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경비원 인권조례’ 제정했지만…

입력 2023.06.23 (17:30) 수정 2023.06.23 (17:3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 2020년, 서울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 갑질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뒤 전국 100여 개 지자체가 경비원의 인권 개선을 위한 조례를 제정했는데요.

경비원 노동환경은 좀 나아졌을까요.

곽동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정원수를 다듬는 경비원 강영두 씨.

이 아파트에서만 5년째 일하고 있지만 3개월마다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초단기 계약근로자 신분입니다.

[강영두/경비원 : "일하는 데 문제가 있다 싶으면 언제든지 계약종료를 할 수 있는 불리한 처지에 있는 거죠."]

최근 경비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강 씨처럼 3개월짜리 쪼개기 계약을 한 사례가 응답자의 70%에 육박했습니다.

3년 전 서울에서 주민 갑질을 고발하며 경비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경비원 인권 조례를 제정한 지자체가 백 곳을 웃돌지만, 여전히 대다수 경비원이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주민 발안으로는 전국에서 첫 경비원 조례를 제정한 대전 대덕구도 시행 반년이 넘도록 관련 예산이나 정책을 세우지 않다 시민단체 지적이 이어지자 뒤늦게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김홍태/대전 대덕구의장 : "(경비원 고용) 실태 파악을 하라고 했습니다. 2주 정도 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례와 상관없이 시행되던 경비원 지원 정책들도 무관심 속에 사장되고 있습니다.

[심유리/대전아파트경비노동자권리찾기 사업단장 : "장기 고용하는 아파트에 대해서 아파트 지원사업에 우선권을 준다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홍보한다면…."]

조례 제정뿐만 아니라 경비원의 고용불안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지자체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곽동화입니다.

촬영기자:강욱현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너도나도 ‘경비원 인권조례’ 제정했지만…
    • 입력 2023-06-23 17:30:43
    • 수정2023-06-23 17:38:10
    뉴스 5
[앵커]

지난 2020년, 서울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 갑질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뒤 전국 100여 개 지자체가 경비원의 인권 개선을 위한 조례를 제정했는데요.

경비원 노동환경은 좀 나아졌을까요.

곽동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정원수를 다듬는 경비원 강영두 씨.

이 아파트에서만 5년째 일하고 있지만 3개월마다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초단기 계약근로자 신분입니다.

[강영두/경비원 : "일하는 데 문제가 있다 싶으면 언제든지 계약종료를 할 수 있는 불리한 처지에 있는 거죠."]

최근 경비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강 씨처럼 3개월짜리 쪼개기 계약을 한 사례가 응답자의 70%에 육박했습니다.

3년 전 서울에서 주민 갑질을 고발하며 경비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경비원 인권 조례를 제정한 지자체가 백 곳을 웃돌지만, 여전히 대다수 경비원이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주민 발안으로는 전국에서 첫 경비원 조례를 제정한 대전 대덕구도 시행 반년이 넘도록 관련 예산이나 정책을 세우지 않다 시민단체 지적이 이어지자 뒤늦게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김홍태/대전 대덕구의장 : "(경비원 고용) 실태 파악을 하라고 했습니다. 2주 정도 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례와 상관없이 시행되던 경비원 지원 정책들도 무관심 속에 사장되고 있습니다.

[심유리/대전아파트경비노동자권리찾기 사업단장 : "장기 고용하는 아파트에 대해서 아파트 지원사업에 우선권을 준다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홍보한다면…."]

조례 제정뿐만 아니라 경비원의 고용불안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지자체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곽동화입니다.

촬영기자:강욱현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