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하와이 최악의 화재…“초기 대응 부실이 피해 키워”

입력 2023.08.16 (12:38) 수정 2023.08.1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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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와이에서 일어난 산불이 아직 완전히 꺼지지 않은 가운데 연일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확인된 사망자만 백 명을 넘었고 앞으로 두 배가 될 수도 있다는 소식입니다.

백 년만의 대화재라는 하와이 산불과 관련해 김혜송 해설위원과 함께 알아봅니다.

피해가 어느 정돕니까?

[기자]

처음 소식이 전해졌을 때 사망자가 6명이었는데요.

그런데 수색이 진행되면서 집계된 사망자 숫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불탄 면적이 약 9 제곱 킬로미터에 이르고 건물 2천 200여 채가 파손됐습니다.

재산 피해는 60억 달러, 우리 돈 약 8조 원 가까이로 추산됩니다.

화재 발생 일주일이 지난 현지 시간 어제까지 인명피해를 보면 숨진 사람이 101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런데 아직 진화와 수색이 진행 중이어서 주 당국은 앞으로 열흘 동안 사망자 수가 2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색은 피해지역의 약 4분의 1에 대해 이뤄졌는데요 사망자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네 명 뿐입니다.

불길로 대부분의 시신이 훼손이 심해서 DNA 분석을 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앵커]

화재가 어디서 어떻게 난 건가요?

[기자]

불이 난 곳은 하와이 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마우이 섬입니다.

지도를 보면서 말씀드리죠.

빅 아일랜드라고 불리우는 하와이 섬이 가장 크고요,

다음이 제주도와 면적이 비슷한 마우이 섬인데요,

여기서 화재가 났습니다.

처음 불이 난 것은 현지 시간 지난 8일이었는데 오전 0시 22분에 중부와 쿨라 지역에서 오전 6시 반쯤에는 서부 라하이나에서 또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아직 화재 원인은 나오지 않았는데요.

불은 화재 당일 하와이 남쪽 약 천 킬로미터 해상을 지나던 허리케인 '도라'의 영향으로 섬 곳곳으로 번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서부 해안 라하이나 지역이 가장 피해가 컸습니다.

[앵커]

대피가 곧바로 이뤄지지 못했나요?

[기자]

문제는 경보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하와이에는 자연 재해에 대비해 마우이 섬에 80개를 비롯해 모두 4백 개의 옥외 사이렌이 있는데요,

결정적인 순간 전혀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많은 주민은 불이 손쓸 수 없을 정도로 번지기까지 아무 경보나 안내를 듣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소음이나 매캐한 연기 냄새를 맡고서야 비로소 자리를 피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서 바다 속으로 뛰어들었다가 숨진 경우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카무엘라 카와코아/라하이나 대피 주민 : "다들 경고나 대피 안내를 못 받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준비가 안 돼 있었고, 대피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너무 늦었습니다."]

[존 베아/라하이나 대피 주민 : "I know some of the people died in the water when I was in the water. So that was really bad. I have never seen anything like this before. I'm never going to forget it."]

물적 피해도 엄청납니다.

재건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할지 짐작하기도 어려운데요.

라하이나 인구가 약 만 3천 명 정도인데 불탄 건물이 2천 2백여 채에 이르다 보니 주민 대다수가 이재민이 됐습니다.

주 정부는 앞서 약 60억 달러로 추산했고 금융정보 업체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30억 달러에서 75억 달러를 사이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지 한인들의 경우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고 주택 4채와 사업장 12곳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구조와 수색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이 조만간 현장을 방문할 것이며 피해 지역에 인력과 자산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가운데 주 정부와 연방 정부가 수습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하와이 주 경찰과 소방, 주 방위군이 화재 진압과 지원에 참여하고 있고 연방 재난관리청 인력도 투입돼 수습에 나서고 있습니다.

다만 다수 주민은 정부의 지원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겠고 그보다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전기와 통신이 두절된 곳이 많고 화재로 인해 상수원이 오염돼서 수도물을 마시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이 와중에 볼썽사나운 모습도 나타나는데요,

관광객 가운데 일부는 해변에서 수영을 하는 등 휴가를 즐기기도 해서 주민들이 자제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있었고요.

피해 지역에서는 혼란스러운 틈을 타 약탈과 강도 행위가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앵커]

어떻게 이렇게 큰 피해가 났던 걸까요?

[기자]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강풍에 전선이 끊기면서 불이 났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CNN 방송은 현지 전력 회사가 산불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도 전력을 차단하는 등의 예방 조치를 하지 않아 주민들로부터 소송이 제기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밖에도 당시의 기상 조건이 대형 화재가 발생하기 쉬웠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세계적인 기후 변화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크레이그 클레멘츠/새너제이 주립대 기상학 교수 : "지난달부터 내달까지 대형 화재의 잠재위험이 캘리포니아보다 더 높았습니다. 이 조건들은 전형적인 화재 기상 상황과 맞았던 거죠. 강풍이 부는 동안 발화가 됐고 해안 방향으로 매우 빠르게 번진 겁니다."]

[디안 크리스웰/연방 재난관리청 행정관 : "그리고 기후 변화의 결과로 지속 되는 미래의 심각한 기상 현상에 더 탄력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것입니다."]

[앵커]

화재 수습은 언제쯤 끝날까요?

[기자]

진화는 지금 대체로 85에서 65% 정도의 진척을 보이고 있는데요.

