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보다 기괴해진 2023년 ‘카눈’…철저히 대비해야

입력 2023.08.09 (06:43) 수정 2023.08.0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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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 처음으로 이름을 붙인 것은 호주의 예보관들이었답니다. 그 당시 호주 예보관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을 붙였다네요. 기상청 자료를 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미 공군과 해군에서 공식적으로 태풍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고 예보관들은 자신의 아내나 애인의 이름으로 태풍을 불렀답니다.
그 후 여러 사연을 거쳐 2000년부터는 아시아-태평양지역 국민들의 태풍에 대한 관심과 경계를 높이기 위해서 각 태풍위원회 회원국이 제출한 이름으로 변경하여 사용하고 있다고 기상청은 설명합니다. 태풍 이름은 국가별로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가 있습니다. 각 조 28개씩 5개 조로 구성돼 순서대로 사용합니다. 태풍이 대략 한해 20개 남짓 발생하므로 전체 이름이 다시 되돌아오려면 4~5년이 걸립니다.

■10여 년 전에 찾아왔던 '카눈' 세력은 작아도 인명·재산피해

'카눈'도 마찬가지입니다. 카눈은 열대과일 이름입니다. 3월 현재 태국에서 제출한 5조에 속한 이름입니다. 지금 북상하는 '카눈'보다 앞서 한반도에 영향을 준 건 2012년 7월에 찾아온 제7호 태풍 '카눈'이었습니다.

당시 진로도 현재와 비슷하게 남북을 종단하는 모습입니다. 2012년 7월 19일 제주도를 지나 전남 남해안으로 상륙할 때 중심기압은 990hPa, 최대풍속은 시속 86km 강풍반경은 230km 내외의 약한 소형 태풍이었습니다.

 한반도를 강타한 ‘카눈’들 녹색선은 2012년 7월 카눈, 검은 태풍 표시는 현재 북상 중인 2023년 ‘카눈’ 한반도를 강타한 ‘카눈’들 녹색선은 2012년 7월 카눈, 검은 태풍 표시는 현재 북상 중인 2023년 ‘카눈’

중부지방을 관통한 ‘카눈’은 2012년 7월 19일 낮 12시쯤 강원도 속초시 북쪽 약 70㎞ 부근 동해상에서 소멸했습니다.
당시 기사들을 보면, 2012년 '카눈'으로 인해 "전국 2만 6236여 개 가구가 일시 정전되고 경기와 인천 지역 18가구는 주택이 침수됐으며, 선박 10척이 좌초되거나 침몰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고, 경북 상주에서는 주택의 벽이 무너지면서 잠을 자던 83세 노인이 사망했으며 제주항으로 대피한 선망어선의 선원 이모(52)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2012년보다 헷갈리는 진로, 더 느린 2023년 '카눈' 철저히 대비해야

지금 북상 중인 '카눈'은 8일 오전 9시 현재 중심기압 970hPa 최대풍속이 시속 126km 강풍반경이 350km에 이르는 강한 태풍입니다. 십여 년전 보다는 강해졌습니다. 오늘 오후 제주도를 시작으로 카눈의 영향권에 들며 전국적으로 태풍특보가 내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2023년 카눈은 매우 이례적인 진로와 함께 느린 속도가 특징입니다. 2012년 카눈은 상륙 전에도 시속 30km대 후반에서 40km대 중반까지 기록하며 이동하다 상륙한 뒤에도 시속 37km대의 속도로 이동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다가오는 카눈은 이에 비하면 매우 느립니다. 시속 15~20km대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느리다는 건 그만큼 육지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게 되고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커질 수 있습니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이번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제 6호 태풍 카눈은 과거 우리나라에 심각한 피해를 불러왔던 여느 태풍들과 피해 정도를 예상하기는 매우 어렵다"면서도 "이번 태풍은 북상하는 이동 속도가 매우 느려 영향 지속시간이 길고 많은 강수량과 매우 강한 강풍에 의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많은 비와 첨탑을 부러뜨릴 세기의 강풍 조심

