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는 나쁜 범죄”…180억 징역 15년 선고

[앵커]

2백 명이 넘는 세입자들의 전세금 180억 원을 돌려주지 않아 재 판에 넘겨진 전세사기범에게 법원이 징역 15년을 선고했습니다.

검찰이 구형한 13년보다 많은 형량인데요.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재산뿐 아니라 인생까지 앗아가는 나쁜 범죄"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김옥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20년부터 3년간,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부산 지역 9개 건물에서 임대사업을 한 최 모 씨.

최씨는 세입자 229명에게 180억 원에 달하는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특히 최씨는 재판이 시작되자, 세입자들에게 "탄원서를 써주면 전세금을 우선 변제 해주겠다"며 회유까지 했습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공소사실 모두를 인정하고, 탄원서 회유 등의 행동이 반성을 했는지 의문이 든다"며 최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저지른 범죄의 중대성, 사회적 해악의 심각성, 그리고 피해자들의 고통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검찰이 구형한 징역 13년보다 많은 형량입니다.

[이동균/변호사 : "피해 변제가 전혀 되지 않았다는 점, 피해자가 다수라는 점, 전세 사기에 대하여 경종을 울려야 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구형보다 많은 15년형이 선고됐습니다."]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금을 잃고 생계에 어려움에 처한 피해자들은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어머님은 암을 진단받으셨는데, 암 진단료를 저한테 (전세금으로)주신 거란 말이죠…."]

[전세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4차 (공판) 때 13년(구형)난 것에 비하면 이번에 이제 15년으로 올라가서, 다행이라면 다행…."]

1심 선고를 한 박주영 판사는, 피해자들이 제출한 탄원서를 직접 읽고 "절대 자신을 원망하거나 자책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