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방글라데시 뎅기열 사망자 급증…원인은?

입력 2023.10.12 (10:48) 수정 2023.10.1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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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9월) 동남아 국가인 방글라데시에서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인 뎅기열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랐습니다.

뎅기열이 급증한 원인과 대처 방법 등을 알아봅니다.

주철현 울산의대 미생물학과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최근 방글라데시에서 뎅기열 사망자가 급증했다고 하는데, 뎅기열은 어떤 질병이고, 또 발병 현황은 어떤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답변]

세균과 달리 바이러스는 옮겨주는 매개체가 있어야 합니다.

코로나나 독감의 경우는 감염자의 비말이 매개체가 됩니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질병으로, 열대와 아열대 지방에 서식하는 열대숲모기가 매개체입니다.

감염된 동물이나 사람을 문 모기에 물리면 바로 감염되며, 며칠에서 몇 주의 잠복기를 거쳐 몸살 증상이 나타납니다.

모기에 의해 혈관에 바이러스가 직접 주입되기 때문에 호흡기나 소화기 증상은 선행되지 않습니다.

다행히 대부분의 경우 경증으로 끝나지만, 일부 출혈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사망률이 급격히 높아지게 됩니다.

일본 뇌염, 황열병, 지카 등이 모두 같은 친척 관계에 있는 바이러스들입니다.

그리고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 종류가 환경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이 감염병들을 풍토병이라고도 부릅니다.

[앵커]

뎅기열 사망자가 급증한 원인은 어떻게 분석되고 있습니까?

[답변]

1960년대에 처음 발견된 지역이 방글라데시였을 정도로 뎅기열은 이 지역의 풍토병입니다.

하지만 최근 몇 달 사이 갑자기 환자와 사망자가 늘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이 아웃브레이크는 기후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원래 습하고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이지만 최근 기후 변화로 올해 방글라데시에 비가 더 많이 왔습니다.

유충이 늘어나고 그만큼 많은 모기가 발생하여, 바이러스를 더 많이 퍼트린 것입니다.

사망률이 올라간 것에 대해서는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

첫째는 모기의 증가로 뎅기 바이러스에 전혀 노출이 안 되었던 사람이 처음 감염되는 경우가 증가한 것입니다.

특히 고령자가 처음 감염되면 위험합니다.

두 번째는 반복되어 모기에 물리는 경우입니다.

이때 다른 혈청형의 바이러스에 재감염이 되면 심각한 증상으로 진행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두 가지 경우 모두 모기 개체수가 늘어나면 일어나는 일입니다.

따라서 환자와 사망자가 증가하는 것은 모두 기상 변화로 유발한 모기 개체수 증가가 원인입니다.

[앵커]

뎅기열 치료는 어떻게 하는지, 또 뎅기열에 걸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설명해 주시죠.

[답변]

대부분의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치료제는 없고 백신은 작년에 유럽에서 처음 승인되었지만 아직 상용화는 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진단되면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가벼운 몸살 정도로 끝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출혈이 동반되면서 쇼크로 사망하는 경우도 드물게 발생하기 때문에 면밀한 경과 관찰이 필요합니다.

중증의 경우 다른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대증 치료를 하면서 면역이 바이러스에 대항할 시간을 확보하게 됩니다.

모기가 옮기는 바이러스의 경우는 안 물리는 것이 최선의 예방입니다.

모기 개체가 늘어나는 우기에는 해당 지역을 방문하지 않는 게 가장 안전하고, 불가피한 경우 긴 팔, 긴 바지, 기피제, 모기장 등 예방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특히 뎅기 모기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낮에 주의해야 합니다.

[앵커]

기후변화로 인해 지카바이러스 등 모기를 매개로 하는 다른 바이러스성 질병의 발병 위험도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기후변화는 지구 생태계에 다양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 중 건강과 직결된 것이 이런 뎅기 바이러스 같은 풍토병의 범위 확산입니다.

그림은 2080년 정도면 우리나라도 뎅기열이 퍼지는 환경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자료는 10여 년 전의 자료이니 온난화 속도가 더 빨라진 것으로 확인된 지금 상황에선 그 시기가 더 빨라지겠죠.

실제 최근 20년간 뎅기열의 풍토지역 확산은 모기가 매개하는 바이러스 감염 중 가장 두드러지는데, 이는 온난화와 직접 맞물린 현상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 뎅기열뿐 아니라 열대와 아열대의 풍토병은 모두 확산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생태계 환경 변화는 바이러스 숙주와 매개체의 분포를 변화시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점차 아열대 기후가 되어 간다는 것은, 이런 신종 감염병의 문제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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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돋보기] 방글라데시 뎅기열 사망자 급증…원인은?
    • 입력 2023-10-12 10:48:05
    • 수정2023-10-12 1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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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9월) 동남아 국가인 방글라데시에서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인 뎅기열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랐습니다.

