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한글날 577돌…소중한 우리 ‘토박이말’ 지켜요!

입력 2023.10.10 (19:40) 수정 2023.10.1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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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9일)는 577돌을 맞은 한글날이었죠.

잘못된 외국어와 신조어, 축약어가 난무하는 요즘, 생활 속에서 소중한 순우리말을 알리는 선생님을 만나봤습니다.

진주의 한 초등학교 수업시간, 아이들이 전화기를 잡고 분주합니다.

놀이하듯 신나게 단어를 맞히는데요.

놀면서 저절로 익히는 '놀배움' 시간, 우리 고유언어인 토박이말을 자연스레 배웁니다.

[이시은/진주 지수초등학교 6학년 : "배우니까 새로 알게 된 단어도 많고 좋았어요. '윤슬'은 바다나 강에 햇빛이 비쳐 보이는 잔물결이라는 뜻인데, 이게 참 예쁜 것 같아요."]

토박이말은 우리 겨레가 옛날부터 만들어 썼던 말로 조상들의 삶과 얼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데요.

가장 한국어다운 한국어로 우리말의 정체성과 우수성을 증명하지만, 일제 강점기 이후 일본식 표현이 자리 잡으면서 낯설고 어색하다는 이유로 점점 잊혀지고 있습니다.

[박지호/진주 지수초등학교 5학년 : "우리나라 말이 사라질 것 같아 걱정돼 공부했어요."]

아이들에게 토박이말을 가르치는 이창수 교사.

대학 시절 우리말에 관심이 커져 교단에 선 뒤 26년째 토박이말을 전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토박이말을 쉽게 익힐 수 있게 책도 만들었습니다.

[이창수/진주 지수초등학교 교사 : "우리 고유의 말인 토박이말을 우리가 살려 써야 하고, 그 말을 적을 수 있는 글자가 한글이잖아요. 토박이말을 한글로 적게 하는 그런 말글살이가 바람직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제가 우리 글자 사랑도 실천하고 있지만, 우리 말 토박이말 사랑도 실천하고 있습니다."]

학교 곳곳에는 토박이말을 적어 놔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김규빈/진주 지수초등학교 5학년 : 매일 같이 계단을 오르니까 외우기도 쉽고, 잊어버렸을 때 계단 보고 다시 생각할 수 있으니까 좋아요."]

오후 활동 시간 아이들이 교실로 모입니다.

합창대회를 앞두고, 연습을 시작합니다.

이번 대회는 아이들이 노랫말을 직접 지은 노래로 출전하는데요.

모든 노래를 토박이말로 지었습니다.

["여러분들, 오란비가 무슨 뜻이었죠? (장마!) 사흘, 나흘 이렇게 하면요? (3일, 4일이요~) 3일, 4일 쭉 이어서 온다는 거죠. 그래서 오래오래 비가 내린다고 오란비라고 부릅니다~"]

처음에는 어색했던 토박이말.

예쁜 토박이말로 만든 노랫말을 생각하며 감정을 담아 부르니 아이들은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나의 언어로 사용하게 됩니다.

[이창수/진주 지수초등학교 교사 : "교과서가 지금도 여전히 80~90%는 일본식 한자 말이거든요. 거기에 있는 용어들을 우리가 썼던 토박이말 교과서 '배움책'을 만드는 게 제 꿈이고요. 온 나라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널리 널리 알리는 일을 꾸준히 할 생각입니다."]

세계 언어학자들은 한글을 '전통 철학과 과학 이론'이 결합한 최고의 문자라고 극찬합니다.

유네스코는 한글의 문화가치를 인정해 훈민정음 해례본을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하기도 했죠.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말, 우리가 가꾸고 이어나가야겠죠?

다시 한번 우리말의 가치를 되새기며 일상에서부터 토박이말을 써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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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속으로] 한글날 577돌…소중한 우리 ‘토박이말’ 지켜요!
    • 입력 2023-10-10 19:40:03
    • 수정2023-10-10 20:13:30
    뉴스7(창원)
어제(9일)는 577돌을 맞은 한글날이었죠.

잘못된 외국어와 신조어, 축약어가 난무하는 요즘, 생활 속에서 소중한 순우리말을 알리는 선생님을 만나봤습니다.

진주의 한 초등학교 수업시간, 아이들이 전화기를 잡고 분주합니다.

놀이하듯 신나게 단어를 맞히는데요.

놀면서 저절로 익히는 '놀배움' 시간, 우리 고유언어인 토박이말을 자연스레 배웁니다.

[이시은/진주 지수초등학교 6학년 : "배우니까 새로 알게 된 단어도 많고 좋았어요. '윤슬'은 바다나 강에 햇빛이 비쳐 보이는 잔물결이라는 뜻인데, 이게 참 예쁜 것 같아요."]

토박이말은 우리 겨레가 옛날부터 만들어 썼던 말로 조상들의 삶과 얼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데요.

가장 한국어다운 한국어로 우리말의 정체성과 우수성을 증명하지만, 일제 강점기 이후 일본식 표현이 자리 잡으면서 낯설고 어색하다는 이유로 점점 잊혀지고 있습니다.

[박지호/진주 지수초등학교 5학년 : "우리나라 말이 사라질 것 같아 걱정돼 공부했어요."]

아이들에게 토박이말을 가르치는 이창수 교사.

대학 시절 우리말에 관심이 커져 교단에 선 뒤 26년째 토박이말을 전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토박이말을 쉽게 익힐 수 있게 책도 만들었습니다.

[이창수/진주 지수초등학교 교사 : "우리 고유의 말인 토박이말을 우리가 살려 써야 하고, 그 말을 적을 수 있는 글자가 한글이잖아요. 토박이말을 한글로 적게 하는 그런 말글살이가 바람직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제가 우리 글자 사랑도 실천하고 있지만, 우리 말 토박이말 사랑도 실천하고 있습니다."]

학교 곳곳에는 토박이말을 적어 놔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김규빈/진주 지수초등학교 5학년 : 매일 같이 계단을 오르니까 외우기도 쉽고, 잊어버렸을 때 계단 보고 다시 생각할 수 있으니까 좋아요."]

오후 활동 시간 아이들이 교실로 모입니다.

합창대회를 앞두고, 연습을 시작합니다.

이번 대회는 아이들이 노랫말을 직접 지은 노래로 출전하는데요.

모든 노래를 토박이말로 지었습니다.

["여러분들, 오란비가 무슨 뜻이었죠? (장마!) 사흘, 나흘 이렇게 하면요? (3일, 4일이요~) 3일, 4일 쭉 이어서 온다는 거죠. 그래서 오래오래 비가 내린다고 오란비라고 부릅니다~"]

처음에는 어색했던 토박이말.

예쁜 토박이말로 만든 노랫말을 생각하며 감정을 담아 부르니 아이들은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나의 언어로 사용하게 됩니다.

[이창수/진주 지수초등학교 교사 : "교과서가 지금도 여전히 80~90%는 일본식 한자 말이거든요. 거기에 있는 용어들을 우리가 썼던 토박이말 교과서 '배움책'을 만드는 게 제 꿈이고요. 온 나라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널리 널리 알리는 일을 꾸준히 할 생각입니다."]

세계 언어학자들은 한글을 '전통 철학과 과학 이론'이 결합한 최고의 문자라고 극찬합니다.

유네스코는 한글의 문화가치를 인정해 훈민정음 해례본을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하기도 했죠.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말, 우리가 가꾸고 이어나가야겠죠?

다시 한번 우리말의 가치를 되새기며 일상에서부터 토박이말을 써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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