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옻칠 작가 천기영, 단계의 미학에 실험을 더하다

입력 2023.08.22 (20:50) 수정 2023.08.2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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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베와 옻칠을 겹겹이 발라가며 정교한 곡선을 만드는 건칠 항아리입니다.

[천기영/옻칠 작가 : "한 1mm 정도 두꺼워집니다. 그럼 1mm 하면 10번 정도 싸면 얼마인 줄 알겠지요? 1cm 정도 올라가는 거죠. 칠하고 사포질하고, 검은 칠하고 사포질해서 면이 깨끗해질 때 자개를 붙여서 또 칠하고 사포질하고..."]

칠하고 말리고 사포질하길 스무 번 이상 반복하는 옻칠은 단계의 미학, 정성의 결정체입니다.

통영 산양읍에 자리한 칠 공방.

천기영 씨는 통영 장인들이 만든 옛 자개농이 버려지는 게 안타까워 옻칠에 뛰어들었습니다.

흙 대신 삼베와 옻칠로 빚은 기물에 옻칠 안료로 색을 낸 화병, 전통악기 징 모양에 동 선을 꼬아 문양을 더한 과반은 모두 전통 건칠기법으로 만든 겁니다.

국가무형문화재 박재성 나전장을 통해 나전기술을 익히고, 옻칠회화 김성수 작가, 청주 김성호 명장의 옻칠을 배우는 등 장인이 지킨 전통기술에 새로움을 더하는 게 그의 숙제.

지난해엔 한국옻칠공예대전에선 건칠 소반으로 은상을 받았습니다.

[천기영/옻칠 작가 : "삼베와 옻칠을 계속 붙여서 이렇게 다리는 원형으로 만들고 이것만 해도 지금 10번 이상을 한 거죠. 좀 더 현대적으로 다음 세대가 할 수 있는 기술들을 습득해서 다음 세대에 물려주고 싶은 생각에..."]

베 바르기와 옻칠을 거듭해 건조한 항아리를 매끈하게 가는 중인데요.

삼베 바르기와 옻칠을 스무 번 이상 반복하는 건칠 항아리는 도자기보다 가벼우면서 원하는 크기와 형태를 만들 수 있는 게 이점.

방수와 방습, 방충이 되는 옻칠로 내구성을 더해 변형이 없습니다.

[천기영/옻칠 작가 : "항아리에 물을 담아도 물이 새지 않겠죠. 그리고 물이 잘 상하지가 않습니다. 쌀을 보관한다면 좀이 안 먹고 오래 안 가겠습니까?"]

옻칠은 소반의 보존성도 높이면서 표현력과 응용력이 무한한데요. 통영 소반을 변형한 소반은 칼라 옻칠로 회화적 느낌을 더했습니다.

흔한 젓가락도 옻칠을 만나 세상에 하나뿐인 젓가락으로 특별해졌습니다.

도자기에 옻칠을 접목해 잘게 부순 자개로 멋을 낸 찻잔에도 남다른 실험정신과 실용성이 담겼습니다.

[천기영/옻칠 작가 : "가죽에도 옻칠을 해서 나전을 붙일 수가 있고 다양하게 할 수 있는 거죠. 우리가 값지다고 걸기만 하고 보기만 했던 것을 실제로 사용함으로써 전통공예를 하는 분들이 생활이 될 수 있는 기반이 어떻게 형성 될까."]

통영 장인의 수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통영전통공예관.

천기영 작가의 작품에선 전통과 현대가 공존합니다.

한국의 논밭을 계절 별로 조각보처럼 구성한 작품도 옻칠로 완성한 것입니다.

[천기영/옻칠 작가 : "저 나름의 여러 가지 실패 속에서 통타발을 붙였는데 하나의 자개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는 게..."]

어문도태칠기는 평면의 자개를 전통 타발법으로 붙여 도자기의 곡선을 절묘하게 살려냈습니다.

[전충진/대구시 수성구 : "흔히 우리 옻칠이라고 그러면 옛날 나전칠기라고 거기에만 국한된 걸로 생각하기 쉬운데 스피커 같은 것 저런 게 옻칠이 되어 있으니까 굉장히 모던한 느낌이 들고 새로운 시각에서 봐야 할 그런 작품이 아닌가 싶어요."]

더 다양한 옻칠 작품을 위해 직접 만든 연장이 열정을 말해줍니다.

[천기영/옻칠 작가 : "우리 선조들이 어떻게 만들었는지 건칠을 알아야만 현재가 있고 미래에 더 좋은 기술로 발달된 기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과거와 현재, 미래가 융합될 때 더 앞선 오늘의 일이 내일은 전통이 될 수 있잖아요."]

과거와 현재를 융합하고 현재와 미래를 잇는 징검다리.