뎅기열이 급증한 원인과 대처 방법 등을 알아봅니다.

주철현 울산의대 미생물학과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최근 방글라데시에서 뎅기열 사망자가 급증했다고 하는데, 뎅기열은 어떤 질병이고, 또 발병 현황은 어떤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답변]

세균과 달리 바이러스는 옮겨주는 매개체가 있어야 합니다.

코로나나 독감의 경우는 감염자의 비말이 매개체가 됩니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질병으로, 열대와 아열대 지방에 서식하는 열대숲모기가 매개체입니다.

감염된 동물이나 사람을 문 모기에 물리면 바로 감염되며, 며칠에서 몇 주의 잠복기를 거쳐 몸살 증상이 나타납니다.

모기에 의해 혈관에 바이러스가 직접 주입되기 때문에 호흡기나 소화기 증상은 선행되지 않습니다.

다행히 대부분의 경우 경증으로 끝나지만, 일부 출혈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사망률이 급격히 높아지게 됩니다.

일본 뇌염, 황열병, 지카 등이 모두 같은 친척 관계에 있는 바이러스들입니다.

그리고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 종류가 환경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이 감염병들을 풍토병이라고도 부릅니다.

[앵커]

뎅기열 사망자가 급증한 원인은 어떻게 분석되고 있습니까?

[답변]

1960년대에 처음 발견된 지역이 방글라데시였을 정도로 뎅기열은 이 지역의 풍토병입니다.

하지만 최근 몇 달 사이 갑자기 환자와 사망자가 늘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이 아웃브레이크는 기후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원래 습하고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이지만 최근 기후 변화로 올해 방글라데시에 비가 더 많이 왔습니다.

유충이 늘어나고 그만큼 많은 모기가 발생하여, 바이러스를 더 많이 퍼트린 것입니다.

사망률이 올라간 것에 대해서는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

첫째는 모기의 증가로 뎅기 바이러스에 전혀 노출이 안 되었던 사람이 처음 감염되는 경우가 증가한 것입니다.

특히 고령자가 처음 감염되면 위험합니다.

두 번째는 반복되어 모기에 물리는 경우입니다.

이때 다른 혈청형의 바이러스에 재감염이 되면 심각한 증상으로 진행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두 가지 경우 모두 모기 개체수가 늘어나면 일어나는 일입니다.

따라서 환자와 사망자가 증가하는 것은 모두 기상 변화로 유발한 모기 개체수 증가가 원인입니다.

[앵커]

뎅기열 치료는 어떻게 하는지, 또 뎅기열에 걸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설명해 주시죠.

[답변]

대부분의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치료제는 없고 백신은 작년에 유럽에서 처음 승인되었지만 아직 상용화는 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진단되면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가벼운 몸살 정도로 끝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출혈이 동반되면서 쇼크로 사망하는 경우도 드물게 발생하기 때문에 면밀한 경과 관찰이 필요합니다.

중증의 경우 다른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대증 치료를 하면서 면역이 바이러스에 대항할 시간을 확보하게 됩니다.

모기가 옮기는 바이러스의 경우는 안 물리는 것이 최선의 예방입니다.

모기 개체가 늘어나는 우기에는 해당 지역을 방문하지 않는 게 가장 안전하고, 불가피한 경우 긴 팔, 긴 바지, 기피제, 모기장 등 예방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특히 뎅기 모기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낮에 주의해야 합니다.

[앵커]

기후변화로 인해 지카바이러스 등 모기를 매개로 하는 다른 바이러스성 질병의 발병 위험도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기후변화는 지구 생태계에 다양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 중 건강과 직결된 것이 이런 뎅기 바이러스 같은 풍토병의 범위 확산입니다.

그림은 2080년 정도면 우리나라도 뎅기열이 퍼지는 환경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자료는 10여 년 전의 자료이니 온난화 속도가 더 빨라진 것으로 확인된 지금 상황에선 그 시기가 더 빨라지겠죠.

실제 최근 20년간 뎅기열의 풍토지역 확산은 모기가 매개하는 바이러스 감염 중 가장 두드러지는데, 이는 온난화와 직접 맞물린 현상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 뎅기열뿐 아니라 열대와 아열대의 풍토병은 모두 확산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생태계 환경 변화는 바이러스 숙주와 매개체의 분포를 변화시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점차 아열대 기후가 되어 간다는 것은, 이런 신종 감염병의 문제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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