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파트너십’은 끝?…프리고진 운명은? [친절한 뉴스K]

입력 2023.06.26 (12:54) 수정 2023.06.2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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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바그너그룹', '프리고진'.

러시아 군사 반란 사태 전하는 주말 뉴스 보시며, 이 등장 인물 생소하신 분들 있을 텐데요.

어떤 인물인지 '친절한 뉴스' 오승목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리포트]

보시는 사진, 러시아 최고 지도자 푸틴에게 요리를 내오는 이 남성이 바로, 지난 주말 군사 반란 사태를 일으킨 예브게니 프리고진입니다.

2011년 촬영된 사진인데요.

이 '푸틴의 요리사'가 어쩌다 군사기업 수장이 돼 러시아 심장부에 돌격하게 됐을까요.

프리고진은 1961년, 당시에는 레닌그라드로 불렸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습니다.

푸틴 대통령과 고향이 같죠.

어릴 때는 스키 선수를 꿈꿨는데 성공하지 못했고, 열여덟 살 때부터 절도, 사기 등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 다닙니다.

20대 후반 출소한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에서 핫도그 장사를 시작하죠.

장사가 잘 돼 빠르게 돈을 모읍니다.

이후 슈퍼마켓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고급 레스토랑 사업에도 뛰어드는데요.

'올리가르히', 러시아 신흥 재벌 반열에 오릅니다.

이때가 1990년대 초중반인데, 푸틴 대통령이 상트페테르부르크 부시장을 지냈을 때입니다.

이때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되죠.

푸틴 대통령의 만찬과 크렘린궁에서 열리는 연회까지 도맡으면서,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도 이때 얻습니다.

이런 막강한 인맥으로, 2010년부터는 러시아 학교와 군대의 급식 공급 계약까지 따내죠.

그런데, 프리고진의 사업 확장,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2014년 러시아 특수부대 지휘관 출신 드미트리 우트킨과 함께 민간 군사기업 '바그너 그룹'을 세웁니다.

특수부대 출신들로 꾸려진 용병 부대를 운용하는데요.

설립하자마자 벌어진 크름반도 강제 병합 때 러시아군을 돕고, 시리아-리비아 내전을 비롯해 아프리카 등지에서 벌어진 각종 분쟁에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이 '바그너 그룹', 시작부터 악명이 높았습니다.

'바그너'라는 명칭부터 수상한데요.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독일 나치의 히틀러가 좋아했던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죠.

여기서 따왔다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특수부대 출신들로 용병 부대를 꾸렸는데, 점점 교도소에서 출소한 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들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용병 80%가 교도소에서 수용됐던 사람들이라고 알려졌죠.

민간인 학살, 고문, 성폭력 등 서슴없이 저질러 악명을 떨쳤습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북부 부차 등에서도 민간인 학살을 자행했고요.

바그너그룹은, 분쟁이나 내전에 개입한 기회로 현지 광물 채굴 등 각종 이권 사업을 따내 큰 돈을 벌고 있다고 합니다.

이 돈 대부분이 푸틴의 통치 자금으로 쓰였다는 관측이 많은데요.

그러니까, 푸틴 입장에선 용병 바그너그룹을 통해 국내외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때로는 서로의 관계를 부인하며 외교적 책임도 피할 수 있죠.

대신 프리고진은 막대한 돈을 취하는, '피의 파트너십'인 겁니다.

이런 관계는 우크라이나 침공 때 절정을 맞다가, 결국 '나를 인정해달라'는 프리고진의 반란으로 끝이 나게 됐습니다.

프리고진은 용병 수만 명을 러시아 본토에 남겨 둔 채 벨라루스로 떠나버렸는데요.

러시아 정부가 프리고진의 재산을 압류하고 은행 계좌를 동결하면, 지난 30년의 사업 영광은 이제 더는 없을 겁니다.

오히려 자기 목숨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죠.

놀랍게도, 프리고진은 한때 동화책 작가로도 활동했습니다.

상당한 실력이었는데, 소인 왕국의 왕이 마법으로 몸을 키우다가 너무 커져, 왕국을 통치하지 못해 뒤늦게 후회한다는 내용인데요.

