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훼리호 침몰 30년…여전한 ‘아픔’

입력 2023.10.11 (07:39) 수정 2023.10.1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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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는 부안 위도에서 격포로 가던 서해훼리호가 침몰한 지 30년 되는 해입니다.

희생자 유가족들은 수십 년 지났지만, 아픔은 여전하다며 더는 같은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김규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993년 10월 10일 오전 10시쯤.

부안 위도에서 격포항으로 가던 여객선 서해훼리호가 침몰했습니다.

정원 221명인 배에 실제 탑승 인원은 360여 명.

거기에 과적이 더해지고 높은 파도와 거센 바람까지 겹치면서 배는 순식간에 뒤집혔고 3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로부터 30년 뒤.

참사로 어머니를 잃었던 20대 청년은 어느새 부모의 나이가 됐습니다.

저 멀리 육지에서부터 손에 꼭 쥐고 온 국화꽃을 바치며 어머니를 떠올립니다.

스물두 살 막냇동생을 먼저 떠나 보낸 형은 떠난 동생이 생각날 때마다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습니다.

[신명/서해훼리호 참사 유족 : "생각이 계속 나죠. (동생) 친구들이 왔을 때. 동생 이름 부르면서 '참 좋은 친구가 갔다'고 그럴 때 마음이 많이 아파요."]

위령탑에 적힌 어머니 이름 세 글자.

군대에서 처음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가 아직도 생생히 떠오릅니다.

[신선철/서해훼리호 참사 유족 : "초겨울 오면 찬바람 불기 시작하면 이 느낌, 싸한 느낌이 항상 들기 시작합니다. 이때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납니다."]

사고 해역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위치에 희생자 292명 이름이 적힌 위령탑이 있습니다.

서해훼리호 참사 30주기를 맞아 이곳 위도에서 추모 위령제가 열렸습니다.

유족과 위도 주민 등 추모객 2백여 명이 모인 가운데 제례와 살풀이춤으로 희생자 넋을 기리고, 사고가 난 해역에서는 선상 제사도 이뤄졌습니다.

주민에게도 수십 년 전 그 날의 비극은 잊히지 않는 아픔입니다.

[백종선/위도 진리마을 주민 : "절친한 친구들을 잃어버렸으니까 친구가 없잖아요. 외롭고. 나이가 먹을수록 옛날 고향도 생각도 나고 추억도 생각나고 어렸을 때 놀던 생각도 나는데..."]

해마다 10월이면 떠오르는 가족과 이웃의 얼굴.

세월은 지나가도 아픔은 응어리로 남기에 안타까운 참사가 더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KBS 뉴스 김규희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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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해훼리호 침몰 30년…여전한 ‘아픔’
    • 입력 2023-10-11 07:39:35
    • 수정2023-10-11 08:46:50
    뉴스광장(전주)
[앵커]

어제는 부안 위도에서 격포로 가던 서해훼리호가 침몰한 지 30년 되는 해입니다.

희생자 유가족들은 수십 년 지났지만, 아픔은 여전하다며 더는 같은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김규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993년 10월 10일 오전 10시쯤.

부안 위도에서 격포항으로 가던 여객선 서해훼리호가 침몰했습니다.

정원 221명인 배에 실제 탑승 인원은 360여 명.

거기에 과적이 더해지고 높은 파도와 거센 바람까지 겹치면서 배는 순식간에 뒤집혔고 3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로부터 30년 뒤.

참사로 어머니를 잃었던 20대 청년은 어느새 부모의 나이가 됐습니다.

저 멀리 육지에서부터 손에 꼭 쥐고 온 국화꽃을 바치며 어머니를 떠올립니다.

스물두 살 막냇동생을 먼저 떠나 보낸 형은 떠난 동생이 생각날 때마다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습니다.

[신명/서해훼리호 참사 유족 : "생각이 계속 나죠. (동생) 친구들이 왔을 때. 동생 이름 부르면서 '참 좋은 친구가 갔다'고 그럴 때 마음이 많이 아파요."]

위령탑에 적힌 어머니 이름 세 글자.

군대에서 처음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가 아직도 생생히 떠오릅니다.

[신선철/서해훼리호 참사 유족 : "초겨울 오면 찬바람 불기 시작하면 이 느낌, 싸한 느낌이 항상 들기 시작합니다. 이때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납니다."]

사고 해역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위치에 희생자 292명 이름이 적힌 위령탑이 있습니다.

서해훼리호 참사 30주기를 맞아 이곳 위도에서 추모 위령제가 열렸습니다.

유족과 위도 주민 등 추모객 2백여 명이 모인 가운데 제례와 살풀이춤으로 희생자 넋을 기리고, 사고가 난 해역에서는 선상 제사도 이뤄졌습니다.

주민에게도 수십 년 전 그 날의 비극은 잊히지 않는 아픔입니다.

[백종선/위도 진리마을 주민 : "절친한 친구들을 잃어버렸으니까 친구가 없잖아요. 외롭고. 나이가 먹을수록 옛날 고향도 생각도 나고 추억도 생각나고 어렸을 때 놀던 생각도 나는데..."]

해마다 10월이면 떠오르는 가족과 이웃의 얼굴.

세월은 지나가도 아픔은 응어리로 남기에 안타까운 참사가 더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KBS 뉴스 김규희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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