이번 카눈으로 인해 전국에는 많은 비가 내릴 전망입니다. 9~11일까지 서울과 인천, 경기 그리고 서해5도에는 80~120mm, 많게는 150mm 이상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습니다. 강원영동은 200~400mm, 많은 곳은 600mm 이상 비가 오겠습니다. 충남서해안, 대전과 충청남부내륙은 100~200mm, 세종과 충청북부내륙에는 80~120mm, 최대 150mm 이상 비가 오는 곳이 있겠습니다.
이 외에도 광주와 전라도 100~200mm 많은 곳은 300mm 이상이 오기도 하겠고 대구와 경북, 부산, 울산과 경남에도 100~200mm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예측했습니다. 순간적인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특히 지난해 힌남노와 같이 다수 인명피해가 날 수 있는 지하공간에 대한 대비가 절실합니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해 침수됐던 지하주차장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해 침수됐던 지하주차장

이번 카눈은 최대 풍속 20~ 30m/s 대의 강풍을 동반할 것으로 보입니다. 초속 20m 이상이면 한자리에 서 있기가 힘들고, 허술한 지붕이나 유리창이 부서지고, 간판이 날아갈 수 있습니다. 초속 30m는 시속 108km로 달리는 자동차에서 바람을 맞는 것과 비슷합니다. 가로수가 뿌리째 뽑히고 달리는 기차가 탈선할 수 있습니다. 초속 28.4m의 강풍을 몰고 왔던 2019년 태풍 '링링'은 간판을 날리고 교회 첨탑을 부러뜨리기까지 했습니다.

■태풍 위기경보 '심각'…중대본 3단계 격상

카눈이 올라오자, 정부의 발길도 분주해졌습니다. 태풍 위기경보를 4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대응단계도 최고단계인 3단계로 올렸습니다. 산림청은 산사태 위기경보 '경계'로 상향했고 전국 모든 국립공원 탐방로도 전면 통제됐습니다. 소방청도 '중앙긴급구조통제단'을 가동했습니다.

지난 장마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태풍을 대비하는 우리들의 안전의식도 점검해야 합니다.


① 태풍 시작 전:
대비는 태풍이 오기 '전'에 해야 합니다. 차량 이동, 결박 작업 등이 이뤄져야 하는 시점입니다.
- 하천, 저지대, 지하주차장 등에 침수 위험이 있는 곳에 주차된 차량은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 공사장, 축대, 옹벽 등도 태풍이 오기 전 미리 점검합니다.
- 바람에 날아갈 위험이 있는 지붕, 간판 등의 결박 작업도 미리 해둬야 합니다.
- 창문은 창틀에 테이프로 고정시키고, 침수 예상 건물은 물막이 판이나 모레 주머니로 침수를 예방합니다.
- 농경지의 배수로 정비, 해안가의 선박이나 어망·어구 등은 미리 결박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합니다.

② 태풍 시작 후:
태풍 중엔 외출을 삼가고, 기상정보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 건물 출입문과 창문은 닫아 파손되지 않게 하고, 창문이나 유리문에서 멀리 떨어져 있도록 합니다.
- 농촌 지역에선 논둑이나 물꼬를 보러 나가지 말아야 합니다.
- 공사장과 지하공간, 전신주 등 위험 지역의 접근을 하지 않습니다.
- 침수도로, 지하차도 등에서는 차량 통행을 절대 금합니다.
- 저지대, 침수 지역, 계곡 등에 있다가 대피 안내를 받으면 즉시 안전 지역으로 대피합니다.