막상 본인은 실천하지 못한 교훈이 됐죠.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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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의 파트너십’은 끝?…프리고진 운명은? [친절한 뉴스K]
    • 입력 2023-06-26 12:54:58
    • 수정2023-06-26 22:05:50
    뉴스 12
[앵커]

'바그너그룹', '프리고진'.

러시아 군사 반란 사태 전하는 주말 뉴스 보시며, 이 등장 인물 생소하신 분들 있을 텐데요.

어떤 인물인지 '친절한 뉴스' 오승목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리포트]

보시는 사진, 러시아 최고 지도자 푸틴에게 요리를 내오는 이 남성이 바로, 지난 주말 군사 반란 사태를 일으킨 예브게니 프리고진입니다.

2011년 촬영된 사진인데요.

이 '푸틴의 요리사'가 어쩌다 군사기업 수장이 돼 러시아 심장부에 돌격하게 됐을까요.

프리고진은 1961년, 당시에는 레닌그라드로 불렸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습니다.

푸틴 대통령과 고향이 같죠.

어릴 때는 스키 선수를 꿈꿨는데 성공하지 못했고, 열여덟 살 때부터 절도, 사기 등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 다닙니다.

20대 후반 출소한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에서 핫도그 장사를 시작하죠.

장사가 잘 돼 빠르게 돈을 모읍니다.

이후 슈퍼마켓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고급 레스토랑 사업에도 뛰어드는데요.

'올리가르히', 러시아 신흥 재벌 반열에 오릅니다.

이때가 1990년대 초중반인데, 푸틴 대통령이 상트페테르부르크 부시장을 지냈을 때입니다.

이때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되죠.

푸틴 대통령의 만찬과 크렘린궁에서 열리는 연회까지 도맡으면서,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도 이때 얻습니다.

이런 막강한 인맥으로, 2010년부터는 러시아 학교와 군대의 급식 공급 계약까지 따내죠.

그런데, 프리고진의 사업 확장,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2014년 러시아 특수부대 지휘관 출신 드미트리 우트킨과 함께 민간 군사기업 '바그너 그룹'을 세웁니다.

특수부대 출신들로 꾸려진 용병 부대를 운용하는데요.

설립하자마자 벌어진 크름반도 강제 병합 때 러시아군을 돕고, 시리아-리비아 내전을 비롯해 아프리카 등지에서 벌어진 각종 분쟁에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이 '바그너 그룹', 시작부터 악명이 높았습니다.

'바그너'라는 명칭부터 수상한데요.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독일 나치의 히틀러가 좋아했던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죠.

여기서 따왔다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특수부대 출신들로 용병 부대를 꾸렸는데, 점점 교도소에서 출소한 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들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용병 80%가 교도소에서 수용됐던 사람들이라고 알려졌죠.

민간인 학살, 고문, 성폭력 등 서슴없이 저질러 악명을 떨쳤습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북부 부차 등에서도 민간인 학살을 자행했고요.

바그너그룹은, 분쟁이나 내전에 개입한 기회로 현지 광물 채굴 등 각종 이권 사업을 따내 큰 돈을 벌고 있다고 합니다.

이 돈 대부분이 푸틴의 통치 자금으로 쓰였다는 관측이 많은데요.

그러니까, 푸틴 입장에선 용병 바그너그룹을 통해 국내외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때로는 서로의 관계를 부인하며 외교적 책임도 피할 수 있죠.

대신 프리고진은 막대한 돈을 취하는, '피의 파트너십'인 겁니다.

이런 관계는 우크라이나 침공 때 절정을 맞다가, 결국 '나를 인정해달라'는 프리고진의 반란으로 끝이 나게 됐습니다.

프리고진은 용병 수만 명을 러시아 본토에 남겨 둔 채 벨라루스로 떠나버렸는데요.

러시아 정부가 프리고진의 재산을 압류하고 은행 계좌를 동결하면, 지난 30년의 사업 영광은 이제 더는 없을 겁니다.

오히려 자기 목숨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죠.

놀랍게도, 프리고진은 한때 동화책 작가로도 활동했습니다.

상당한 실력이었는데, 소인 왕국의 왕이 마법으로 몸을 키우다가 너무 커져, 왕국을 통치하지 못해 뒤늦게 후회한다는 내용인데요.

막상 본인은 실천하지 못한 교훈이 됐죠.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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