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평양서 ‘기념촬영’한 김정은…푸틴과 회담은 내일?

입력 2023.09.11 (14:42) 수정 2023.09.1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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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극동 지역 개발·투자 유치 등을 위한 국제회의로써, 2015년부터 매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되고 있는 '동방경제포럼(EFF)'이 어제(10일) 개막했습니다.

올해 동방경제포럼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 북·러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 때문입니다.

북·러 양측이 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공식 발표를 내놓지 않는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의 동선에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노동신문 "김정은 위원장, 10일 열병식 참가자들과 기념 촬영"

이런 가운데 북한 관영매체 노동신문은 오늘(11일) 자 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이 어제 정권 수립 75주년을 기념해 열린 '민방위 무력 열병식' 참가자들과 기념 촬영을 가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된 사진으로 볼 때 기념 촬영은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됐고, 북한의 민방위격인 노농적위군 사령관 오일정 당 중앙위원회 부장을 비롯해 김수길 평양시 당 위원회 책임비서, 리히용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을 맞이했는데요.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9일 열병식에 대해 "인민 공화국의 창건과 영광스러운 발전사를 긍지 높이 떠올린 일대 장거로, 사회주의 조선 불패 기상의 힘 있는 과시"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온 나라 인민이 한 손에는 총, 다른 한 손엔 마치(망치)와 낫, 붓을 쥐고 고귀한 혁명의 전취물을 굳건히 수호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 망치와 낫, 붓은 모두 노동당의 상징물로 각각 노동자와 농민, 지식인을 상징합니다.

이 보도대로라면 김 위원장은 최소 어제 기념 촬영 시점까지는 평양에서 일정을 소화했다는 뜻입니다. 김 위원장이 어제 평양에서 전용 열차를 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할 것이란 관측이 어긋난 셈입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내일(12일)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에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일정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도 하루 전인 오늘까지는 현지에 도착할 것이란 예측이 있었습니다. 평양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열차로 이동할 경우 이동 거리만 1,200km에 달하는데, 4년 전 북러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은 이 거리를 이동하는데 20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 일본 NHK "김 위원장, 오늘 전용열차로 출발할 듯"

일본 언론들도 '11일 출발설'에 힘을 싣는 모습입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러시아 연해주 지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전용 열차로 11일에 출발할 듯하다"고 말했다고 전했고, 민영 방송사 네트워크인 ANN은 어제 "(북·러 접경) 하산역에 붉은 융단이 깔려 있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ANN은 오늘은 "북·러 정상회담 장소로 알려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눈에 띄는 움직임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2019년 4월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전용 열차를 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하는 김정은 위원장.2019년 4월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전용 열차를 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하는 김정은 위원장.

또 다른 일본 민영 방송 FNN은 "푸틴 대통령이 11일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12일 각국 대표들을 만날 예정"이라며 "이날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부 "정상회담 사전 예고 거의 없어…김정은 방러 가능성 있는 듯"

정부도 김 위원장의 방러 동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관계 기관과 함께 (관련 동향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다만 정보 사항인 만큼 구체적 내용을 확인해 드리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북한이 외국 정상이나 특히 중국, 러시아 정상 등과 만날 때 사전에 예고한 바는 거의 없었다"며 "2019년 4월 북러 정상회담 당시에도 회담 6일 전에 (북한이 아닌) 러시아 측에서 먼저 회담 일정을 공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방부도 오늘 정례브리핑을 통해 "김정은이 러시아 방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만약 방문한다면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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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극동 지역 개발·투자 유치 등을 위한 국제회의로써, 2015년부터 매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되고 있는 '동방경제포럼(EFF)'이 어제(10일) 개막했습니다.

올해 동방경제포럼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 북·러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 때문입니다.

북·러 양측이 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공식 발표를 내놓지 않는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의 동선에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노동신문 "김정은 위원장, 10일 열병식 참가자들과 기념 촬영"

이런 가운데 북한 관영매체 노동신문은 오늘(11일) 자 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이 어제 정권 수립 75주년을 기념해 열린 '민방위 무력 열병식' 참가자들과 기념 촬영을 가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된 사진으로 볼 때 기념 촬영은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됐고, 북한의 민방위격인 노농적위군 사령관 오일정 당 중앙위원회 부장을 비롯해 김수길 평양시 당 위원회 책임비서, 리히용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을 맞이했는데요.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9일 열병식에 대해 "인민 공화국의 창건과 영광스러운 발전사를 긍지 높이 떠올린 일대 장거로, 사회주의 조선 불패 기상의 힘 있는 과시"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온 나라 인민이 한 손에는 총, 다른 한 손엔 마치(망치)와 낫, 붓을 쥐고 고귀한 혁명의 전취물을 굳건히 수호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 망치와 낫, 붓은 모두 노동당의 상징물로 각각 노동자와 농민, 지식인을 상징합니다.

이 보도대로라면 김 위원장은 최소 어제 기념 촬영 시점까지는 평양에서 일정을 소화했다는 뜻입니다. 김 위원장이 어제 평양에서 전용 열차를 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할 것이란 관측이 어긋난 셈입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내일(12일)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에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일정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도 하루 전인 오늘까지는 현지에 도착할 것이란 예측이 있었습니다. 평양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열차로 이동할 경우 이동 거리만 1,200km에 달하는데, 4년 전 북러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은 이 거리를 이동하는데 20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 일본 NHK "김 위원장, 오늘 전용열차로 출발할 듯"

일본 언론들도 '11일 출발설'에 힘을 싣는 모습입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러시아 연해주 지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전용 열차로 11일에 출발할 듯하다"고 말했다고 전했고, 민영 방송사 네트워크인 ANN은 어제 "(북·러 접경) 하산역에 붉은 융단이 깔려 있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ANN은 오늘은 "북·러 정상회담 장소로 알려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눈에 띄는 움직임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2019년 4월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전용 열차를 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하는 김정은 위원장.
또 다른 일본 민영 방송 FNN은 "푸틴 대통령이 11일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12일 각국 대표들을 만날 예정"이라며 "이날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부 "정상회담 사전 예고 거의 없어…김정은 방러 가능성 있는 듯"

정부도 김 위원장의 방러 동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관계 기관과 함께 (관련 동향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다만 정보 사항인 만큼 구체적 내용을 확인해 드리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북한이 외국 정상이나 특히 중국, 러시아 정상 등과 만날 때 사전에 예고한 바는 거의 없었다"며 "2019년 4월 북러 정상회담 당시에도 회담 6일 전에 (북한이 아닌) 러시아 측에서 먼저 회담 일정을 공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방부도 오늘 정례브리핑을 통해 "김정은이 러시아 방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만약 방문한다면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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