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없는 법 양산이 문제

⊙ 조재익 앵커 :
우리나라에는 만들기만 했지, 지켜지지 않는 법들이 하나 둘이 아닙니다. 심지어 정부조
차 법을 잘 지키지 않는 경우마저 있습니다. 외면 받는 법의 실태와 문제점을 홍지명 기
자가 보도합니다.
⊙ 홍지명 기자 :
정부 과천청사에는 자동판매기가 64대 있습니다. 현행 장애인복지법은 자동판매기를 설
치, 허가, 위탁할 때 장애인의 신청을 우선 반영하도록 노력한다 라고 규정합니다. 이 법
을 들어서 장애인협회가 2년 넘게 운영권 분담을 요구했지만 아직 장애인 몫은 없습니
다.
⊙ 김지주 / 장애인협회 과천시 지회장 :
법은 뒷전이고 자기네들은 그냥 수입금, 수입금 남은 것 우선 챙겨서 자기네들이 나눠
갖겠다 이런 얘기예요.
⊙ 홍지명 기자 :
정부조차 관심이 없습니다.
⊙ 김형만 / 과천청사관리소 :
법을 시행하기 위한 시행령하고 시행 규칙이 지금까지 법 제정이 계속 없었던 거죠.
⊙ 홍지명 기자 :
장애인복지법뿐만이 아닙니다. 영유아보육법과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여성근로자가 300
명 이상인 직장에서는 보육시설을 설치해야 합니다. 그러나 전국 253개 대상 사업장 가
운데 21%인 53곳만이 이를 지킬 뿐입니다.
⊙ 병원여직원 :
시댁 어른한테 맡겨가지고, 시댁과 저희집이 굉장히 멀어요. 그래서 일주일에 한번 토요
일날 아이들을 데리고 오고 일요일날 다시 데려다주는...
⊙ 홍지명 기자 :
또 업체에서 직원을 해고한 뒤 2년 안에 신규 채용을 할 때 해고자를 우선 고용하도록
한 근로기준법, 이 밖에 물 절약을 위한 중수도 설치 관련법 등 곳곳에 이같이 지켜지지
않는 법 조항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 권두섭 / 변호사 :
현실에서 규범력을 가질 수 없게 처벌 규정을 두지 않는다든지 하나의 어떤 권고 규정으
로만 둔다는 것은 그 법률이 하나의 장식품에 불과...
⊙ 홍지명 기자 :
선언적 의미의 법도 필요하지만 실천적 의미가 강한 법은 법을 만들 때부터 엄격한 제재
규정을 두고 또 정부도 법 집행에 의지를 보여야 할 때입니다. KBS뉴스 홍지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