습니다.

운행할수록 손해를 보는 업체가 크게 늘었는데, 빚을 내 노선을 유지하기도 한계에 다다랐다고 합니다.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좁고 가파른 도로를 올라가는 마을버스.

노년층이 대부분인 고지대 주민들에겐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입니다.

[마을버스 승객 : "마을버스 없으면 안 되죠. (마을) 밑에까지 거리가 얼마인데요. 전부 계단이고, 내리막길인데…."]

이 업체가 보유한 마을버스는 모두 7대.

노선에 투입하는 버스를 6대에서 코로나19 이후 4대로 줄였습니다.

운영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그나마 운행하는 버스도 멈춰 세워야 할 형편입니다.

[이막례/마을버스 업체 대표 : "대출금 갚아야죠, 기사분들 월급 줘야죠, 앞으로 에어컨 트니까 기름값 많이 내야 하죠…. 더 이상 운행할 수가 없어요. 빚을 더 낼 수가 없어요."]

다른 마을버스 업체의 사정도 비슷합니다.

부산 마을버스의 운송 수입은 2019년 644억 원에서 지난해 482억 원으로 4년 사이 25% 정도 줄었습니다.

그 사이 인건비와 연료비는 크게 늘며, 2019년 23곳이던 적자업체가 지난해 47곳으로 2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도시철도나 시내버스에서 내려 마을버스로 갈아탄 승객의 경우 교통카드를 찍더라도 요금이 빠져나가지 않는데요,

마을버스 업계는 무료 환승으로 인한 손실도 크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환승 승객으로 마을버스 업체가 떠안는 손실은 지난해 기준 2백억 원 정도.

하지만 부산시에서 받은 보전금은 손실금의 70%인 138억 원밖에 안 됩니다.

[오성택/부산시 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 : "우리가 요구해야 할 당연한 권리다. 승객을 태웠으면 받아야 할 금액이니까 당연히 지급해 달라고 시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시내버스처럼 교통 약자를 위해 자치단체 예산으로 운송 단가를 지원하는 마을버스 통합관리제도는 기장군과 강서구에서만 시행 중입니다.

[이원규/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한꺼번에는 시행이 어렵고, 어떤 기준을 마련해서 단계적으로 통합관리제에 들어와서 재정 지원을 해주는 형태로 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업체 규모를 키우는 등 마을버스 업계의 자구책도 필요한 상황.

부산시는 환승 손실을 80~90%까지 보전하고, 노선 개편과 함께 시내버스와의 기능 조정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그래픽: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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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자 늪’ 부산 대중교통]② “빚으로 버티기도 한계”…마을버스 멈춰 서나?
    • 입력 2023-06-20 19:19:01
    • 수정2023-06-20 20:13:28
    뉴스7(부산)
[앵커]

'적자 늪'에 빠진 부산 대중교통의 실태와 대책을 짚어보는 KBS의 연속보도, 오늘은 시내버스와 달리 민영제로 운영 중인 마을버스 문제를 들여다 보겠습니다.

운행할수록 손해를 보는 업체가 크게 늘었는데, 빚을 내 노선을 유지하기도 한계에 다다랐다고 합니다.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좁고 가파른 도로를 올라가는 마을버스.

노년층이 대부분인 고지대 주민들에겐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입니다.

[마을버스 승객 : "마을버스 없으면 안 되죠. (마을) 밑에까지 거리가 얼마인데요. 전부 계단이고, 내리막길인데…."]

이 업체가 보유한 마을버스는 모두 7대.

노선에 투입하는 버스를 6대에서 코로나19 이후 4대로 줄였습니다.

운영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그나마 운행하는 버스도 멈춰 세워야 할 형편입니다.

[이막례/마을버스 업체 대표 : "대출금 갚아야죠, 기사분들 월급 줘야죠, 앞으로 에어컨 트니까 기름값 많이 내야 하죠…. 더 이상 운행할 수가 없어요. 빚을 더 낼 수가 없어요."]

다른 마을버스 업체의 사정도 비슷합니다.

부산 마을버스의 운송 수입은 2019년 644억 원에서 지난해 482억 원으로 4년 사이 25% 정도 줄었습니다.

그 사이 인건비와 연료비는 크게 늘며, 2019년 23곳이던 적자업체가 지난해 47곳으로 2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도시철도나 시내버스에서 내려 마을버스로 갈아탄 승객의 경우 교통카드를 찍더라도 요금이 빠져나가지 않는데요,

마을버스 업계는 무료 환승으로 인한 손실도 크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환승 승객으로 마을버스 업체가 떠안는 손실은 지난해 기준 2백억 원 정도.

하지만 부산시에서 받은 보전금은 손실금의 70%인 138억 원밖에 안 됩니다.

[오성택/부산시 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 : "우리가 요구해야 할 당연한 권리다. 승객을 태웠으면 받아야 할 금액이니까 당연히 지급해 달라고 시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시내버스처럼 교통 약자를 위해 자치단체 예산으로 운송 단가를 지원하는 마을버스 통합관리제도는 기장군과 강서구에서만 시행 중입니다.

[이원규/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한꺼번에는 시행이 어렵고, 어떤 기준을 마련해서 단계적으로 통합관리제에 들어와서 재정 지원을 해주는 형태로 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업체 규모를 키우는 등 마을버스 업계의 자구책도 필요한 상황.

부산시는 환승 손실을 80~90%까지 보전하고, 노선 개편과 함께 시내버스와의 기능 조정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그래픽: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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