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로또 번호’ 누가 보내나 봤더니…불법 ‘문자 알바’

입력 2023.09.04 (19:34) 수정 2023.09.0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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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특정 사람들한테 광고 문자를 보내기만 하면 돈을 준다는 광고가 있습니다.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솔깃한 유혹에 10대 청소년들이 빠져들고 있는데요.

이런 광고 행위 자체도 불법성이 있는데, 약속한 돈은 제대로 주는 걸까요?

친절한뉴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로또 번호 알려준다', '주식 종목 추천해준다' 이런 문자 받아본 적 있나요?

당장 봤을 때는 스팸인 줄 알면서도, 또 심심할 때는 반신반의하며 눌러보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문자 누가 보내는 걸까요?

10분, 길어야 15분이면 5만 원을 벌 수 있다, 솔깃하죠.

요즈음 SNS에서 흔히 보는 광고입니다.

방학 이벤트라고 하는 거 보니, 학생들 찾는단 걸 알 수 있죠.

관심이 있으면 카톡 문의를 하라고, 아이디를 남겨놨는데요.

이런 광고들, 실제로 메시지를 보내면, 이런 식의 안내문을 받게 됩니다.

내용을 보면, '문자 알바'입니다.

한 달을 일하면 추가로 30만 원을 더 준다고 되어있네요.

현재 스팸 방지 규정 탓에 개인이 하루에 보낼 수 있는 문자 건수가 500개로 제한되죠.

문자 100건당 만 원, 500건을 보내면 5만 원이 아닌 6만 원까지 주는데요.

정말 이 돈을 주는 걸까요?

중학교 3 학년 이 모 양도 광고 업체에 연락해봤습니다.

[이○○/피해 청소년 : "(다른 사람이) 계좌에 15만 원이 입금된 캡처를 올린 거예요. 그러니까 이거 진짜인가 하고..."]

업체가 알려준 전화번호로 세 번에 걸쳐 문자 천4백여 개를 보냈습니다.

시키는 대로 일을 했으니 급여를 달라고 하자, 업체는 이 양에게 생년월일에 SNS 비밀번호까지, 이것저것 개인정보를 요구했습니다.

그러고선 이 양의 SNS 계정을 닫아버리고, 추가 업무만 지시했습니다.

[이○○/피해 청소년 : "'조건이 있는데요, 일한 거에서 다섯 번 더 하면 (SNS) 계정 돌려드릴게요' 이러더라고요."]

그러니까, 로또 번호니 주식 종목이니 이런 정보 알려준다는 스팸 문자 보내는 사람.

실은 10대 청소년들, 미성년자들이고, 광고업체는 뒤에 숨어서 알바생들에게 문자 발송 일을 시키는 거죠.

학생들은 방학 때 용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덜컥 이런 일에 뛰어들지만 나중에 가서는 '알바비'도 제대로 받지 못합니다.

이번엔 취재진이 직접 연락해봤습니다.

'문자 알바' 광고 글에 적힌 아이디로, 카톡을 보냈습니다.

불법이 아니라고 안심시키면서 광고를 보낼 전화번호, 수백 개를 전송해 줍니다.

전화번호는 없고 SNS 아이디뿐인데, 보이스톡을 걸어도 받지 않습니다.

일을 시키고, 돈을 주지 않는 건, 사기죄나 협박죄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를 당한 청소년들은, 금액도 적고, 신고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요.

또 신고해봤자 수사기관마저 미온적이라는 성토도 있었습니다.

[이○○/피해 청소년 : "경찰서로 가서 설명을 다 해드렸는데 '본인이 조심해야 하는 문제다'라고..."]

오히려, 이런 청소년들의 스팸 문자 전송 행위 자체가, 형사처벌까지 가능한 범죄라는 측면도 있습니다.

또 스팸 문자를 전송한 청소년의 휴대전화 번호는 법에 따라 이용 정지되는 불이익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일에 동원된 청소년 전화번호는 한 달에 천 개에 달한다는 조사도 있는데요.

