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지지율 16%’ 위기의 기시다

입력 2023.12.20 (12:47) 수정 2023.12.2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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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집권 자민당의 비자금 의혹이 일본 정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은 10%대로 곤두박질쳤는데요.

각료 교체 등 수습에 나섰지만 파문은 계속 확산되는 모양샙니다.

자세한 내용, 박현진 해설위원과 살펴보겠습니다.

기시다 총리 지지율, 속절 없이 하락하고 있죠?

[기자]

네, 지난 17일 마이니치신문의 여론 조사에서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 16%로 나왔습니다.

기시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9%에 달했습니다.

이 신문이 내각 지지율 조사를 시작한 194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칩니다.

지난 6월 일본판 주민등록증 '마이넘버카드' 행정 오류 이후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고요.

여기에 갑작스런 감세 정책과 차관급 인사들의 도미노 사퇴 등으로 계속해서 하락했습니다.

일본에선 20% 지지율이면 보통 총리 퇴진 위기 수준으로 보는데 이번에 자민당 비자금 의혹이 터지면서 아예 10%대로 주저앉았습니다.

[앵커]

기시다 내각에 충격파를 던진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 무슨 내용입니까?

[기자]

네, 불법적으로 정치 자금을 조성해 썼다는 의혹입니다.

자민당은 당내 계파, 파벌을 중심으로 파티라고 불리는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열어왔는데요.

이때 각 의원실에서 행사 초대권을 할당 받아 판매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일부 금액을 기록에 남기지 않고 각 의원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뒷돈을 만들어 썼다는 건데요.

이런 불법 비자금이 2018년부터 5년 동안 5억 엔, 우리 돈 약 4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많게는 그 두 배에 이를 거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고요.

현지 언론은 자민당의 '아베파' 소속 의원 대부분이 이 비자금과 연계된 걸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베파라면 지난해 숨진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파벌을 얘기하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재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데요.

사실 일본 정치는 사회당, 민주당 같은 야당이 잠깐씩 집권하긴 했지만 거의 자민당의 역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 자민당의 역사는 곧 파벌 정치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어떤 정치적 리더를 중심으로 모이고 나뉘고 하는 건데요.

현재 자민당에는 아베파, 아소파, 모테기파 등 7개의 파벌이 있습니다.

이 중 가장 규모가 큰 게 아베파인데, 거기에 속한 대다수 의원들이 이번에 비자금 스캔들에 휩싸인 겁니다.

[앵커]

기시다 총리는 어떻습니까?

이번 의혹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나요?

[기자]

네, 기시다 총리는 아베파는 아니고요.

당내 4번째 규모로 기시다파가 따로 있는데요.

기시다파 역시 정치 자금 모금 행사에서 초대권 판매 수익 일부를 누락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탭니다.

[앵커]

기시다 총리, 어려운 상황이겠군요.

수습책으로 당장 문제가 된 각료들부터 교체했죠?

[기자]

네, 기시다 총리는 서둘러 비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아베파 각료 4명을 경질했습니다.

내각의 2인자라 할 수 있는 관방장관을 비롯해서 경제산업상, 총무상, 농림수산상 등을 모두 내렸는데요.

이 자리는 모두 '비 아베파'로 채웠습니다.

또 우리나라 차관에 해당하는 부대신 자리에서도 아베파 5명을 경질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권의 핵심인 관방장관의 경우, 당내 특정 파벌에 속하지 않은 하마다 전 방위상에게 부탁했는데, 그가 고사했다고 합니다.

흔들리는 기시다 내각에 합류하고 싶지 않았던 거겠죠.

그래서 결국 기시다파의 좌장인 측근, 하야시 전 외무상을 앉혔고요.

인물난 속에 다른 빈 자리에도 이전 개각에서 교체됐던 사람들을 다시 불러들였는데요.

때문에 땜질 인사라는 비판과 함께 기시다 총리의 구심력이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상황이 그렇다보니, 벌써 차기 총리 후보 이름들이 거론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자민당 내 잠룡들이 최근 공개 행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사람이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인데요.

당내 특정 파벌에 속하지 않은 그는 연일 비자금 의혹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장관, 고노 다로 디지털담당 장관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들은 자민당 안에서 특정 파벌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지는 못해서요.

총리로 선출되는 자민당 대표가 되기는 쉽지는 않다는 게 중론입니다.

[앵커]

네, 여러 모로 복잡한 일본 정치 상황,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자]

네, 비자금 의혹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중요할 텐데요.

도쿄지검 특수부는 비자금 액수가 큰 의원들을 상대로 직접 조사를 시작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일단 내각 총사퇴는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 : "정치 자금 문제로 국민으로부터 엄중한 시선과 의혹을 받는 사태를 초래한 것은 매우 유감입니다. 자민당의 체질을 완전히 바꾸기 위해 선두에 서서 싸워나가겠습니다."]

그러나, 수사를 통해 아베파 뿐만 아니라 기시다파의 비리도 확인이 되면 비자금 파문은 더 확산될 수밖에 없고요.

그러면 지지율은 더 떨어질 테고, 기시다 내각의 조기 퇴진 압박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또 현실적으로 보면 자민당의 주요 파벌들이 비자금 의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 이후 특별한 대안이 없어서요.

