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겨서, 쓰러져서, 휩쓸려서’…‘카눈’ 피해 막을 방법은?

입력 2023.08.08 (17:59) 수정 2023.08.0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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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또 비 소식입니다. 이번엔 태풍입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모레(10일) 오전 경남 해안에 상륙한 뒤 내륙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국이 태풍 영향권 안에 드는 겁니다.

지난달 내린 비가 경북 산사태와 오송 지하차도 침수 등 큰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남긴터라, 이번 태풍이 유독 걱정 되실텐데요.

과거 태풍으로 인한 사고 유형을 살펴보고,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은 없는지 확인해 보시죠.

■ '지하·공사장·야외 작업장'…같은 장소 같은 피해

① 지하
태풍이 올 때 가장 큰 인명피해가 난 곳입니다.

가장 최근 태풍인 '힌남노'를 되짚어보겠습니다. 지난해 9월 발생한 '힌남노'는 경북 포항에 시간당 최대 116mm 넘는 비를 몰고 왔습니다. 피해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집중됐는데요. 급격히 차오른 빗물에 당시 주차 차량을 빼러 내려간 주민 7명이 숨졌고, 2명이 다쳤습니다.

2016년 태풍 '차바' 때도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울산 중구의 주상복합아파트에서 50대 여성이, 울주군의 아파트에서는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사고 발생지는 모두 지하 주차장이었습니다.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보겠습니다. 2003년 태풍 '매미'인데요. 당시 태풍과 밀물 시간까지 겹쳐 경남 마산의 해안 저지대 지역이 대부분 잠겼습니다. 역시 피해는 지하 공간에서 크게 발생했는데요. 마산합포구 해운동의 한 상가건물 지하에서만 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잠긴 경북 포항 아파트 단지의 지하주차장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잠긴 경북 포항 아파트 단지의 지하주차장

② 공사장
태풍엔 강한 바람도 동반되는데, 이때 주로 피해가 발생한 곳은 공사장 주변이었습니다.

2016년 태풍 '차바'가 그랬습니다. 당시 제주 고산에 불었던 최대 순간 풍속은 초속 56.5m. 이 정도라면 차량 문을 개방한 채 시속 약 180km로 달리는 차에서 느끼는 세기와 비슷합니다.

이 밖에의 지역에서도 초속 25m 이상의 강한 바람이 관측됐는데요. 피해는 남쪽에서 주로 이어졌는데, 부산 영도구의 한 대학 공사장에서 타워 크레인이 강풍에 넘어지면서 50대 노동자가 숨졌습니다.

2003년 '매미' 때도 같은 피해가 있었습니다. 제주 일대에서 순간 초속 60m의 강풍이 불었고, 부산 수영구의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대형크레인이 쓰러져, 소방관 1명이 숨지고 4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2016년 태풍 ‘차바’로 잠긴 울산에서 고립된 여성 구조2016년 태풍 ‘차바’로 잠긴 울산에서 고립된 여성 구조

③ 야외 작업장
밖에서 일하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2020년 태풍 '마이삭' 땐, 부산 기장군의 한 주택에서 물이 새는 지붕을 수리하겠다며 야외 작업을 한 70대 남성이 강풍으로 추락해 숨졌습니다.

또, 2016년엔 부산 강서구의 한 방파제에서 어선의 결박상태를 점검하던 50대가 파도에 휩쓸려 사망했습니다.

2020년, 태풍 ‘마이삭’으로 파손된 부산의 주택들2020년, 태풍 ‘마이삭’으로 파손된 부산의 주택들

■ 태풍 시작 전 '대비' … 태풍 중엔 '외출 삼가야'

태풍 자체는 피할 수는 없겠지만, 행동요령으로 피해 규모는 줄일 수 있을 겁니다. 다만, 태풍시 행동요령은 단계별로 다릅니다.

