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떨어진 미사일에 한글이…“러, 북한 미사일 사용 증거”

[앵커]

러시아가 쏘아올려 우크라이나를 타격한 탄도미사일에서 한글 표기가 발견됐습니다.

러시아가 북한과의 무기 거래를 금지한 국제사회 제재를 위반하고, 북한제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전에 사용하고 있다는 추정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보입니다.

김경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달 초 백여 명의 사상자를 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 이날 하르키우에 떨어진 탄도미사일의 잔해입니다.

영국 무기감시단체 분쟁군비연구소(CAR)가 발견했습니다.

부품에 한글 '지읒'으로 보이는 문자가 손 글씨로 적혀 있습니다.

모터와 배터리에서는 112라는 숫자가 발견됐습니다.

연구소는 2023년의 북한식 표기인 '주체 112년'이거나, 룡성기계연합기업소 산하 군수공장인 '2월 11일 공장'을 뜻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연구소는 또 모터와 날개, 볼트 결합 양상 등을 볼 때, 해당 미사일이 북한제 KN-23 또는 KN-24일 거라고 추정했습니다.

연구소는 "우크라이나에서 북한 미사일이 사용됐음을 명백하게 보여준다"며, "비확산 체제를 저해하더라도 우크라전을 유지하려는 러시아의 의도를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중구/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러시아와 북한은 무기 거래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이번 발견을 포함해, 러시아가 북한제 무기를 수입하고 있는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수요에, 북한은 무기 생산을 대폭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1월 10일 : "그 수요에 맞게 부단한 생산 능력 확장, 혁신적인 대군 현대화 목표 실행을 적극 다그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러시아뿐 아니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용한 무기에서도 한글 표기가 확인되면서, 북한의 광범위한 무기 거래 의혹이 점점 짙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김지혜/자료제공:영국 분쟁군비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