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현정 앵커 :
지난 해 7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청소년 통행금지 구역, 일명 레드존이 제구실을 못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가 규제완화라는 명목으로 유해업소를 마구잡이로 허가해주면서
도 단속인력은 줄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진우 기자가 그 현장, 취재했습니다.
⊙ 김진우 기자 :
밤 10시,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중동 일대, 이곳은 청소년 유해업소가 몰려있어 지난해
청소년의 출입이 24시간 금지된 일명 레드존으로 지정됐습니다. 인근에는 4개의 중고등
학교가 있어 야간학습을 끝낸 학생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내립니다. 그리고
레드존과 주택가가 맞붙어 있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린 청소년들은 이 윤락업소가
밀집된 길을 지나가야만 합니다. 청소년들은 집에 가기 위해 매일 지나는 길이지만 하루
도 마음 편히 이 길을 지나지 못합니다.
⊙ 고교 2년 :
무서워서 막 뛰어가요. 뒤도 안 돌아보고 뛰어요.
⊙ 주민 :
동네가 여기 위쪽에 있으니까 지나가야죠. 날아갈 순 없고...
⊙ 김진우 기자 :
지난해 서울에서 유해업소의 단속이 강화된 이후 이곳에는 오히려 업소가 30% 늘어나면
서 학생들의 통학로까지 잠식해 버렸습니다. 그러나 단속 인력은 업소가 늘기 전 보다도
줄었습니다.
⊙ 박찬승 / 성남시 중원구 환경위생과 :
구조조정과 맞물려서 인원의 어려움이 있고, 유흥주점과 단란주점의 단속권한이 경찰에
넘어가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더 많습니다.
⊙ 김진우 기자 :
그 나마 1주일에 네 번 나와있는 단속반원들은 단속 한번 제대로 못한 채 남의 집 일 보
듯 합니다.
⊙ 성남시청 단속반 :
청소년이라 막으면 따귀 맞아요. 돌아가냐며. 사창가가 동네 중간이에요.
⊙ 김진우 기자 :
또 경찰은 1차 단속권한이 구청에 있다고 무분별하게 허가 해 준 구청 탓만 합니다.
⊙ 성남 남부경찰서 관계자 :
사실은 구청이나 시청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았어요 했는데...
⊙ 김진우 기자 :
이런 단속 떠넘기기는 레드존이 설정된 전국의 67개 대부분의 지역에서 거의 비슷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수원역 앞, 일명 텍사스 촌입니다. 청소년 통행금지 구역이지만 윤락
업소와 시장이 혼재 돼 청소년들은 마음대로 사창가를 지나다닙니다. 이곳에도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평택역 앞의 레드존엔 아예 어린이 놀이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청소년들은 아무 여과없이 잘못된 어른문화를 흡수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현장추적> 말뿐인 레드존
-
- 입력 2000-05-08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 황현정 앵커 :
지난 해 7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청소년 통행금지 구역, 일명 레드존이 제구실을 못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가 규제완화라는 명목으로 유해업소를 마구잡이로 허가해주면서
도 단속인력은 줄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진우 기자가 그 현장, 취재했습니다.
⊙ 김진우 기자 :
밤 10시,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중동 일대, 이곳은 청소년 유해업소가 몰려있어 지난해
청소년의 출입이 24시간 금지된 일명 레드존으로 지정됐습니다. 인근에는 4개의 중고등
학교가 있어 야간학습을 끝낸 학생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내립니다. 그리고
레드존과 주택가가 맞붙어 있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린 청소년들은 이 윤락업소가
밀집된 길을 지나가야만 합니다. 청소년들은 집에 가기 위해 매일 지나는 길이지만 하루
도 마음 편히 이 길을 지나지 못합니다.
⊙ 고교 2년 :
무서워서 막 뛰어가요. 뒤도 안 돌아보고 뛰어요.
⊙ 주민 :
동네가 여기 위쪽에 있으니까 지나가야죠. 날아갈 순 없고...
⊙ 김진우 기자 :
지난해 서울에서 유해업소의 단속이 강화된 이후 이곳에는 오히려 업소가 30% 늘어나면
서 학생들의 통학로까지 잠식해 버렸습니다. 그러나 단속 인력은 업소가 늘기 전 보다도
줄었습니다.
⊙ 박찬승 / 성남시 중원구 환경위생과 :
구조조정과 맞물려서 인원의 어려움이 있고, 유흥주점과 단란주점의 단속권한이 경찰에
넘어가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더 많습니다.
⊙ 김진우 기자 :
그 나마 1주일에 네 번 나와있는 단속반원들은 단속 한번 제대로 못한 채 남의 집 일 보
듯 합니다.
⊙ 성남시청 단속반 :
청소년이라 막으면 따귀 맞아요. 돌아가냐며. 사창가가 동네 중간이에요.
⊙ 김진우 기자 :
또 경찰은 1차 단속권한이 구청에 있다고 무분별하게 허가 해 준 구청 탓만 합니다.
⊙ 성남 남부경찰서 관계자 :
사실은 구청이나 시청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았어요 했는데...
⊙ 김진우 기자 :
이런 단속 떠넘기기는 레드존이 설정된 전국의 67개 대부분의 지역에서 거의 비슷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수원역 앞, 일명 텍사스 촌입니다. 청소년 통행금지 구역이지만 윤락
업소와 시장이 혼재 돼 청소년들은 마음대로 사창가를 지나다닙니다. 이곳에도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평택역 앞의 레드존엔 아예 어린이 놀이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청소년들은 아무 여과없이 잘못된 어른문화를 흡수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