앞선 피해 사례들의 공통점은 태풍 시기에 맞지 않는 행동이 피해로 이어졌다는 점인데요. 단계별로 유의사항을 파악하고 따르셔야겠습니다.


① 태풍 시작 전:
대비는 태풍이 오기 '전'에 해야 합니다. 차량 이동, 결박 작업 등이 이뤄져야 하는 시점입니다.
- 하천, 저지대, 지하주차장 등에 침수 위험이 있는 곳에 주차된 차량은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 공사장, 축대, 옹벽 등도 태풍이 오기 전 미리 점검합니다.
- 바람에 날아갈 위험이 있는 지붕, 간판 등의 결박 작업도 미리 해둬야 합니다.
- 창문은 창틀에 테이프로 고정시키고, 침수 예상 건물은 물막이 판이나 모레 주머니로 침수를 예방합니다.
- 농경지의 배수로 정비, 해안가의 선박이나 어망·어구 등은 미리 결박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합니다.

② 태풍 시작 후:
태풍 중엔 외출을 삼가고, 기상정보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 건물 출입문과 창문은 닫아 파손되지 않게 하고, 창문이나 유리문에서 멀리 떨어져 있도록 합니다.
- 농촌 지역에선 논둑이나 물꼬를 보러 나가지 말아야 합니다.
- 공사장과 지하공간, 전신주 등 위험 지역의 접근을 하지 않습니다.
- 침수도로, 지하차도 등에서는 차량 통행을 절대 금합니다.
- 저지대, 침수 지역, 계곡 등에 있다가 대피 안내를 받으면 즉시 안전 지역으로 대피합니다.

③ 태풍 끝난 뒤:
피해 확인·보수 작업은 태풍이 지난 '뒤'에 합니다.
- 가족과 지인에 연락해 안전 여부를 묻고, 실종이 의심되면 경찰서에 신고합니다.
- 주택과 도로 등 파손된 시설물은 가까운 시·군·구청이나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에 신고합니다.
- 침수된 도로나 교량, 제방 등은 파손과 붕괴의 위험이 있어 접근하지 않습니다.
- 침수 주택은 가스나 전기차단기가 내려있는지 확인하고, 전문가의 안전점검 후에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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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08 17:59:55
    • 수정2023-08-09 09: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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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또 비 소식입니다. 이번엔 태풍입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모레(10일) 오전 경남 해안에 상륙한 뒤 내륙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국이 태풍 영향권 안에 드는 겁니다.

지난달 내린 비가 경북 산사태와 오송 지하차도 침수 등 큰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남긴터라, 이번 태풍이 유독 걱정 되실텐데요.

과거 태풍으로 인한 사고 유형을 살펴보고,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은 없는지 확인해 보시죠.

■ '지하·공사장·야외 작업장'…같은 장소 같은 피해

① 지하
태풍이 올 때 가장 큰 인명피해가 난 곳입니다.

가장 최근 태풍인 '힌남노'를 되짚어보겠습니다. 지난해 9월 발생한 '힌남노'는 경북 포항에 시간당 최대 116mm 넘는 비를 몰고 왔습니다. 피해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집중됐는데요. 급격히 차오른 빗물에 당시 주차 차량을 빼러 내려간 주민 7명이 숨졌고, 2명이 다쳤습니다.

2016년 태풍 '차바' 때도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울산 중구의 주상복합아파트에서 50대 여성이, 울주군의 아파트에서는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사고 발생지는 모두 지하 주차장이었습니다.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보겠습니다. 2003년 태풍 '매미'인데요. 당시 태풍과 밀물 시간까지 겹쳐 경남 마산의 해안 저지대 지역이 대부분 잠겼습니다. 역시 피해는 지하 공간에서 크게 발생했는데요. 마산합포구 해운동의 한 상가건물 지하에서만 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잠긴 경북 포항 아파트 단지의 지하주차장
② 공사장
태풍엔 강한 바람도 동반되는데, 이때 주로 피해가 발생한 곳은 공사장 주변이었습니다.

