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일반재판 희생자 직권재심…20명 첫 무죄 선고

입력 2023.09.27 (09:50) 수정 2023.09.2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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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4·3 당시 일반재판을 받고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20명이 검찰 청구로 열린 첫 직권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누명을 벗었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947년 3월 1일, 발포사건 당시 초등학교 교사였던 황후길 씨는 동료 교사와 함께 제자들을 데리고 현장에 있었습니다.

이 일로 재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이듬해 3월쯤, 정체 모를 청년들에게 끌려간 뒤 행방불명됐습니다.

가장을 잃은 가족에게 남은 것은 '4·3 관련자'라는 낙인이었습니다.

[황명신/4·3 일반재판 희생자 유족 : "(경찰이) 직장에 찾아와서 사장 보고 '저 사람 좀 잘 감시해달라'고. (사장이) '왜 그러냐, 성실한 사람인데' 하니깐 '사상이 안 좋다'고. 이런 말을 내가 몇 번 들었어요."]

황후길 씨처럼 일반재판 희생자 20명에 대해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이 청구한 재심이 처음 열렸습니다.

검찰은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구형했고, 재판부도 곧바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강건/판사/제주지법 4·3 재심 전담재판장 : "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피고인들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합니다."]

제주 4·3 당시 일반재판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수형인을 대상으로 청구된 직권재심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일반재판 수형인으로 추정되는 희생자는 1천 8백여 명.

그동안에는 유족 등이 개별적으로 재심을 청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난해 8월 법 개정을 통해 직권재심 청구 대상이 군사재판 수형인뿐만 아니라 일반재판 희생자까지 확대됐습니다.

오영훈 지사는 이번 무죄 판결에 환영 메시지를 내고, 일반재판 수형인을 추가로 찾는 등 직권재심 청구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70여 년 만에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한 아들은 다가오는 추석 차례상에서 반가운 소식을 전할 생각에 벌써 마음이 설렙니다.

[황명신/4·3 일반재판 희생자 유족 : "어머니, 아버지. 오늘에야 완전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아버지가) 6개월 형에 3년 집행유예를 받았습디다. 그런데 오늘 다 무죄 받았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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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4·3 일반재판 희생자 직권재심…20명 첫 무죄 선고
    • 입력 2023-09-27 09:50:15
    • 수정2023-09-27 10:41:38
    930뉴스(제주)
[앵커]

제주4·3 당시 일반재판을 받고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20명이 검찰 청구로 열린 첫 직권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누명을 벗었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947년 3월 1일, 발포사건 당시 초등학교 교사였던 황후길 씨는 동료 교사와 함께 제자들을 데리고 현장에 있었습니다.

이 일로 재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이듬해 3월쯤, 정체 모를 청년들에게 끌려간 뒤 행방불명됐습니다.

가장을 잃은 가족에게 남은 것은 '4·3 관련자'라는 낙인이었습니다.

[황명신/4·3 일반재판 희생자 유족 : "(경찰이) 직장에 찾아와서 사장 보고 '저 사람 좀 잘 감시해달라'고. (사장이) '왜 그러냐, 성실한 사람인데' 하니깐 '사상이 안 좋다'고. 이런 말을 내가 몇 번 들었어요."]

황후길 씨처럼 일반재판 희생자 20명에 대해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이 청구한 재심이 처음 열렸습니다.

검찰은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구형했고, 재판부도 곧바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강건/판사/제주지법 4·3 재심 전담재판장 : "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피고인들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합니다."]

제주 4·3 당시 일반재판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수형인을 대상으로 청구된 직권재심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일반재판 수형인으로 추정되는 희생자는 1천 8백여 명.

그동안에는 유족 등이 개별적으로 재심을 청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난해 8월 법 개정을 통해 직권재심 청구 대상이 군사재판 수형인뿐만 아니라 일반재판 희생자까지 확대됐습니다.

오영훈 지사는 이번 무죄 판결에 환영 메시지를 내고, 일반재판 수형인을 추가로 찾는 등 직권재심 청구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70여 년 만에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한 아들은 다가오는 추석 차례상에서 반가운 소식을 전할 생각에 벌써 마음이 설렙니다.

[황명신/4·3 일반재판 희생자 유족 : "어머니, 아버지. 오늘에야 완전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아버지가) 6개월 형에 3년 집행유예를 받았습디다. 그런데 오늘 다 무죄 받았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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