내년 3월 예산안 처리 시점까지, 길게는 9월 당대표 선거까지 어떻게든 현재 상태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당장 바뀌든 안바뀌든 기시다 내각의 불안한 국정 운영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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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in뉴스] ‘지지율 16%’ 위기의 기시다
    • 입력 2023-12-20 12:47:30
    • 수정2023-12-20 13: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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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집권 자민당의 비자금 의혹이 일본 정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은 10%대로 곤두박질쳤는데요.

각료 교체 등 수습에 나섰지만 파문은 계속 확산되는 모양샙니다.

자세한 내용, 박현진 해설위원과 살펴보겠습니다.

기시다 총리 지지율, 속절 없이 하락하고 있죠?

[기자]

네, 지난 17일 마이니치신문의 여론 조사에서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 16%로 나왔습니다.

기시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9%에 달했습니다.

이 신문이 내각 지지율 조사를 시작한 194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칩니다.

지난 6월 일본판 주민등록증 '마이넘버카드' 행정 오류 이후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고요.

여기에 갑작스런 감세 정책과 차관급 인사들의 도미노 사퇴 등으로 계속해서 하락했습니다.

일본에선 20% 지지율이면 보통 총리 퇴진 위기 수준으로 보는데 이번에 자민당 비자금 의혹이 터지면서 아예 10%대로 주저앉았습니다.

[앵커]

기시다 내각에 충격파를 던진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 무슨 내용입니까?

[기자]

네, 불법적으로 정치 자금을 조성해 썼다는 의혹입니다.

자민당은 당내 계파, 파벌을 중심으로 파티라고 불리는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열어왔는데요.

이때 각 의원실에서 행사 초대권을 할당 받아 판매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일부 금액을 기록에 남기지 않고 각 의원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뒷돈을 만들어 썼다는 건데요.

이런 불법 비자금이 2018년부터 5년 동안 5억 엔, 우리 돈 약 4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많게는 그 두 배에 이를 거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고요.

현지 언론은 자민당의 '아베파' 소속 의원 대부분이 이 비자금과 연계된 걸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베파라면 지난해 숨진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파벌을 얘기하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재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데요.

사실 일본 정치는 사회당, 민주당 같은 야당이 잠깐씩 집권하긴 했지만 거의 자민당의 역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 자민당의 역사는 곧 파벌 정치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어떤 정치적 리더를 중심으로 모이고 나뉘고 하는 건데요.

현재 자민당에는 아베파, 아소파, 모테기파 등 7개의 파벌이 있습니다.

이 중 가장 규모가 큰 게 아베파인데, 거기에 속한 대다수 의원들이 이번에 비자금 스캔들에 휩싸인 겁니다.

[앵커]

기시다 총리는 어떻습니까?

이번 의혹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나요?

[기자]

네, 기시다 총리는 아베파는 아니고요.

당내 4번째 규모로 기시다파가 따로 있는데요.

기시다파 역시 정치 자금 모금 행사에서 초대권 판매 수익 일부를 누락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탭니다.

[앵커]

기시다 총리, 어려운 상황이겠군요.

수습책으로 당장 문제가 된 각료들부터 교체했죠?

[기자]

네, 기시다 총리는 서둘러 비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아베파 각료 4명을 경질했습니다.

내각의 2인자라 할 수 있는 관방장관을 비롯해서 경제산업상, 총무상, 농림수산상 등을 모두 내렸는데요.

이 자리는 모두 '비 아베파'로 채웠습니다.

또 우리나라 차관에 해당하는 부대신 자리에서도 아베파 5명을 경질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권의 핵심인 관방장관의 경우, 당내 특정 파벌에 속하지 않은 하마다 전 방위상에게 부탁했는데, 그가 고사했다고 합니다.

흔들리는 기시다 내각에 합류하고 싶지 않았던 거겠죠.

그래서 결국 기시다파의 좌장인 측근, 하야시 전 외무상을 앉혔고요.

인물난 속에 다른 빈 자리에도 이전 개각에서 교체됐던 사람들을 다시 불러들였는데요.

때문에 땜질 인사라는 비판과 함께 기시다 총리의 구심력이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상황이 그렇다보니, 벌써 차기 총리 후보 이름들이 거론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자민당 내 잠룡들이 최근 공개 행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사람이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인데요.

당내 특정 파벌에 속하지 않은 그는 연일 비자금 의혹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장관, 고노 다로 디지털담당 장관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들은 자민당 안에서 특정 파벌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지는 못해서요.

총리로 선출되는 자민당 대표가 되기는 쉽지는 않다는 게 중론입니다.

[앵커]

네, 여러 모로 복잡한 일본 정치 상황,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자]

네, 비자금 의혹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중요할 텐데요.

도쿄지검 특수부는 비자금 액수가 큰 의원들을 상대로 직접 조사를 시작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일단 내각 총사퇴는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 : "정치 자금 문제로 국민으로부터 엄중한 시선과 의혹을 받는 사태를 초래한 것은 매우 유감입니다. 자민당의 체질을 완전히 바꾸기 위해 선두에 서서 싸워나가겠습니다."]

그러나, 수사를 통해 아베파 뿐만 아니라 기시다파의 비리도 확인이 되면 비자금 파문은 더 확산될 수밖에 없고요.

그러면 지지율은 더 떨어질 테고, 기시다 내각의 조기 퇴진 압박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또 현실적으로 보면 자민당의 주요 파벌들이 비자금 의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 이후 특별한 대안이 없어서요.

내년 3월 예산안 처리 시점까지, 길게는 9월 당대표 선거까지 어떻게든 현재 상태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당장 바뀌든 안바뀌든 기시다 내각의 불안한 국정 운영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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