2016년 태풍 '차바'가 그랬습니다. 당시 제주 고산에 불었던 최대 순간 풍속은 초속 56.5m. 이 정도라면 차량 문을 개방한 채 시속 약 180km로 달리는 차에서 느끼는 세기와 비슷합니다.

이 밖에의 지역에서도 초속 25m 이상의 강한 바람이 관측됐는데요. 피해는 남쪽에서 주로 이어졌는데, 부산 영도구의 한 대학 공사장에서 타워 크레인이 강풍에 넘어지면서 50대 노동자가 숨졌습니다.

2003년 '매미' 때도 같은 피해가 있었습니다. 제주 일대에서 순간 초속 60m의 강풍이 불었고, 부산 수영구의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대형크레인이 쓰러져, 소방관 1명이 숨지고 4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2016년 태풍 ‘차바’로 잠긴 울산에서 고립된 여성 구조
③ 야외 작업장
밖에서 일하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2020년 태풍 '마이삭' 땐, 부산 기장군의 한 주택에서 물이 새는 지붕을 수리하겠다며 야외 작업을 한 70대 남성이 강풍으로 추락해 숨졌습니다.

또, 2016년엔 부산 강서구의 한 방파제에서 어선의 결박상태를 점검하던 50대가 파도에 휩쓸려 사망했습니다.

2020년, 태풍 ‘마이삭’으로 파손된 부산의 주택들
■ 태풍 시작 전 '대비' … 태풍 중엔 '외출 삼가야'

태풍 자체는 피할 수는 없겠지만, 행동요령으로 피해 규모는 줄일 수 있을 겁니다. 다만, 태풍시 행동요령은 단계별로 다릅니다.

앞선 피해 사례들의 공통점은 태풍 시기에 맞지 않는 행동이 피해로 이어졌다는 점인데요. 단계별로 유의사항을 파악하고 따르셔야겠습니다.


① 태풍 시작 전:
대비는 태풍이 오기 '전'에 해야 합니다. 차량 이동, 결박 작업 등이 이뤄져야 하는 시점입니다.
- 하천, 저지대, 지하주차장 등에 침수 위험이 있는 곳에 주차된 차량은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 공사장, 축대, 옹벽 등도 태풍이 오기 전 미리 점검합니다.
- 바람에 날아갈 위험이 있는 지붕, 간판 등의 결박 작업도 미리 해둬야 합니다.
- 창문은 창틀에 테이프로 고정시키고, 침수 예상 건물은 물막이 판이나 모레 주머니로 침수를 예방합니다.
- 농경지의 배수로 정비, 해안가의 선박이나 어망·어구 등은 미리 결박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합니다.

② 태풍 시작 후:
태풍 중엔 외출을 삼가고, 기상정보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 건물 출입문과 창문은 닫아 파손되지 않게 하고, 창문이나 유리문에서 멀리 떨어져 있도록 합니다.
- 농촌 지역에선 논둑이나 물꼬를 보러 나가지 말아야 합니다.
- 공사장과 지하공간, 전신주 등 위험 지역의 접근을 하지 않습니다.
- 침수도로, 지하차도 등에서는 차량 통행을 절대 금합니다.
- 저지대, 침수 지역, 계곡 등에 있다가 대피 안내를 받으면 즉시 안전 지역으로 대피합니다.

③ 태풍 끝난 뒤:
피해 확인·보수 작업은 태풍이 지난 '뒤'에 합니다.
- 가족과 지인에 연락해 안전 여부를 묻고, 실종이 의심되면 경찰서에 신고합니다.
- 주택과 도로 등 파손된 시설물은 가까운 시·군·구청이나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에 신고합니다.
- 침수된 도로나 교량, 제방 등은 파손과 붕괴의 위험이 있어 접근하지 않습니다.
- 침수 주택은 가스나 전기차단기가 내려있는지 확인하고, 전문가의 안전점검 후에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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