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는 말한다] 텃새된 민물가마우지의 습격…“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해야”

입력 2023.06.30 (12:36) 수정 2023.07.0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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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가운 겨울철새였던 민물가마우지가 이젠 불청객이 됐습니다.

기후 변화로 텃새화가 되면서 양식장과 낚시터까지 날아가 물고기를 잡아먹는다고 하는데요.

먹성 좋은 탓에 민물가마우지가 지나가면 물고기 씨가 마른다는 불만이 어민들 사이에 터져 나옵니다.

보호종이라 함부로 포획할 수도 없어 골칫거리가 된 민물가마우지, 이현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커먼 새들이 잇따라 송어 양식장으로 날아듭니다.

민물가마우집니다.

한편에 앉아있다가 날개를 퍼덕이며 물에 뛰어들고, 연신 자맥질을 합니다.

열흘 새 어린 송어 4만 마리를 다 잡아먹었습니다.

어린 송어를 새로 들여오고 가림막까지 세우는 데 생돈이 들었습니다.

[김재용/송어양식장 대표 : "그 위에다 그물을 쳐놨지만, 옆으로 빈틈이 있잖아요? 그리로 들어가 가지고 물속에서 헤엄치면서 다 먹어요, 이거를."]

인근 낚시터도 골머리를 썩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물고기를 잡아먹기도 하고 쪼아서 상처를 입히기 일쑵니다.

앞선 두 사례 모두 이 뒤쪽에 있는 집단 서식지에서 날아온 가마우지들에게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소양호에서도 물고기를 마구 잡아먹고, 강한 산성인 배설물 때문에 나무까지 고사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손 쓸 방법이 없습니다.

가마우지가 국제자연보호연맹이 정한 보호종이기 때문입니다.

[정병엽/평창군 야생생물담당자 : "포획 및 채취 금지 종으로 돼 있기 때문에 알을 비롯해서 성체까지 잡지는 못하는 걸로 돼 있습니다."]

이런 사이 서식지는 중부지방 곳곳으로 퍼졌고 개체수는 급증했습니다.

1999년 260여 마리였지만 올해는 2만 천여 마리로 조사됐습니다.

[정환진/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 : "강원도 등 관련 지자체에서 저희한테 (포획이 가능한 유해동물 지정) 건의를 한 바 있습니다.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도 있고..."]

환경부는 포획이 가능한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할지를 다음 달에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현기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영상편집:김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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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07-03 11:4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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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가운 겨울철새였던 민물가마우지가 이젠 불청객이 됐습니다.

기후 변화로 텃새화가 되면서 양식장과 낚시터까지 날아가 물고기를 잡아먹는다고 하는데요.

먹성 좋은 탓에 민물가마우지가 지나가면 물고기 씨가 마른다는 불만이 어민들 사이에 터져 나옵니다.

보호종이라 함부로 포획할 수도 없어 골칫거리가 된 민물가마우지, 이현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커먼 새들이 잇따라 송어 양식장으로 날아듭니다.

민물가마우집니다.

한편에 앉아있다가 날개를 퍼덕이며 물에 뛰어들고, 연신 자맥질을 합니다.

열흘 새 어린 송어 4만 마리를 다 잡아먹었습니다.

어린 송어를 새로 들여오고 가림막까지 세우는 데 생돈이 들었습니다.

[김재용/송어양식장 대표 : "그 위에다 그물을 쳐놨지만, 옆으로 빈틈이 있잖아요? 그리로 들어가 가지고 물속에서 헤엄치면서 다 먹어요, 이거를."]

인근 낚시터도 골머리를 썩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물고기를 잡아먹기도 하고 쪼아서 상처를 입히기 일쑵니다.

앞선 두 사례 모두 이 뒤쪽에 있는 집단 서식지에서 날아온 가마우지들에게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소양호에서도 물고기를 마구 잡아먹고, 강한 산성인 배설물 때문에 나무까지 고사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손 쓸 방법이 없습니다.

가마우지가 국제자연보호연맹이 정한 보호종이기 때문입니다.

[정병엽/평창군 야생생물담당자 : "포획 및 채취 금지 종으로 돼 있기 때문에 알을 비롯해서 성체까지 잡지는 못하는 걸로 돼 있습니다."]

이런 사이 서식지는 중부지방 곳곳으로 퍼졌고 개체수는 급증했습니다.

1999년 260여 마리였지만 올해는 2만 천여 마리로 조사됐습니다.

[정환진/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 : "강원도 등 관련 지자체에서 저희한테 (포획이 가능한 유해동물 지정) 건의를 한 바 있습니다.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도 있고..."]

환경부는 포획이 가능한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할지를 다음 달에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현기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영상편집:김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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