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현장] 태국에는 ‘해녀’ 아닌 ‘해남’이…사라지는 해남

입력 2024.02.21 (20:40) 수정 2024.02.2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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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제주 등지에 해녀가 있다면, 태국에는 해남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태국 해남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데요,

그 이유 알아보기 위해 방콕으로 갑니다.

정윤섭 특파원, 우리나라에는 해녀, 태국에는 해남, 작업하는 방식도 비슷한가요?

[기자]

네, '물질'이라고 하죠,

잠수복에, 몇가지 도구만 들고 바다 속으로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물질'의 방법이 거의 같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앵커]

정 특파원이 직접 이 해남을 만났죠?

[기자]

네, 태국 남부에 있는 꼬시창, 시창섬이라는 곳을 찾아갔는데요,

해남 일을 하고 있는 기스다 생통 씨를 만났습니다.

마침 일을 나가던 참이어서 따라가 봤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또 작은 보트를 타고 인근 작은 섬 쪽으로 이동한 뒤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물속에서 촬영한 모습 보겠습니다.

보시면 말씀드린 것처럼 제주 해녀의 물질과 거의 흡사하죠,

그런데 물이 그리 맑지 않습니다.

바닥은 허옇게 변해버렸죠,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해조류는 아예 보이질 않고, 드문드문 조개류가 보일 뿐입니다.

1시간 넘게 물질을 이어갔지만 채취한 해산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앵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맑고 깨끗한 그런 태국의 바다가 아니네요.

저 정도면 생계를 꾸려나가기 쉽지 않겠어요.

[기자]

네, 그래서 기스다 씨는 지금은 육지의 한 박물관에서 경비원 일도 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투잡을 뛰는 거죠.

기스다 씨의 말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기스다 생통/태국 시창섬 해남 : "조개 캐는 일에서 벗어나 돈을 벌기 위해선 다른 일을 찾아야 했어요."]

[앵커]

그렇다면 이 해남 일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줄었겠어요?

[기자]

네,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지만, 이 시창섬의 경우 한때 30명 가까이 있었는데, 이젠 10명도 안 남았다고 합니다.

[앵커]

그래서, 정 특파원이 이런 어족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도 만났죠?

[기자]

네, 이 시창섬에는 작은 규모의 해양생물센터가 있는데요,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는 해양 생물의 알을 부화시켜서, 바다로 돌려보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특히 산호를 되살리는 일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변 공장과 대형 선박 등에서 흘러나오는 폐수가 워낙 많다 보니, 이런 노력들이 쉽게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양생물센터장 닌라낫 씨의 말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닌라낫 차이타나위숫/시창섬 해양생물센터장 : "요즘 가장 큰 문제는 폐수 때문에 바다가 오염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끔 바다의 색깔이 갈색이나 녹색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앵커]

결국 인간의 행위가 바다의 생태계를 망가뜨리고 있는 거군요,

여기에, 최근 기후변화도 원인이겠죠?

[기자]

네, 아무래도 그게 가장 큰 이유가 되겠죠,

전문가의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수차나 차와닛/박사/쭐라롱껀대학교 해양과학·수산자원 연구소 교수 : "인류의 행위, 그리고 기후변화가 원인입니다. 태국 주변의 산호가 예전보다 30% 이상 감소했습니다."]

시창섬 주변 바다의 경우 수온이 33도를 웃도는 날도 많아졌을 정돕니다.

저희가 만났던 사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맑고 아름다웠던 태국의 앞바다가 생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김인수/촬영:KEMIN/자료조사·통역:NICH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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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현장] 태국에는 ‘해녀’ 아닌 ‘해남’이…사라지는 해남
    • 입력 2024-02-21 20:40:16
    • 수정2024-02-21 20: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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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제주 등지에 해녀가 있다면, 태국에는 해남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태국 해남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데요,

그 이유 알아보기 위해 방콕으로 갑니다.

정윤섭 특파원, 우리나라에는 해녀, 태국에는 해남, 작업하는 방식도 비슷한가요?

[기자]

네, '물질'이라고 하죠,

잠수복에, 몇가지 도구만 들고 바다 속으로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물질'의 방법이 거의 같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앵커]

정 특파원이 직접 이 해남을 만났죠?

[기자]

네, 태국 남부에 있는 꼬시창, 시창섬이라는 곳을 찾아갔는데요,

해남 일을 하고 있는 기스다 생통 씨를 만났습니다.

마침 일을 나가던 참이어서 따라가 봤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또 작은 보트를 타고 인근 작은 섬 쪽으로 이동한 뒤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물속에서 촬영한 모습 보겠습니다.

보시면 말씀드린 것처럼 제주 해녀의 물질과 거의 흡사하죠,

그런데 물이 그리 맑지 않습니다.

바닥은 허옇게 변해버렸죠,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해조류는 아예 보이질 않고, 드문드문 조개류가 보일 뿐입니다.

1시간 넘게 물질을 이어갔지만 채취한 해산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앵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맑고 깨끗한 그런 태국의 바다가 아니네요.

저 정도면 생계를 꾸려나가기 쉽지 않겠어요.

[기자]

네, 그래서 기스다 씨는 지금은 육지의 한 박물관에서 경비원 일도 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투잡을 뛰는 거죠.

기스다 씨의 말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기스다 생통/태국 시창섬 해남 : "조개 캐는 일에서 벗어나 돈을 벌기 위해선 다른 일을 찾아야 했어요."]

[앵커]

그렇다면 이 해남 일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줄었겠어요?

[기자]

네,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지만, 이 시창섬의 경우 한때 30명 가까이 있었는데, 이젠 10명도 안 남았다고 합니다.

[앵커]

그래서, 정 특파원이 이런 어족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도 만났죠?

[기자]

네, 이 시창섬에는 작은 규모의 해양생물센터가 있는데요,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는 해양 생물의 알을 부화시켜서, 바다로 돌려보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특히 산호를 되살리는 일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변 공장과 대형 선박 등에서 흘러나오는 폐수가 워낙 많다 보니, 이런 노력들이 쉽게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양생물센터장 닌라낫 씨의 말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닌라낫 차이타나위숫/시창섬 해양생물센터장 : "요즘 가장 큰 문제는 폐수 때문에 바다가 오염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끔 바다의 색깔이 갈색이나 녹색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앵커]

결국 인간의 행위가 바다의 생태계를 망가뜨리고 있는 거군요,

여기에, 최근 기후변화도 원인이겠죠?

[기자]

네, 아무래도 그게 가장 큰 이유가 되겠죠,

전문가의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수차나 차와닛/박사/쭐라롱껀대학교 해양과학·수산자원 연구소 교수 : "인류의 행위, 그리고 기후변화가 원인입니다. 태국 주변의 산호가 예전보다 30% 이상 감소했습니다."]

시창섬 주변 바다의 경우 수온이 33도를 웃도는 날도 많아졌을 정돕니다.

저희가 만났던 사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맑고 아름다웠던 태국의 앞바다가 생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김인수/촬영:KEMIN/자료조사·통역:NICH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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