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 건설 갈등 ‘반복’…“묻지마 추진 그만”

입력 2024.01.18 (19:34) 수정 2024.01.18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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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대교 건설을 두고 갈등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대교 건설의 우선 조건인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아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데,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김옥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반도 최대 철새 서식지 '낙동강 하류' 일대.

자연 보존 가치가 높은데다 철새를 보호하기 위해 1966년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됐습니다.

60년이 지난 지금, 낙동강 하류 주변에 산업단지와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며 신도시가 조성됐습니다.

때문에 교통 기반시설 확충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2009년 을숙도대교 완공 이후 부산시는 교통 수요에 맞춰 대저대교와 장낙대교, 또 엄궁대교까지 건설하기로 했습니다.

대교를 건설하려면 '환경영향평가'가 우선돼야 합니다.

특히 길이 4km 이상 대규모 다리는 대부분 전략환경영향평가와 일반환경영향평가, 이렇게 두 차례 평가를 거칩니다.

8.2km 규모의 대저대교는 2020년과 2022년 두 차례나 거짓, 부실 환경영향평가로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건설이 반려됐고, 사상구와 에코델타시티를 연결하는 장낙대교와 엄궁대교 역시 2021년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2년간 사업이 표류됐습니다.

[박영민/부산 강서구 명지동 : "명지에서 녹산으로 들어가는 출·퇴근길이 정말 많이 막히거든요. 제가 다니는 회사가 한 6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가는 데만 1시간 정도 걸립니다."]

대교 건설 재추진을 위해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준비하는 부산시.

[민순기/부산시 도로계획과장 : "환경영향평가법에서 정하는 지침에 따라서 동·식물상이라든가 겨울철새 조사, 여름철새 조사 또는 양서류 조사 이런 것들은 지침에 맞게끔…."]

하지만 여전히 기존 내용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김해창/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 "환경청까지도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반려하고 보완을 요청하는데도 계속 고집으로만 가지고 "절실하다", "시급하다"는 이야기만 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봅니다."]

환경을 고려하기보다, 개발 우선의 '토목 행정'이 갈등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무분별한 개발 추진이 계속 반려되며 시간만 허비하는 사이, 교통난을 호소하는 시민과 부산시의 갈등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정운호/영상편집:전은별/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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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교 건설 갈등 ‘반복’…“묻지마 추진 그만”
    • 입력 2024-01-18 19:34:51
    • 수정2024-01-18 20:09:09
    뉴스7(창원)
[앵커]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대교 건설을 두고 갈등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대교 건설의 우선 조건인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아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데,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김옥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반도 최대 철새 서식지 '낙동강 하류' 일대.

자연 보존 가치가 높은데다 철새를 보호하기 위해 1966년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됐습니다.

60년이 지난 지금, 낙동강 하류 주변에 산업단지와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며 신도시가 조성됐습니다.

때문에 교통 기반시설 확충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2009년 을숙도대교 완공 이후 부산시는 교통 수요에 맞춰 대저대교와 장낙대교, 또 엄궁대교까지 건설하기로 했습니다.

대교를 건설하려면 '환경영향평가'가 우선돼야 합니다.

특히 길이 4km 이상 대규모 다리는 대부분 전략환경영향평가와 일반환경영향평가, 이렇게 두 차례 평가를 거칩니다.

8.2km 규모의 대저대교는 2020년과 2022년 두 차례나 거짓, 부실 환경영향평가로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건설이 반려됐고, 사상구와 에코델타시티를 연결하는 장낙대교와 엄궁대교 역시 2021년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2년간 사업이 표류됐습니다.

[박영민/부산 강서구 명지동 : "명지에서 녹산으로 들어가는 출·퇴근길이 정말 많이 막히거든요. 제가 다니는 회사가 한 6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가는 데만 1시간 정도 걸립니다."]

대교 건설 재추진을 위해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준비하는 부산시.

[민순기/부산시 도로계획과장 : "환경영향평가법에서 정하는 지침에 따라서 동·식물상이라든가 겨울철새 조사, 여름철새 조사 또는 양서류 조사 이런 것들은 지침에 맞게끔…."]

하지만 여전히 기존 내용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김해창/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 "환경청까지도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반려하고 보완을 요청하는데도 계속 고집으로만 가지고 "절실하다", "시급하다"는 이야기만 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봅니다."]

환경을 고려하기보다, 개발 우선의 '토목 행정'이 갈등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무분별한 개발 추진이 계속 반려되며 시간만 허비하는 사이, 교통난을 호소하는 시민과 부산시의 갈등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정운호/영상편집:전은별/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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