적은 액수라도, 위험성을 잘 알고, 각급 학교에서, 또 주변 친구들 가운데 '문자 알바'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서로 주의해야 합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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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04 19:34:19
    • 수정2023-09-04 20:21:54
    뉴스7(청주)
[앵커]

불특정 사람들한테 광고 문자를 보내기만 하면 돈을 준다는 광고가 있습니다.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솔깃한 유혹에 10대 청소년들이 빠져들고 있는데요.

이런 광고 행위 자체도 불법성이 있는데, 약속한 돈은 제대로 주는 걸까요?

친절한뉴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로또 번호 알려준다', '주식 종목 추천해준다' 이런 문자 받아본 적 있나요?

당장 봤을 때는 스팸인 줄 알면서도, 또 심심할 때는 반신반의하며 눌러보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문자 누가 보내는 걸까요?

10분, 길어야 15분이면 5만 원을 벌 수 있다, 솔깃하죠.

요즈음 SNS에서 흔히 보는 광고입니다.

방학 이벤트라고 하는 거 보니, 학생들 찾는단 걸 알 수 있죠.

관심이 있으면 카톡 문의를 하라고, 아이디를 남겨놨는데요.

이런 광고들, 실제로 메시지를 보내면, 이런 식의 안내문을 받게 됩니다.

내용을 보면, '문자 알바'입니다.

한 달을 일하면 추가로 30만 원을 더 준다고 되어있네요.

현재 스팸 방지 규정 탓에 개인이 하루에 보낼 수 있는 문자 건수가 500개로 제한되죠.

문자 100건당 만 원, 500건을 보내면 5만 원이 아닌 6만 원까지 주는데요.

정말 이 돈을 주는 걸까요?

중학교 3 학년 이 모 양도 광고 업체에 연락해봤습니다.

[이○○/피해 청소년 : "(다른 사람이) 계좌에 15만 원이 입금된 캡처를 올린 거예요. 그러니까 이거 진짜인가 하고..."]

업체가 알려준 전화번호로 세 번에 걸쳐 문자 천4백여 개를 보냈습니다.

시키는 대로 일을 했으니 급여를 달라고 하자, 업체는 이 양에게 생년월일에 SNS 비밀번호까지, 이것저것 개인정보를 요구했습니다.

그러고선 이 양의 SNS 계정을 닫아버리고, 추가 업무만 지시했습니다.

[이○○/피해 청소년 : "'조건이 있는데요, 일한 거에서 다섯 번 더 하면 (SNS) 계정 돌려드릴게요' 이러더라고요."]

그러니까, 로또 번호니 주식 종목이니 이런 정보 알려준다는 스팸 문자 보내는 사람.

실은 10대 청소년들, 미성년자들이고, 광고업체는 뒤에 숨어서 알바생들에게 문자 발송 일을 시키는 거죠.

학생들은 방학 때 용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덜컥 이런 일에 뛰어들지만 나중에 가서는 '알바비'도 제대로 받지 못합니다.

이번엔 취재진이 직접 연락해봤습니다.

'문자 알바' 광고 글에 적힌 아이디로, 카톡을 보냈습니다.

불법이 아니라고 안심시키면서 광고를 보낼 전화번호, 수백 개를 전송해 줍니다.

전화번호는 없고 SNS 아이디뿐인데, 보이스톡을 걸어도 받지 않습니다.

일을 시키고, 돈을 주지 않는 건, 사기죄나 협박죄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를 당한 청소년들은, 금액도 적고, 신고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요.

또 신고해봤자 수사기관마저 미온적이라는 성토도 있었습니다.

[이○○/피해 청소년 : "경찰서로 가서 설명을 다 해드렸는데 '본인이 조심해야 하는 문제다'라고..."]

오히려, 이런 청소년들의 스팸 문자 전송 행위 자체가, 형사처벌까지 가능한 범죄라는 측면도 있습니다.

또 스팸 문자를 전송한 청소년의 휴대전화 번호는 법에 따라 이용 정지되는 불이익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일에 동원된 청소년 전화번호는 한 달에 천 개에 달한다는 조사도 있는데요.

적은 액수라도, 위험성을 잘 알고, 각급 학교에서, 또 주변 친구들 가운데 '문자 알바'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서로 주의해야 합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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