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식당 통해 북한에 ‘충성 자금’…잡히자 “애정 관계”?

입력 2023.10.18 (12:21) 수정 2023.10.1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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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남아 북한식당에 드나들며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각종 지령을 받아 수행한 국내 IT 사업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사업가는 인터넷에 북한식당 홍보글을 올리고 현금과 마약류까지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진선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식당 부사장으로 위장한 북한 정찰총국 공작원과 7년 동안 관계를 이어오며 북한의 지령을 받아 수행해온 혐의로 50대 IT 사업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는 52살 A 씨를 국가보안법 위반과 마약류 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2016년부터 미얀마와 라오스 등에 있는 북한 식당에 방문하며 북한 정찰총국 소속 식당 부사장에게 생필품과 식자재, 미국 달러 등 모두 2천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습니다.

A 씨가 건넨 미화 4,800달러 가운데 일부는 실제로 북한에 송금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A 씨가 7년 동안 거의 매달 식당을 방문했고 2018년부터는 식당 부사장과 직접 연락망을 구축해 비밀리에 소통하며 경제공동체 수준의 전반적 지원을 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단순 생필품 지원에 그쳤지만 이후 A 씨는 인터넷에 직접 북한식당 홍보 게시글을 올리거나 전문의약품과 마약류까지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미얀마 정부가 북한에 의뢰한 미얀마 반정부 세력의 인터넷 사이트 차단 관련 임무 지령을 받은 뒤 구체적 논의를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A 씨가 북한 기념일인 노동당 창건일에 꽃다발을 들고 식당에 들어가는 장면을 포착했고, 국내에서도 탈북민단체에 접근을 시도한 것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물품을 지원한 사실 등을 인정하면서도 북한 정찰총국 소속 식당 부사장과 애정관계였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해외 북한식당은 북한의 외화벌이 창구일뿐 아니라 공작기관의 거점 장소임을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진선민입니다.

영상편집:김종선/화면제공:서울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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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남아 식당 통해 북한에 ‘충성 자금’…잡히자 “애정 관계”?
    • 입력 2023-10-18 12:21:16
    • 수정2023-10-18 17:31:01
    뉴스 12
[앵커]

동남아 북한식당에 드나들며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각종 지령을 받아 수행한 국내 IT 사업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사업가는 인터넷에 북한식당 홍보글을 올리고 현금과 마약류까지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진선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식당 부사장으로 위장한 북한 정찰총국 공작원과 7년 동안 관계를 이어오며 북한의 지령을 받아 수행해온 혐의로 50대 IT 사업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는 52살 A 씨를 국가보안법 위반과 마약류 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2016년부터 미얀마와 라오스 등에 있는 북한 식당에 방문하며 북한 정찰총국 소속 식당 부사장에게 생필품과 식자재, 미국 달러 등 모두 2천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습니다.

A 씨가 건넨 미화 4,800달러 가운데 일부는 실제로 북한에 송금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A 씨가 7년 동안 거의 매달 식당을 방문했고 2018년부터는 식당 부사장과 직접 연락망을 구축해 비밀리에 소통하며 경제공동체 수준의 전반적 지원을 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단순 생필품 지원에 그쳤지만 이후 A 씨는 인터넷에 직접 북한식당 홍보 게시글을 올리거나 전문의약품과 마약류까지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미얀마 정부가 북한에 의뢰한 미얀마 반정부 세력의 인터넷 사이트 차단 관련 임무 지령을 받은 뒤 구체적 논의를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A 씨가 북한 기념일인 노동당 창건일에 꽃다발을 들고 식당에 들어가는 장면을 포착했고, 국내에서도 탈북민단체에 접근을 시도한 것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물품을 지원한 사실 등을 인정하면서도 북한 정찰총국 소속 식당 부사장과 애정관계였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해외 북한식당은 북한의 외화벌이 창구일뿐 아니라 공작기관의 거점 장소임을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진선민입니다.

영상편집:김종선/화면제공:서울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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