③ 태풍 끝난 뒤:
피해 확인·보수 작업은 태풍이 지난 '뒤'에 합니다.
- 가족과 지인에 연락해 안전 여부를 묻고, 실종이 의심되면 경찰서에 신고합니다.
- 주택과 도로 등 파손된 시설물은 가까운 시·군·구청이나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에 신고합니다.
- 침수된 도로나 교량, 제방 등은 파손과 붕괴의 위험이 있어 접근하지 않습니다.
- 침수 주택은 가스나 전기차단기가 내려있는지 확인하고, 전문가의 안전점검 후에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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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 처음으로 이름을 붙인 것은 호주의 예보관들이었답니다. 그 당시 호주 예보관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을 붙였다네요. 기상청 자료를 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미 공군과 해군에서 공식적으로 태풍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고 예보관들은 자신의 아내나 애인의 이름으로 태풍을 불렀답니다.
그 후 여러 사연을 거쳐 2000년부터는 아시아-태평양지역 국민들의 태풍에 대한 관심과 경계를 높이기 위해서 각 태풍위원회 회원국이 제출한 이름으로 변경하여 사용하고 있다고 기상청은 설명합니다. 태풍 이름은 국가별로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가 있습니다. 각 조 28개씩 5개 조로 구성돼 순서대로 사용합니다. 태풍이 대략 한해 20개 남짓 발생하므로 전체 이름이 다시 되돌아오려면 4~5년이 걸립니다.

■10여 년 전에 찾아왔던 '카눈' 세력은 작아도 인명·재산피해

'카눈'도 마찬가지입니다. 카눈은 열대과일 이름입니다. 3월 현재 태국에서 제출한 5조에 속한 이름입니다. 지금 북상하는 '카눈'보다 앞서 한반도에 영향을 준 건 2012년 7월에 찾아온 제7호 태풍 '카눈'이었습니다.

당시 진로도 현재와 비슷하게 남북을 종단하는 모습입니다. 2012년 7월 19일 제주도를 지나 전남 남해안으로 상륙할 때 중심기압은 990hPa, 최대풍속은 시속 86km 강풍반경은 230km 내외의 약한 소형 태풍이었습니다.

 한반도를 강타한 ‘카눈’들 녹색선은 2012년 7월 카눈, 검은 태풍 표시는 현재 북상 중인 2023년 ‘카눈’
중부지방을 관통한 ‘카눈’은 2012년 7월 19일 낮 12시쯤 강원도 속초시 북쪽 약 70㎞ 부근 동해상에서 소멸했습니다.
당시 기사들을 보면, 2012년 '카눈'으로 인해 "전국 2만 6236여 개 가구가 일시 정전되고 경기와 인천 지역 18가구는 주택이 침수됐으며, 선박 10척이 좌초되거나 침몰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고, 경북 상주에서는 주택의 벽이 무너지면서 잠을 자던 83세 노인이 사망했으며 제주항으로 대피한 선망어선의 선원 이모(52)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2012년보다 헷갈리는 진로, 더 느린 2023년 '카눈' 철저히 대비해야

지금 북상 중인 '카눈'은 8일 오전 9시 현재 중심기압 970hPa 최대풍속이 시속 126km 강풍반경이 350km에 이르는 강한 태풍입니다. 십여 년전 보다는 강해졌습니다. 오늘 오후 제주도를 시작으로 카눈의 영향권에 들며 전국적으로 태풍특보가 내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2023년 카눈은 매우 이례적인 진로와 함께 느린 속도가 특징입니다. 2012년 카눈은 상륙 전에도 시속 30km대 후반에서 40km대 중반까지 기록하며 이동하다 상륙한 뒤에도 시속 37km대의 속도로 이동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다가오는 카눈은 이에 비하면 매우 느립니다. 시속 15~20km대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느리다는 건 그만큼 육지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게 되고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커질 수 있습니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이번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제 6호 태풍 카눈은 과거 우리나라에 심각한 피해를 불러왔던 여느 태풍들과 피해 정도를 예상하기는 매우 어렵다"면서도 "이번 태풍은 북상하는 이동 속도가 매우 느려 영향 지속시간이 길고 많은 강수량과 매우 강한 강풍에 의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많은 비와 첨탑을 부러뜨릴 세기의 강풍 조심