그가 실험을 계속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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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人] 옻칠 작가 천기영, 단계의 미학에 실험을 더하다
    • 입력 2023-08-22 20:50:59
    • 수정2023-08-22 21:09:03
    뉴스7(창원)
삼베와 옻칠을 겹겹이 발라가며 정교한 곡선을 만드는 건칠 항아리입니다.

[천기영/옻칠 작가 : "한 1mm 정도 두꺼워집니다. 그럼 1mm 하면 10번 정도 싸면 얼마인 줄 알겠지요? 1cm 정도 올라가는 거죠. 칠하고 사포질하고, 검은 칠하고 사포질해서 면이 깨끗해질 때 자개를 붙여서 또 칠하고 사포질하고..."]

칠하고 말리고 사포질하길 스무 번 이상 반복하는 옻칠은 단계의 미학, 정성의 결정체입니다.

통영 산양읍에 자리한 칠 공방.

천기영 씨는 통영 장인들이 만든 옛 자개농이 버려지는 게 안타까워 옻칠에 뛰어들었습니다.

흙 대신 삼베와 옻칠로 빚은 기물에 옻칠 안료로 색을 낸 화병, 전통악기 징 모양에 동 선을 꼬아 문양을 더한 과반은 모두 전통 건칠기법으로 만든 겁니다.

국가무형문화재 박재성 나전장을 통해 나전기술을 익히고, 옻칠회화 김성수 작가, 청주 김성호 명장의 옻칠을 배우는 등 장인이 지킨 전통기술에 새로움을 더하는 게 그의 숙제.

지난해엔 한국옻칠공예대전에선 건칠 소반으로 은상을 받았습니다.

[천기영/옻칠 작가 : "삼베와 옻칠을 계속 붙여서 이렇게 다리는 원형으로 만들고 이것만 해도 지금 10번 이상을 한 거죠. 좀 더 현대적으로 다음 세대가 할 수 있는 기술들을 습득해서 다음 세대에 물려주고 싶은 생각에..."]

베 바르기와 옻칠을 거듭해 건조한 항아리를 매끈하게 가는 중인데요.

삼베 바르기와 옻칠을 스무 번 이상 반복하는 건칠 항아리는 도자기보다 가벼우면서 원하는 크기와 형태를 만들 수 있는 게 이점.

방수와 방습, 방충이 되는 옻칠로 내구성을 더해 변형이 없습니다.

[천기영/옻칠 작가 : "항아리에 물을 담아도 물이 새지 않겠죠. 그리고 물이 잘 상하지가 않습니다. 쌀을 보관한다면 좀이 안 먹고 오래 안 가겠습니까?"]

옻칠은 소반의 보존성도 높이면서 표현력과 응용력이 무한한데요. 통영 소반을 변형한 소반은 칼라 옻칠로 회화적 느낌을 더했습니다.

흔한 젓가락도 옻칠을 만나 세상에 하나뿐인 젓가락으로 특별해졌습니다.

도자기에 옻칠을 접목해 잘게 부순 자개로 멋을 낸 찻잔에도 남다른 실험정신과 실용성이 담겼습니다.

[천기영/옻칠 작가 : "가죽에도 옻칠을 해서 나전을 붙일 수가 있고 다양하게 할 수 있는 거죠. 우리가 값지다고 걸기만 하고 보기만 했던 것을 실제로 사용함으로써 전통공예를 하는 분들이 생활이 될 수 있는 기반이 어떻게 형성 될까."]

통영 장인의 수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통영전통공예관.

천기영 작가의 작품에선 전통과 현대가 공존합니다.

한국의 논밭을 계절 별로 조각보처럼 구성한 작품도 옻칠로 완성한 것입니다.

[천기영/옻칠 작가 : "저 나름의 여러 가지 실패 속에서 통타발을 붙였는데 하나의 자개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는 게..."]

어문도태칠기는 평면의 자개를 전통 타발법으로 붙여 도자기의 곡선을 절묘하게 살려냈습니다.

[전충진/대구시 수성구 : "흔히 우리 옻칠이라고 그러면 옛날 나전칠기라고 거기에만 국한된 걸로 생각하기 쉬운데 스피커 같은 것 저런 게 옻칠이 되어 있으니까 굉장히 모던한 느낌이 들고 새로운 시각에서 봐야 할 그런 작품이 아닌가 싶어요."]

더 다양한 옻칠 작품을 위해 직접 만든 연장이 열정을 말해줍니다.

[천기영/옻칠 작가 : "우리 선조들이 어떻게 만들었는지 건칠을 알아야만 현재가 있고 미래에 더 좋은 기술로 발달된 기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과거와 현재, 미래가 융합될 때 더 앞선 오늘의 일이 내일은 전통이 될 수 있잖아요."]

과거와 현재를 융합하고 현재와 미래를 잇는 징검다리.

그가 실험을 계속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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