지표면의 불은 꺼졌어도 화재로 땅이 달궈져서 나무 뿌리의 온도가 93도에 이른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언제든 불이 다시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여서 완전 진압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고요 정확한 원인 조사는 그 이후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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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16 12:38:02
    • 수정2023-08-16 18:4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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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와이에서 일어난 산불이 아직 완전히 꺼지지 않은 가운데 연일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확인된 사망자만 백 명을 넘었고 앞으로 두 배가 될 수도 있다는 소식입니다.

백 년만의 대화재라는 하와이 산불과 관련해 김혜송 해설위원과 함께 알아봅니다.

피해가 어느 정돕니까?

[기자]

처음 소식이 전해졌을 때 사망자가 6명이었는데요.

그런데 수색이 진행되면서 집계된 사망자 숫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불탄 면적이 약 9 제곱 킬로미터에 이르고 건물 2천 200여 채가 파손됐습니다.

재산 피해는 60억 달러, 우리 돈 약 8조 원 가까이로 추산됩니다.

화재 발생 일주일이 지난 현지 시간 어제까지 인명피해를 보면 숨진 사람이 101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런데 아직 진화와 수색이 진행 중이어서 주 당국은 앞으로 열흘 동안 사망자 수가 2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색은 피해지역의 약 4분의 1에 대해 이뤄졌는데요 사망자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네 명 뿐입니다.

불길로 대부분의 시신이 훼손이 심해서 DNA 분석을 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앵커]

화재가 어디서 어떻게 난 건가요?

[기자]

불이 난 곳은 하와이 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마우이 섬입니다.

지도를 보면서 말씀드리죠.

빅 아일랜드라고 불리우는 하와이 섬이 가장 크고요,

다음이 제주도와 면적이 비슷한 마우이 섬인데요,

여기서 화재가 났습니다.

처음 불이 난 것은 현지 시간 지난 8일이었는데 오전 0시 22분에 중부와 쿨라 지역에서 오전 6시 반쯤에는 서부 라하이나에서 또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아직 화재 원인은 나오지 않았는데요.

불은 화재 당일 하와이 남쪽 약 천 킬로미터 해상을 지나던 허리케인 '도라'의 영향으로 섬 곳곳으로 번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서부 해안 라하이나 지역이 가장 피해가 컸습니다.

[앵커]

대피가 곧바로 이뤄지지 못했나요?

[기자]

문제는 경보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하와이에는 자연 재해에 대비해 마우이 섬에 80개를 비롯해 모두 4백 개의 옥외 사이렌이 있는데요,

결정적인 순간 전혀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많은 주민은 불이 손쓸 수 없을 정도로 번지기까지 아무 경보나 안내를 듣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소음이나 매캐한 연기 냄새를 맡고서야 비로소 자리를 피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서 바다 속으로 뛰어들었다가 숨진 경우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카무엘라 카와코아/라하이나 대피 주민 : "다들 경고나 대피 안내를 못 받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준비가 안 돼 있었고, 대피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너무 늦었습니다."]

[존 베아/라하이나 대피 주민 : "I know some of the people died in the water when I was in the water. So that was really bad. I have never seen anything like this before. I'm never going to forget it."]

물적 피해도 엄청납니다.

재건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할지 짐작하기도 어려운데요.

라하이나 인구가 약 만 3천 명 정도인데 불탄 건물이 2천 2백여 채에 이르다 보니 주민 대다수가 이재민이 됐습니다.

주 정부는 앞서 약 60억 달러로 추산했고 금융정보 업체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30억 달러에서 75억 달러를 사이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지 한인들의 경우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고 주택 4채와 사업장 12곳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구조와 수색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이 조만간 현장을 방문할 것이며 피해 지역에 인력과 자산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가운데 주 정부와 연방 정부가 수습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하와이 주 경찰과 소방, 주 방위군이 화재 진압과 지원에 참여하고 있고 연방 재난관리청 인력도 투입돼 수습에 나서고 있습니다.

다만 다수 주민은 정부의 지원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겠고 그보다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전기와 통신이 두절된 곳이 많고 화재로 인해 상수원이 오염돼서 수도물을 마시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이 와중에 볼썽사나운 모습도 나타나는데요,

관광객 가운데 일부는 해변에서 수영을 하는 등 휴가를 즐기기도 해서 주민들이 자제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있었고요.

피해 지역에서는 혼란스러운 틈을 타 약탈과 강도 행위가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앵커]

어떻게 이렇게 큰 피해가 났던 걸까요?

[기자]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강풍에 전선이 끊기면서 불이 났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CNN 방송은 현지 전력 회사가 산불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도 전력을 차단하는 등의 예방 조치를 하지 않아 주민들로부터 소송이 제기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밖에도 당시의 기상 조건이 대형 화재가 발생하기 쉬웠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세계적인 기후 변화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크레이그 클레멘츠/새너제이 주립대 기상학 교수 : "지난달부터 내달까지 대형 화재의 잠재위험이 캘리포니아보다 더 높았습니다. 이 조건들은 전형적인 화재 기상 상황과 맞았던 거죠. 강풍이 부는 동안 발화가 됐고 해안 방향으로 매우 빠르게 번진 겁니다."]

[디안 크리스웰/연방 재난관리청 행정관 : "그리고 기후 변화의 결과로 지속 되는 미래의 심각한 기상 현상에 더 탄력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것입니다."]

[앵커]

화재 수습은 언제쯤 끝날까요?

[기자]

진화는 지금 대체로 85에서 65% 정도의 진척을 보이고 있는데요.

지표면의 불은 꺼졌어도 화재로 땅이 달궈져서 나무 뿌리의 온도가 93도에 이른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언제든 불이 다시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여서 완전 진압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고요 정확한 원인 조사는 그 이후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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