이번 카눈으로 인해 전국에는 많은 비가 내릴 전망입니다. 9~11일까지 서울과 인천, 경기 그리고 서해5도에는 80~120mm, 많게는 150mm 이상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습니다. 강원영동은 200~400mm, 많은 곳은 600mm 이상 비가 오겠습니다. 충남서해안, 대전과 충청남부내륙은 100~200mm, 세종과 충청북부내륙에는 80~120mm, 최대 150mm 이상 비가 오는 곳이 있겠습니다.
이 외에도 광주와 전라도 100~200mm 많은 곳은 300mm 이상이 오기도 하겠고 대구와 경북, 부산, 울산과 경남에도 100~200mm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예측했습니다. 순간적인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특히 지난해 힌남노와 같이 다수 인명피해가 날 수 있는 지하공간에 대한 대비가 절실합니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해 침수됐던 지하주차장
이번 카눈은 최대 풍속 20~ 30m/s 대의 강풍을 동반할 것으로 보입니다. 초속 20m 이상이면 한자리에 서 있기가 힘들고, 허술한 지붕이나 유리창이 부서지고, 간판이 날아갈 수 있습니다. 초속 30m는 시속 108km로 달리는 자동차에서 바람을 맞는 것과 비슷합니다. 가로수가 뿌리째 뽑히고 달리는 기차가 탈선할 수 있습니다. 초속 28.4m의 강풍을 몰고 왔던 2019년 태풍 '링링'은 간판을 날리고 교회 첨탑을 부러뜨리기까지 했습니다.

■태풍 위기경보 '심각'…중대본 3단계 격상

카눈이 올라오자, 정부의 발길도 분주해졌습니다. 태풍 위기경보를 4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대응단계도 최고단계인 3단계로 올렸습니다. 산림청은 산사태 위기경보 '경계'로 상향했고 전국 모든 국립공원 탐방로도 전면 통제됐습니다. 소방청도 '중앙긴급구조통제단'을 가동했습니다.

지난 장마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태풍을 대비하는 우리들의 안전의식도 점검해야 합니다.


① 태풍 시작 전:
대비는 태풍이 오기 '전'에 해야 합니다. 차량 이동, 결박 작업 등이 이뤄져야 하는 시점입니다.
- 하천, 저지대, 지하주차장 등에 침수 위험이 있는 곳에 주차된 차량은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 공사장, 축대, 옹벽 등도 태풍이 오기 전 미리 점검합니다.
- 바람에 날아갈 위험이 있는 지붕, 간판 등의 결박 작업도 미리 해둬야 합니다.
- 창문은 창틀에 테이프로 고정시키고, 침수 예상 건물은 물막이 판이나 모레 주머니로 침수를 예방합니다.
- 농경지의 배수로 정비, 해안가의 선박이나 어망·어구 등은 미리 결박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합니다.

② 태풍 시작 후:
태풍 중엔 외출을 삼가고, 기상정보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 건물 출입문과 창문은 닫아 파손되지 않게 하고, 창문이나 유리문에서 멀리 떨어져 있도록 합니다.
- 농촌 지역에선 논둑이나 물꼬를 보러 나가지 말아야 합니다.
- 공사장과 지하공간, 전신주 등 위험 지역의 접근을 하지 않습니다.
- 침수도로, 지하차도 등에서는 차량 통행을 절대 금합니다.
- 저지대, 침수 지역, 계곡 등에 있다가 대피 안내를 받으면 즉시 안전 지역으로 대피합니다.

③ 태풍 끝난 뒤:
피해 확인·보수 작업은 태풍이 지난 '뒤'에 합니다.
- 가족과 지인에 연락해 안전 여부를 묻고, 실종이 의심되면 경찰서에 신고합니다.
- 주택과 도로 등 파손된 시설물은 가까운 시·군·구청이나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에 신고합니다.
- 침수된 도로나 교량, 제방 등은 파손과 붕괴의 위험이 있어 접근하지 않습니다.
- 침수 주택은 가스나 전기차단기가 내려있는지 확인하고, 전문가의 안전점검 후에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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