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도 6개월 전에”…“학부모 과도한 항의·폭언 확인”

입력 2023.12.15 (21:39) 수정 2023.12.1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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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초 서울의 한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가 숨진 것과 관련해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가 오늘(15일) 나왔습니다.

조사 결과, 학부모들의 과도한 민원과 폭언, 과중한 업무 부담 등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민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7월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장, 한 남성이 기간제 교사인 자신의 딸도 같은 일을 겪었다고 소리칩니다.

["우리 딸도 6개월 전에 (숨졌습니다)… 제 딸도 같이 넣어서 조사해주세요."]

감사에 나선 서울시교육청은 학부모의 협박과 폭언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서울 상명대부속초등학교에 근무했던 오 모 교사가 지난해 6월, 학생들 간 다툼을 중재하다 학부모들의 항의를 받았다는 겁니다.

특히 일부 학부모는 과도한 폭언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함보현/유족 측 법률대리인 : "(일부 학부모는) '경찰에 고발하러 가고 있다'고 고성을 지르는 등 고인에게 협박성 폭언을 하였고, 고인은 이런 폭언으로 인하여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정황을 확인하였습니다."]

과중한 업무도 부담이었습니다.

학교 방침에 따라 공개된 휴대전화로는 매일 열건 넘는 민원이 쏟아졌고 초과근무도 해야 했습니다.

심경을 일기로 적어가며 우울증을 이겨내려 했지만, 오 교사는 결국 올해 1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학교 측은 정교사 한 명이 학부모에게 전화한 것 외에 특별한 도움을 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오재근/오 모 교사 부친 : "(주변 사람들이) 우리 딸 어찌 됐다 하면 나는 막 눈물이 나거든요. 근데 그걸 나보고 밝히라고 하니까. 너무 슬퍼서 법적으로도 왜 피해자가 이걸 밝혀야 하나."]

유족들은 산재 신청과 함께 가해 학부모에 대한 형사 고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혁입니다.

촬영기자:연봉석 민창호/영상편집:이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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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딸도 6개월 전에”…“학부모 과도한 항의·폭언 확인”
    • 입력 2023-12-15 21:39:11
    • 수정2023-12-16 07: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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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초 서울의 한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가 숨진 것과 관련해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가 오늘(15일) 나왔습니다.

조사 결과, 학부모들의 과도한 민원과 폭언, 과중한 업무 부담 등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민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7월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장, 한 남성이 기간제 교사인 자신의 딸도 같은 일을 겪었다고 소리칩니다.

["우리 딸도 6개월 전에 (숨졌습니다)… 제 딸도 같이 넣어서 조사해주세요."]

감사에 나선 서울시교육청은 학부모의 협박과 폭언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서울 상명대부속초등학교에 근무했던 오 모 교사가 지난해 6월, 학생들 간 다툼을 중재하다 학부모들의 항의를 받았다는 겁니다.

특히 일부 학부모는 과도한 폭언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함보현/유족 측 법률대리인 : "(일부 학부모는) '경찰에 고발하러 가고 있다'고 고성을 지르는 등 고인에게 협박성 폭언을 하였고, 고인은 이런 폭언으로 인하여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정황을 확인하였습니다."]

과중한 업무도 부담이었습니다.

학교 방침에 따라 공개된 휴대전화로는 매일 열건 넘는 민원이 쏟아졌고 초과근무도 해야 했습니다.

심경을 일기로 적어가며 우울증을 이겨내려 했지만, 오 교사는 결국 올해 1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학교 측은 정교사 한 명이 학부모에게 전화한 것 외에 특별한 도움을 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오재근/오 모 교사 부친 : "(주변 사람들이) 우리 딸 어찌 됐다 하면 나는 막 눈물이 나거든요. 근데 그걸 나보고 밝히라고 하니까. 너무 슬퍼서 법적으로도 왜 피해자가 이걸 밝혀야 하나."]

유족들은 산재 신청과 함께 가해 학부모에 대한 형사 고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혁입니다.

촬영기자:연봉석 민창호/영상편집:이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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